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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캐머런 총리의 EU 탈퇴 시사 발언의 정치적 풀이

2000년대 초반 토니 블레어 당시 영국 총리가 파운드화 대신 유로화를 쓰자고 제안했다가 당시 재무장관이었던 고든 브라운 전 총리의 반대 속에 철회한 이후로 영국 총리들은 유럽연합과 브뤼셀에 명확한 지지나 반대를 천명하지 않고 미지근한 반응으로 일관해 왔습니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지난 23일 유럽연합(EU) 내에서 영국의 지위와 권한을 명확히 하는 재협상을 벌일 것이며 협상 내용을 토대로 늦어도 2017년까지 EU 탈퇴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건 그런 의미에서 보면 획기적인 사건입니다. 또 2015년 총선에서 EU 탈퇴 국민투표 실시 여부를 묻고 보수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 그 해 말에 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발언은 유럽연합에 회의적인 보수당 지지자들의 결집을 부를 것으로 보입니다. 또 EU에 대한 입장이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은 야당 노동당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로 캐머런 총리의 발언은 절묘했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내심 EU에서 탈퇴하는 건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 노동당 수뇌부의 의견은 EU 회원국 가운데서 ‘하나의 유럽’을 가장 달가워하지 않던 영국 국민들의 여론과 배치되기 때문이죠. 하지만 “영국 국민들은 EU에 점점 싫증이 나고 있으며, 갈수록 감정이 악화되고 있다”는 캐머런 총리의 발언에서는 보수당의 무리수가 드러나기도 합니다. 실제로 영국 국민들은 EU 문제 자체에 큰 관심이 없다고 보는 게 더 정확합니다. EU 탈퇴를 기치로 내건 영국독립당(UK Independence Party)도 당장 유럽연합의 미래보다 경제, 실업률, 이민자, 치안 문제가 더 중요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EU에 주권을 지나치게 빼앗겼다고 생각하는 보수당 지지자들에게는 캐머런 총리의 발언이 반가웠겠지만, 영국 국민들 사이에서 일자리나 건강보험 등 피부에 더 와닿는 문제들을 제쳐두고 EU 문제를 정치적으로 들고 나왔다는 인식이 퍼진다면 이번 발언은 보수당에게도 좋을 것이 전혀 없습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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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gppoo

뉴스페퍼민트에서 주로 세계, 스포츠 관련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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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유럽연합에 회의적인 보수당 지지자들을 결집하는 효과와 함께 EU에 대한 당 내 입장이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은 야당 노동당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로도 캐머런 총리의 이번 발언은 절묘했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A와 함께 B로도 절묘했다.’ 비문 같습니다. ‘A를 결집하고 B를 압박하는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다’ 정도가 어떨까 합니다.

    2.
    위 문장 때문에 원문을 확인해봤는데, “의회에서 역풍을 맞”았다는 얘기가 아니던데요. 원문은 (블레어가 (추천하여 여왕이) 임명한 = his) 당시 재무부 장관 고든 브라운이 block 했다는 얘기입니다. 그리고 제가 잠깐 검색해 보니 고든 브라운이 5가지 기준을 제시하고 그 중 4가지가 충족되지 않았기 때문에 의회 상정을 거부(유보)한 정도까지 확인됩니다. 그 뒤에 의회 표결이 있었는지, 번역이 그런 내용을 반영하여 원문을 교정한 것인지 궁금합니다.

    3.
    “브라질 정부는 이번 조사를 통해 수목 분포를 파악하는 일 뿐 아니라 생물종 다양성과 원주민 부족들에 대한 데이터 수집도 함께 추진하고 있습니다.”
    수목 분포 파악 뿐 아니라 ~
    수목 분포를 파악할 뿐 아니라 데이터도 수집하고자 합니다.

    4.
    “권선징악이라는 구태에 갇혀 있는 하야”
    권선징악은 구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구태에 갇혀 있는 하야식의 ‘권선징악’ 정도가 어떨까 합니다.

    5.
    “몇 년간 최저임금 성장률을 보인 인문학과 사회과학”
    최저임금(minimum wage)이라는 용어가 따로 있고, 최저임금 인상률은 주요한 이슈 중 하나이므로 “몇 년간 임금 상승률이 가장 낮았던 인문학과 사회과학” 정도가 어떨까 싶습니다. 문맥상 오해의 여지는 작습니다만.

