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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체 역시 환경을 자신에 맞게 바꿉니다. 곧 진화는 양방향으로 일어납니다

인간은 자연을 인간에게 적합하도록 변형시키는 능력 역시 본성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동물들도 이런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인간의 능력에 미치지는 못합니다. 인간의 이런 특성은 유전자중심의 일방적인 적응모델과 모순으로 보이기 때문에 무시되어 온 면이 있습니다. 유전자에 의해 환경이 변화하는 것은 “유전자-문화 공진화” 또는 “니치 구성(niche construction)” 이라 불립니다.

곧, 유전자 중심주의 학파의 아버지인 조지 윌리암스의 “적응은 언제나 비대칭적이다. 유기체는 환경에 적응하지만, 그 역은 성립하지 않는다.”라는 말은 옳지 않은 말입니다.

리처드 도킨스는 “확장된 표현형”이라는 개념으로 유기체에 의해 변화하는 환경을 묘사했습니다. 데릭 비커튼은 이를 가리켜 “비버의 댐은 비버의 꼬리만큼이나 비버의 유전자에 의한 작품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유전자와 환경이 주고받는 영향의 전체적인 모습을 묘사하기에는 부족한 말입니다.

유기체와 그들의 유전자는 진화에 있어 자연에 의한 선택압에 직면합니다. 그러나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환경 요소 역시 인간의 유전자에 큰 영향을 끼쳐왔습니다. 예를 들어, 단 수천년동안의 유제품 섭취는 스웨덴인과 중국인의 젖당분해효소 보유율을 98%와 7%로 차이나도록 만들었습니다. 도킨스의 확장된 표현형 개념과 달리, 에드워드 윌슨이 말한 이들 “유전자-문화 공진화”는 유기체의 유전자만이 아니라 도구, 규칙, 사회적으로 전달되는 기술 등의 비유전적 요소들과 모두 함께 진화합니다.

니치 구성은 곧 자신의 생태환경을 스스로 조절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런 유리한 환경을 물려주는 것은 유전자와 문화에 이은 부모가 자식에게 물려주는 세번째 요소입니다. 많은 종들이 그 조상으로부터 생태환경을 물려받습니다. 생물학자에게 니치는 단순한 물리적인 주변요소가 아닌, 생활양식입니다. 비커튼은 니치의 3요소로 거주지, 양분섭취, 지속적 행동을 들었고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행동의 변화는 종종 유전자의 변화를 불러일으킨다.” 곧 유기체와 환경은 서로 복잡한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쌍방향으로 진화합니다.

존 오들링-스미는 자신의 책 “니치 구성:진화에서 무시되어온 과정”에서 수백가지 동물들의 니치구성 예를 보여줍니다. 니치구성은 문화나 이성의 존재 없이도 진화과정에 있어 무작위가 아닌 방향성을 부여했습니다. 예를 들어 지렁이는 자신의 “잘못된 생물학적 적응”을 보상하기 위해 “다양한 니치구성”을 이용합니다. 지렁이는 오랜 옛날 수중환경에서 처음 진화해 왔기 때문에 지금도 주변의 흙을 변화시켜 수중에서의 조건과 유사한 환경으로 바꾸는 습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니치 구성은 거주지가 수중에서 지상으로 바뀌는 것과 같은 급격한 변화를 완화시켜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다윈은 “진화에 있어 자연선택은 주된 요소일 뿐, 변형(modification)을 제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인간은 인간의 적응을 인위적으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셰익스피어는 “네가 자연에 추가하는 그 예술은 사실 자연이 만든 것이다” 라고 말했습니다. 생명체는 자신들의 운명이 추는 춤의 중요한 파트너입니다. (Scientific Americ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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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itahol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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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적응은 언제나 대칭적이다” > “적응은 언제나 비대칭적이다”
    원문을 확인하지 않고도 오역(veritaholic님의 오타)임을 알 수 있는 내용이어서 다른 사람이 얘기할 것이라 생각하고 넘어갔었는데, 많은 사람이 읽지 않았거나, 대강/잘못 읽었거나, 잘 읽더라도 댓글은 달지 않는 것 같습니다. 단순한 오타이긴 하지만 글의 핵심과 관련된 내용이라 늦게나마 댓글 남깁니다.

    사족1.
    이것은 지적이라기 보다는 스스로에게 던지는 의문입니다.
    “어떠한 무역 협정도 균형이 잡혀있어야 합니다 (symmetrical)” 대부분의 경제학 전공자는 이 문장을 “무역협정은 대칭적이어야 합니다.”라고 번역할 것입니다.
    (당연하게도) 진화와 무역협정 기사/칼럼에서 (a)symmetrical 의 의미에 일관성이 있습니다. 정보 비대칭성 할 때의 (비)대칭도 이와 거의 일치합니다. 다른 (학문)분야에서도 이런 의미로만 사용되는지 앞으로 더 관심을 갖고 보려고 합니다. 사전의 일상어 의미 설명에는 이런 뉘앙스가 잘 드러나지 않네요.
    한국어에서는 사실 용어 번역 외 일상어에서 대칭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 것 같은데 그래서 번역이 어려운 점도 있고 쉬운 점도 있는 것 같습니다. 여전히 어떤 게 더 좋은 번역인지는 판단하기 어렵고요. 일상어에 가깝게 해보자면 “무역협정은 공평해야 합니다” 정도일까요?
    참고로, (대칭적인) 무역 협정의 효과가 미국 농업과 아시아 농업에서 “불비례적인(disproportionate) 것으로 나타났다” 와 같은 표현이 쓰이곤 합니다, 예를 들자면.

