Categories: 과학

녹색정책은 실패했습니다

7년전, 영국 보수당의 당수 데이비드 캐머런은 개 썰매를 타고 노르웨이의 빙하를 방문했습니다. 그는 사람들에게 보수당에 투표하고, 청정에너지를 개발하자는 “Vote Blue, Go Green” 구호와 함께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기후변화 지지자들은 그의 승리를 유럽이 재생에너지에 모든 자원을 투자하겠다는 전환점으로 해석했습니다.  1년 뒤 호주의 총리가 된 케빈 러드는 기후변화를 “인류가 당면한 가장 큰 위기”로 정의했습니다. 그리고, 2008년 바락 오바마가 나타났습니다. 그는 사악한 부시를 대신해 지구온난화를 멈추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한동안 오바마는 그의 약속을 지킬 것처럼 보였습니다. 당시의 그에게는 불가능한 것이 없었습니다. 1년뒤 그는 노벨상을 받았고, 전 세계를 통털어 가장 높은 인기와 권력을 누렸으며, 지구상의 모든 지도자들은 그의 옆에서 사진 한 장 찍기만을 바랬습니다.

2009년 코펜하겐 기후변화회의는 오바마가 자신의 힘으로 지구를 구할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그와 민주당은 워싱턴을 장악하고 있었고 그에게는 두려운 것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코펜하겐 회의는 최근의 여느 기후회의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결과를 내놓지 못했습니다. 그는 온실가스를 줄이자는 협약에 인도, 중국, 브라질을 설득하지 못했고, 자신이 속한 민주당조차도 설득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기후변화주의자들은 자신들의 목적을 더욱 도덕적으로 무장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목표를 위해 어떤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댓가도 치룰것처럼 보였습니다. 나와 같은 회의주의자들은 항상 무시되었고, 녹색정책을 지지하던 정치인들 역시 계속해서 자신들의 주장을 고수했습니다.

지난 주, 재생에너지를 가장 지지하던 한 정치인은 자신의 실패를 인정했습니다. 호주의 총리 케빈 러드는 탄소세를 폐지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런 정책을 지지하던 다른 정치인들도 비슷한 실패를 겪고 있습니다. 셰일가스를 제외한 어떤 재생에너지도 현실적인 미래 에너지로 대접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독일과 스페인처럼, 가장 앞장서서 재생에너지에 투자했던 나라들도 이에 대한 예산을 삭감하고 있습니다. 블레이비의 로손 경은 재생에너지 분야의 평균주식은 지난 5년간 1/5로 떨어졌다고 주장합니다.

“한 회사가 파산하면, 곧 그 다음 회사가 파산하고 있습니다.”

재생에너지에는 커다란 투자가 이루어졌지만, 아직 이를 정당화할만한 결과는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교토협약 이후 온실가스 배출은 계속해서 증가했고, 1990년 이후 그 증가량은 50%에 이릅니다. 중국의 온실가스배출 증가량은 유럽의 핵심국가들이 감소시킨 량의 25배에 달합니다. 유럽이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었던 이유는, 자신들이 사용할 물품들을 직접 만들지 않고 수입했기 때문입니다. 만약 수입품에 소모된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을 모두 계산한다면, 유럽 역시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을 것이 분명합니다.

뵨 롬버그는 유럽의 노력이 얼마나 헛된 것인지 이야기합니다. 그의 계산에 따르면, 독일은 기후변화를 막기위해 100조원에 달하는 재생에너지 투자와 값비싼 전기요금을 물고 있지만, 이로 인해 지구온난화는 37시간 늦춰질 뿐입니다.

