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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영어, 지역마다 어떻게 다른가?

세상에는 수많은 종류의 영어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접할 기회가 압도적으로 많은 미국식 영어만이 ‘맞다’고 암묵적으로 배우지만, 영국이나 호주, 인도에서 쓰는 영어와 미국 영어는 당연히 억양도, 어휘도 다릅니다. 그렇다면 미국 안에서는 어떨까요? 미국 영어에도 당연히 지방마다 방언이 있고, 억양과 발음도 판이합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에서 통계학을 공부하고 있는 박사과정 학생 조슈아 캐츠(Joshua Katz)는 이런 차이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지도를 만들었습니다. 재미난 사례 몇 가지만 살펴보겠습니다.

1. 캐러멜, 어떻게 발음하나요?

흔히들 카라멜이라고 부르는, 하지만 외래어 표기상 캐러멜이라고 써야 하는 이 단어. 푸른색으로 표시된 지역에서는 3음절(캐러멜)로 발음하지만 오하이오 강을 넘어 서쪽으로 가면 붉은 지역에서는 ‘커멜’에 가까운 2음절로 발음합니다.

2. 변호사는요?

다수의 미국인들이 변호사(lawyer)를 “로여”에 가깝게 발음합니다. 모음 부분이 boy(소년)를 발음할 때 “ɔ:j” 발음과 같죠. 하지만 푸른색으로 표시된 남부지방에서는 saw(봤다)를 발음할 때처럼 그냥 “어”에 가까운, 그래서 “러여”에 가까운 발음을 합니다.

사실 발음의 차이야 외국인이 인지하기 어려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휘나 표현의 확연한 차이는 좀 더 명확하게 다가옵니다.

3. you guys 對 y’all

가장 많이 쓰는 인사말을 할 때도 상대방을 부르는 말이 다릅니다. 두 명 이상의 상대방을 격의 없이 부르는 말이 녹색으로 표시된 남부에서는 “you guys” 대신 “y’all”입니다. 안녕들 하시냐는 인사도 붉은색 지역에서는 “How are you guys doing?”, 녹색으로 표시된 남부에서는  “How are y’all doing?”이 됩니다.

4. “소다 주세요.” “그게 뭔데? 아, (소다)팝 달라고?”

탄산음료를 총칭하는 단어가 동네마다 다릅니다. 뉴잉글랜드를 포함한 북동부지역과 캘리포니아에서는 소다(Soda)라고 말하면 탄산음료라고 알아듣지만, 푸른색으로 표시된 중서부 지방에 가서는 팝(Pop)이라고 해야 합니다. 반면  남부지방에서는 그냥 코크(Coke)라고 부릅니다.

5. 운동화가 영어로 뭐예요?

축구화나 농구화처럼 특정 종목에 맞게 만들어진 신발 말고 그냥 편하게 신는 단화 같은 운동화, 영어로 뭐라고 부를까요? 이를 지칭하는 말은 대부분 미국에서 그냥 테니스 슈즈(tennis shoes)입니다. 그런데 뉴잉글랜드에서만 이런 운동화를 스니커즈(sneakers)라고 부릅니다.

6. 미국에서도 여우비 내리는 날엔 여우가 시집 가고 호랑이가 장가 가나요?

해가 쨍쨍 나고 있는데 비가 내리면 할머니들이 손주들을 앉혀놓고, 오늘 여우가 호랑이한테 시집가는 날이라 비가 온다는 이야기를 들려주곤 하죠. 여우비, 영어로 표현하면 뭘까요? 붉은색으로 표시된 대부분 지역에서는 여우비가 내리지 않는지 이를 지칭하는 말이 없고, 푸른색으로 표시된 뉴욕 주와 플로리다 주에서는 그냥 이를 sunshower라 부릅니다. 한 가지 재밌는 건 남부의 앨라배마(Alabama)와 미시시피(Mississippi) 주의 일부 지역에서는 여우비를 가리켜 도깨비가 자기 부인을 때리는 날(the devil is beating his wife)이라고 부르는 표현이 남아있다는 겁니다. (Business Insider)

ingpp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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