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경영

이메일 잘 쓰는 법

중요한 이메일에 답장이 오지 않아 고민이신가요? 회사원들은 하루 평균 100개 이상의 이메일을 주고 받습니다. 누군가의 눈길을 끌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죠. 여기 인사교육팀 버지니아의 이메일의 예를 들어 어떻게 이메일을 써야 할 지 알려드리겠습니다. 먼저 글을 쓰기 전에 1) 이메일의 목적이 뭔지, 2) 누구에게-언제 보내며-무엇을 쓸 지, 3) 시각적인 이메일 구조는 어떻게 할 지 결정한 후에 시작하세요.

원본 메일입니다.

받는 사람: 블루 회사 팀장 전체
보내는 사람: 교육 담당 팀장 버지니아 브라운
날짜: 2013년 5월 30일 금요일
시간: 5:00 pm
제목: 신규사원 교육

팀장님 여러분,

신규사원 교육 프로그램에 중요한 변경사항이 있어 알려드리고자 이 이메일을 씁니다. 원래 계획대로 8월 15일- 20일 뉴욕 지점에서 교육을 시행하는 대신 각각 다른 날짜에 뉴욕, 샌프란시스코, 신시내티 세 지역에서 지역별 교육을 시행하려 합니다. 최고의 강사들이 각 지역을 직접 방문하도록 하겠습니다. 귀팀에 신규사원이 있다면, 어느 지역에서 교육을 받는게 좋은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교육 일정 (8월 10-14일 뉴욕, 15-19일 샌프란시스코, 20-24일 신시내티)에 맞출 수 없을 경우 제 비서 프란시스 노르델(내선 2345번)에게 연락주세요. 충분한 인원이 있을 경우 보강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6월 30일까지 교육 일정을 확정 지어야하니 6월 15일까지 회신 바랍니다. 이번 변경사항을 반기실 거라 믿으며, 귀팀의 신규사원도 소그룹 환경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

버지니아 배상

문제가 뭘까요? 버지니아의 이메일은 길지 않지만 가리키는 게 명확치 않습니다. 서문을 읽으면 교육 프로그램 변경을 알리려 이메일을 쓴 것 같지만 사실은 어느 장소를 선호하는지 대답을 받아야 합니다. 요지를 알아보기 힘들고, 시급해 보이지도 않습니다. 아래 사항들을 고려하며 바꿔보죠.

1. 제목에 의미를 담으세요.
이메일 제목에 “무엇을” 을 예측할 수 있게 적는 건 이미 널리 통용되는 규칙입니다. 예. “월간지표 재송부” 좀더 개인적으로 적어보죠. “피터 요청: 월간지표 재송부” 긴급 안건이란 걸 알릴 수도 있습니다. “피터 요청: 월간지표 재송부, 목요일까지 회신 부탁드립니다”

2. 핵심내용을 시각적으로 눈에 보이게 조정하세요.
가장 중요한 메시지를 제일 위에 쓰고, 글씨를 “진하게” 바꾸세요. 사람들이 첫 문장만 보고 몇 단원 밑에 있는 중요한 내용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는 건 이미 저널리즘에서도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수신자가 여러 명 있고 특정 수신자에게만 별도 요청사항이 있을 경우, 이름에도 “진하게”를 적용해 당사자가 확실히 인지하게 하세요. 전달하는 사항이 많을 경우, 번호나 글머리기호를 사용하세요.

3. 추가 내용은 링크를, 대답을 얻으려면 투표 기능을 활용하세요.
다른 사람이 내 이메일에 반응하도록 만들려면 간단하고 명확한 의사소통이 필수적입니다. 더 정보가 필요한 사람들은 링크를 타고 직접 보도록 하고, 등록이 필요한 경우는 간단한 투표 버튼을 같이 제공하세요.

4. 가장 효과적인 시간에 이메일을 송부하세요.
퇴근 시간이나 주말이 가까우면 이메일에 잘 대답하지 않는 게 일반적입니다. 사람들이 책상에 앉아 글을 읽는 시간에 이메일을 보내는 게 제일 효과적이죠.

5. 상사의 이름으로 보내면 권위가 높아집니다.
상사의 높은 직함은 이목을 끌 수 있습니다. 도움이 필요하면 요청하세요.

6. 독자가 바로 회신할 수 있게 준비해주세요.
대답이 필요하면, 요청사항을 간결하고 명확하게 알려주세요.

여기 수정된 이메일입니다.

받는 사람: 블루 회사 팀장 전체
보내는 사람: 인사 및 교육 담당 전무 고든 보스
날짜: 2013년 5월 29일 목요일
시간: 9:00 am
제목: 6월 15일까지 신규사원 교육 일정 등록이 필요합니다.

팀장님 여러분,

신규사원 교육 프로그램을 전국구에서 지역별 프로그램으로 변경합니다. 일정 조정을 위해서 각팀 신규사원의 교육 장소를 6월 15일까지 등록해주세요. 귀팀에서 몇명의 신규사원이 참석할 예정인지 아래 페이지에서 등록해주시면 됩니다.

뉴욕: 8월 10일-14일
샌프란시스코: 8월 15일 – 19일
신시네티: 8월 20일 – 24일

참석이 어려울 경우 제 비서에게 연락주세요. 내선 2345번의 프랜사인 노르데일로, 보강 교육이 필요한지 수요를 확인해 볼 예정입니다.

최고의 강사들이 각 지역을 직접 방문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교육이 소그룹 교육으로 변경되면서 직원간 관계가 더욱 긴밀해지고 상호협력하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등록해주신 점 미리 감사드립니다.

버지니아 배상

(Harvard Business Review)

(역자주: 이메일을 요약할 경우 저자의 의도를 전달하기가 쉽지않아 전문 번역하되, 직역이 어색하여 일부 의역하였습니다. 원문보기에서 영문이메일을 직접 확인해보시길 추천합니다.)

원문보기

heesangju

샌프란시스코에서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하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과 열린 인터넷이 인류의 진보를 도우리라 믿는 전형적인 실리콘밸리 테크 낙천주의자 너드입니다. 주로 테크/미디어/경영/경제 글을 올립니다만 제3세계, 문화생활, 식음료 관련 글을 쓸 때 더 신나하곤 합니다. 트위터 @heesangju에서 쓸데없는 잡담을 하고 있습니다.

View Comments

  • 다 좋은데 이젠 '배상'과 같은 말은 '드림'으로 바뀌어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불필요한 한자어를 조금씩 없애는 노력이 사회에서는 안 되어 있어요. 한자어를 써야 더 고급스럽고, 전문적으로 보인다는 인식이 너무 강하더라고요.

    • 좋은 지적 감사드립니다. 원문은 Best, Veronica 인데 Best Regards 와 같은 관용어를 어떻게 번역해야할까 고민 끝에 배상을 썼습니다. 저도 '드림'을 놓고 고민하다 드림은 그냥 Veronica 로 싸인한 것 같아 약간의 의미라도 있는 배상으로 적었습니다. 저도 '배상' 보다는 '드림' 을 선호하는데, 다음에는 '드림'을 좀더 밀어보도록 하죠. :-)

      • 네~ ^^ 회사에서도 '감사합니다. xxx 배상' 대신에 '고맙습니다. xxx 드림' 을 쓰고 있는데 몇년 전보다 조금씩 드림이 늘어나는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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