녹색주의자들이 만약 기후변화정책의 실패를 세계적 경제위기 탓이라고 말한다면 이는 스스로를 속이는 짓일 것입니다. 그들은 항상 시장의 힘을 무시해 왔습니다. 지구상의 어떤 개발국가의 지도자라도 그가 조금이라도 정신이 제대로 박혀 있다면, 값비싼 에너지원을 사용하기 위해 국가의 경제발전을 미루지 않을 것입니다. 어떤 정책이 인도의 병원에서 약을 보관하기 위한 냉장고를 금지하거나, 중국의 학생이 밤늦게 책을 읽지 못하도록 만든다면, 그 정책은 결코 성공할 수 없습니다.

나는 기후변화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나는 기후변화가 사실이며 이것이 인간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는 과학자들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만한 자격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기후변화정책에 대한 나의 반대는 이 정책이 과연 현실적인가 하는 것입니다. 이 정책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데 실패했습니다. 앞으로도 재생에너지의 가격이 기존 에너지의 가격과 비슷해지지 않는다면, 이 정책은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때 까지는, 부유한 환경주의자들의 요구를 경제성장과 사회정의를 바라는 가난한 수십억 명의 요구보다 우선시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지난 20년간의 녹색정책은 지구온난화를 멈추는데 실패했을 뿐 아니라 영국의 연금수령자와 다른 개발국가들에게 강제로 값비싼 전기요금을 내도록 만들었습니다. 기존 에너지 산업이 가난한 나라로 옮겨가면서 본국의 노동자들은 직장을 잃었습니다. 아름다운 경관은 새들을 썰어버리는 바람개비로 뒤덮였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잃어버린 기회비용이 있습니다. 지난 25년간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투자된 비용을 가지고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요? 흥미로운 책인 “75조원으로 지구를 살만하게 만드는 방법”에는 지구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정치인들이 택할 수 있는 현실적인 정책들, 예를 들어 에이즈의 예방, 가난한 아이들을 위한 영양공급, 말라리아 방제, 깨끗한 물의 공급, 자유로운 교역 등의 방법들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많은 영국의 정치인들은 이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주 통과된 영국의 법령에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멈추지 않을 것임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 법령들이 영국의 산업과 소비자들에 의해 배척당하기 전까지는 우리는 아무런 현실적 효과가 없는 일에 커다란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것입니다.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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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itahol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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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양광 발전 설비 기업들의 문제는 중국 회사들이 국가 보조금을 받아 수요/공급을 따르지 않고 제품을 덤핑판매를 했기 때문입니다. 독일은 오후 2~4시의 피크 타임 때 50% 이상을 태양광 발전으로 충당하고 있으며, EU가 사하라 사막에 400억 유로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 건설 계획을 세우는 등, 큰 규모에 있어서 녹색 정책은 변함없이 지속 중입니다.

    기사가 원인/전개/결과를 설명하지 못하는 부적절한 기사라고 생각합니다.

    • 현재 친환경 에너지 사업의 가장 큰 걸림돌은 일본의 환경정책 실패입니다. 일본이 1970년대부터 이산화탄소 감축 계획을 내세우고 있었고, 2011년까지 성공적으로 감축을 실행하고 있었지만,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 이후로 친환경 정책은 거의 폐기 상태입니다...

      • 네, Mingi Kyung 님, 좋은 의견 감사드립니다.

        오늘 올라온 이 기사에 대한 반론을 참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듀게에서 원문 보고 드리는 말씀인데요, '우롱' 어쩌고 하는 부분은, 반대 의미인 것 같아요.

    '녹색주의자들이 기후 변화 정책이 실패한 것에 대한 변명으로 세계 경제위기를 핑계로 댄다면 자기자신을 속이는 짓일 겁니다' 정도 아닐까요? 그 다음 문장도 니네가 언제부터 시장을 중요시했길래? 같은 뜻으로 이어진 것 같고요.

    항상 크게 감사드리며 읽고 있습니다.

    • 호, 훌륭한 해석입니다. Dasida 님. 감사합니다!
      바로 그렇게 수정하였습니다.

      Zariski 님 블로그에서 답글로 뵈었던 분이시군요. 블로그 재미있게 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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