    6.
    “방해가 되는 것 뿐만 아니라 신규 직원 채용에 드는 비용을 늘렸습니다.”
    방해가 될 뿐 아니라 ~

    7.
    “또 다른 시도가 필요할 때입니다.”
    필요한 때입니다. 또는 필요합니다
    “병원이 환자 개인정보를 온라인으로 제공하는지”
    개인정보 보다는 의료 정보, 건강 정보, 의료 기록 등이 적절한 것 같습니다.

    8.
    “이것은 암이 이 시대에 호환, 마마와 같은 사람들의 공포심을 자극하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비문으로 보입니다. 지금 형태로는 호환 마마와 같은 게 사람들이 됩니다. “같은” 뒤에 쉼표를 넣는다 하더라도, “역할”과 거리가 멀고 (중간에 공포심도 있고), 시대 대응이 부자연스럽습니다. 역할을 하고 있다는 표현도 어색한 것 같아요.
    이것은 이 시대에 암이, 마치 과거의 호환, 마마처럼, 사람들의 공포심을 자극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과거의 호환, 마마처럼, 이 시대에 암이 사람들의 공포심을 자극하기 때문입니다.

    • 8. 의견 감사합니다. 말씀하신 바를 이해했습니다. 지금 보니 확실히 자연스럽지 못한 부분이 있군요.

      수식어를 많이 달고 있는 주어나 목적어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에 대해 늘 고민을 하게 됩니다. 많은 경우 예를 들어 주신 것처럼 쉼표를 이용해 구나 절을 삽입하는 경우와 비교하게 되는데 그런 문장도 저는 어색하게 느껴질 때도 있더군요. 위 문장의 경우 호환과 마마 사이의 쉼표 때문에 더 그런 것도 같습니다. 사실 자연스럽지 못한 느낌이 생기는 경우 중 많은 경우가 문장의 길이를 줄이려다 보니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역할을 한다'가 어색하게 느껴진다는 말씀도 알겠습니다. 단순히 번역체의 문장이기 때문이 아니라, 암이나 호환, 마마를 구체적인 의지를 가진 대상으로 생각하기 어렵다는 말씀으로 저는 이해했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는 저의 조그마한 의도가 있었습니다. 곧 "호랑이와 곶감" 이야기에서 어머니의 목적에 호랑이가 '이용'되는 역할을 했듯이 오늘날 언론과 일부 과학계의 판매 부수와 명성을 위해 암이 '이용'되는 역할을 한다는 뉘앙스를 전달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위의 문장은 아래와 같이 바꾸겠습니다.

      이것은 과거 호환, 마마의 역할이었던 공포심을 자극하는 역할을 이 시대에 암이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감사합니다.

    • 꼼꼼한 지적 고맙습니다.

      1, 3, 4번 비문에 대한 지적은 제가 이해하는 선에서 뜻이 통하고 말이 되도록 고쳐 썼습니다. 우리말을 바로 쓰는 게 아직 많이 부족하네요. 고맙습니다.

      "의회의 역풍"은 과한 요약과 '제멋대로 이해'가 부른, 팩트에 맞지 않은 표현입니다. 지적해주신 내용대로 원문에 더 가깝게 고쳤습니다. 사족으로 변명을 덧붙이자면, 당시 재무장관이었던 브라운 전 총리가 주도한 노동당 내의 반대를 의회에서 제동이 걸린 것으로 해석했는데, 영국 내각제의 메커니즘을 생각하면 잘못된 해석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대단히 죄송합니다.
        “브라질 정부는 이번 조사를 통해 수목 분포를 파악하고, 다양한 생물종과 원주민 부족들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한다는 계획입니다.”
        ‘브라질 정부 = 계획’으로 읽힙니다.
        ‘브라질 정부는 파악하고 수집하고자 합니다.’

        만연한 비만 / 만연한 비만율
        태양계 내에서는 목성이 / 태양계 내에서는 목성은
        정도가 더 생각나네요.

        이상한 부분을 일부러 찾으면서 읽는 건 전혀 아닙니다.
        어찌됐든 뉴스 페퍼민트의 수고스럽고 가치 있는 작업에 지적을 반복하는 게 주제 넘는 일 같아 앞으로 문장 지적 댓글은 가급적 삼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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