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Zaria Gorvett)
뉴스는 해롭습니다.
뉴스는 우리의 정신 건강에 특히 좋지 않습니다. 코비드-19가 뉴스의 헤드라인을 차지한 지난 몇 달 사이에 코로나 바이러스 불안증을 가진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 문제로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또 자신의 뉴스 노출을 줄이기 위해 “소셜 미디어 휴가”를 이야기하는 사람들 또한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스트레스는 심리학자들이 지난 수년 간 밝혀온, 뉴스 자체가 우리 정신에 하나의 독성으로 작용한다는 사실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커다란 재해 상황에서 더욱 잘 발견됩니다. 예를 들어 2001년 9/11 테러와 탄저병 테러, 2008년 쓰촨 대지진, 2014년 에볼라 사태에서, 뉴스를 더 많이 본 이들일수록 불안증이나 PTSD 와 같은 증상을 가질 확률 또한 높았습니다.
사실 뉴스가 우리의 정신에 이렇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뉴스 자체가 우리에게 직접적으로는 아무런 작용을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하나의 미스테리라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에 대한 연구가 보여주는 것처럼 몇몇 연구는 뉴스에 노출되는 것이 실제로 사건을 경험하는 것 보다 더 정신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한가지 가능한 설명은, 우리가 자신이 미래에 느낄 감정을 미리 예측하려는 시도를 말하는 “정서 예측(affective forecasting)” 현상이 이와 관련된다는 것입니다. 어바인 대학의 심리학자 레베카 톰슨은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미래에 느낄 감정을 잘 예측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합니다. “내일 당신이 복권에 당첨된다고 상상해 보세요. 당신의 기분이 끝내줄 것이라 당신은 생각할겁니다.”
하지만 실제로 이런 “인생을 바꾸는” 사건을 겪은 이들에게 그들의 기분이 어땠는지를 물어본 연구들은, 그들이 자신이 예상한 것만큼의 감정을 느끼지 않았음을 보여줍니다. 이제는 잘 알려진 1978년의 연구는 복권에 당첨된 이들과 사고로 사지가 마비된 이들을 대상으로 한 것입니다. 복권 당첨자는 실험 대조군에 비해 더 행복하지 않았고, 사고의 피해자에 비해 약간 더 행복했을 뿐입니다. 즉, 우리는 실제로 미래의 우리가 어떻게 느낄지에 대해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잘 알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재해 상황에도 적용됩니다. 톰슨은 지금 이 순간 수많은 사람들이 불안한 미래 때문에 고통받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이런 잘못된 예측은 우리로 하여금 잘못된 행동을 하도록 만들수 있습니다.
“만약 당신이 정말로 중요한 인생의 위기에 빠져 있다면, 그 상황을 이해할 수 있도록 가능한한 많은 정보를 수집하려 하는 것이 당연한 반응입니다.” 문제는 바로 이런 얼핏 합리적으로 보이는 반응 때문에 우리는 뉴스의 바다에 빠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지난 2017년 9월 플로리다주를 허리케인 어마가 강타했을 때, 자신이 외상후 스트레스를 받으리라 생각한 이들은 관련 뉴스 또한 더 많이 찾아보았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은 결국 가장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톰슨은 적어도 그 이유중 일부는 이들이 너무 많은 부정적 정보에 노출되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그녀는 뉴스의 상당수가 최악의 상황을 강조하면서 강풍과 폭우를 영상으로 보여주는 등 선정적인 내용으로 가득찼다고 지적합니다.
사실 뉴스는 그 뉴스의 내용 자체로만 스트레스를 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경제적 상태와 인간관계와 같은 우리 삶의 모든 요소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2012년 발표된 한 연구는 부정적인 뉴스를 읽은 여성은 – 특이하게도 남성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았습니다 – 다른 과제가 주어졌을때 더 스트레스를 받았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졸 수치가 급격히 높아졌다는 사실을 발표했습니다.
“어쩌면 남성은 평소에도 상당히 높은 코르티졸 수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부정적인 뉴스로도 더 이상 높아지지 않은 것일 수 있습니다.” 해당 연구를 수행한 몬트리올에 위치한 퀘벡 대학의 심리학자 마리-프랑스 마린의 말입니다. 하지만 여성은 부정적인 뉴스를 기억하는데도 더 뛰어나기 때문에 실제로 여성은 남성보다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일 수 있습니다.
부정적인 뉴스는 사람의 심박수를 높이며, 장기적인 건강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도 지적됩니다.
홀먼과 그 동료들이 9/11 테러로 인한 스트레스의 장기적인 영향을 조사한 결과, 테러 당시 높은 스트레스 수치를 기록한 이들은 사건 전의 건강 상태를 통제한 비교에서도 3년 뒤 심혈관 문제를 겪을 확률이 53% 더 높았습니다.
이들은 최근 한 연구를 통해 이런 장기적 영향의 원인이 뉴스일 수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9/11 당시 하루 4시간 이상 뉴스를 본 이들은 수년 뒤 건강 문제를 겪을 확률이 더 높았습니다.
“주목할 점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9/11 을 뉴스로만 접했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이런 장기적인 영향을 받았습니다. 곧, 여기에는 우리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이지요.”
왜 우리는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우리가 모르는 타인에게 일어난 사건에 이렇게 큰 영향을 받는 걸까요?
홀먼은 몇 가지 답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영상물이 보여주는 생생한 묘사입니다. 그녀는 때로 휘트니스 클럽에 켜져있는 뉴스를 보다보면, 리포터가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는 동안 똑같은 사진과 영상이 끝없이 반복된다고 말합니다. “그 이미지는 우리의 머리속에 깊이 박히게 됩니다. 우리가 보는 것은 가짜 공포 영화가 아니라 실제 사건이며, 나는 이런 반복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홀먼은 오늘날 뉴스는 어떤 사건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지 않으며, 사실 그랬던 적도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뉴스는 미디어들이 우리의 관심을 차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하나의 쇼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이들은 대부분 광고 수익에 의존하고 있으며, 따라서 시청자 혹은 클릭 수를 늘이는 것만을 목표로 삼습니다. 미국에서 뉴스 앵커는 연예인이며 연봉은 수천만 달러에 이릅니다.
뉴스는 그 자체로 충격적인 사건을 보도할 때에도 때로 더 자극적인 무언가를 추가하려 합니다.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 이후 뉴스들은 종종 “새로운 내막”, “폭팔 당시의 새로운 사진”과 같은 선정적 제목을 달았습니다.
홀먼은 이미 코비드-19 뉴스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아무 문제도 없을 거에요. 우리는 회복될겁니다.’라고 말할 수 있으면 정말 좋겠어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어떤 사람들은 이번 판데믹에 의한 장기적인 문제를 겪을 겁니다.”
홀먼은 그 이유 중 하나로 뉴스의 세계화를 이야기합니다. 오늘날 우리는 지구상 어느 곳에서 일어난 사건이든, 그 사건이 마치 옆집에서 일어난 것처럼 느끼며 트라우마에 걸릴 수 있습니다.
그러니 당신이 혹시 어느날 하루에 수십번 같은 뉴스를 찾거나, 아니면 소셜 미디어를 감질나게 계속 스크롤링 하고 있다면, 이 사실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뉴스는 당신이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당신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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