    사족2.
    기사 수를 줄이신 건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 주관적인 느낌이지만 기사 선정이 계속 발전하는 것 같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사족3.
    이미 알고 계시는데 다른 이유 때문에 현상태를 유지하시겠지만, 혹시나 해서 얘기를 꺼내 봅니다. 일부 개별 기사의 주소가 한글로 되어 있어서 링크를 딸 때 불편합니다. 저는 이용자가 클릭하기 전에 어느 싸이트로 가는 링크인지 알게 하기 위해서, 그리고 가장 편리하기 때문에 항상 주소를 직접 표시하여 사용하는데 한글 주소 기사를 소개할 때는 그렇게 하지 못해 상당히 불편합니다.

    사족4.
    별 내용 없지만 이공계 얘기는 한 번 더 댓글 남기겠습니다. 늦어져서 죄송해요.

    • 사족1에서 "불비례적" 얘기를 굳이 덧붙인 건, 한국어 문장에서 "불비례적"이라고 해야 할 것을 "비대칭적"이라고 하는 경우를 종종 보기 때문입니다. 한국어만 놓고 보면 시비를 가리기 어려운데, 그 문장을 다시 영어로 번역하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asymmetrical 의 용법과 다른 그런 상황이라고 할까요. 제가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 건지.. 하여간 앞으로 좀 더 주목해서 보려고요.
      많고 긴 댓글 민폐 죄송합니다.

      • '대칭'을 '비대칭'으로 바로 수정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많은 사람이 읽었고, 잘 읽었지만, 너무나 명백하기에, 댓글을 달지 않고 넘어갔으리라는 크게 그럴듯 하지 않은 희망을 가져보겠습니다.

        1. 좋은 의견입니다. 사실 대칭적이라는 말 자체가 한국어에서는, 데칼코마니 같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일상어로는 잘 쓰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에 비해 symmetry 는 물리와 수학에서(그 외의 분야에서도 아마) 매우 중요한 개념이며(특히 물리에서는 symmetry 로 부터 conservation law를 유도하며, 이는 고급역학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입니다), 그 결과 '대칭적'이라는 단어는 symmetrical 의 번역어(학문적 용어)로써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즉 '(비)대칭'이라고 번역했을 때 역자는 독자들이 이 단어로부터 (a)symmetry 의 개념과, '둘 또는 그 이상의 대상이 같은(같지 않은) 처지에 있다는 사실을 떠올릴 것을 기대한다'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말씀하신 것처럼 경우에 따라 더 편한 말을 쓰는 것의 장점은 존재합니다. 원문의 경우 "환경과 유기체 사이에 있어, 한 쪽, 곧 환경은 자신을 변화시키지 않는 반면, 다른 쪽, 곧 유기체는 자신을 변화시켜 가며 환경에 맞춥니다." 라는 의미이지만, 이를 축약하여 "적응은 언제나 비대칭적입니다"라고 표현하였고, 이때의 '적응'과 '비대칭'은 이미 jargon, 곧 같은 분야내에서 사용되는, 의미가 함축된 용어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참고로, 제가 경제학에는 크게 식견이 깊지 못하여, 불비례적과 비대칭적이 실제로 다른 현상을 가르키는 말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예를 들어 "협정 자체는 대칭적이었다 하더라도 그 협정의 효과는 '비대칭'적이었다" 에서 '비대칭'을 '불비례'로 바꿀 경우 다른 의미가 되는 지요?

        2. 감사합니다. 사실 기사 선정 및 요약방식의 변화와 기사 수를 줄이는 문제, 새로운 필진이 참여한 것에 어떤 인과 관계나 시간적 순서, 특정한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며, 그보다는 전체적으로 서서히 변해온 면이 있습니다. 초기부터 지켜봐주셔서 아시겠지만, 원래 저희의 초기 의도는 요약에 큰 방점을 두었었고, 또 단신과 같은 짧은 뉴스 역시 많이 선정했었습니다. 그러나 자연스럽게, 보다 깊은 생각을 요구하는 글들을 더 많이 선택하게 되었고, 또 분량 역시 길어지면서, 그리고 그 이유와 또 다른 이유들에 의해 기사의 수 역시 줄이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기사의 선정은 전적으로 각자의 판단하에 이루어지며, 경험이 곧 미세하게나마 각자의 성장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가 하고 부족한 중에 희망하는 바입니다.

        3. 네 그 부분은 전적으로 관리의 불찰입니다. 더욱 신경쓰도록 하겠습니다.

        4. 감사합니다. 기대하겠습니다.

        오랜만에 좋은 조언들 감사히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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