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모든 사람들은 방사능을 매우 두려워한다. 눈으로 볼 수 없으며, 따라서 방사능에 노출된 건지도 알 수 없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일어난 끔찍한 일들도 알고 있다. 2011년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 태평양 연안의 사람들은 두려움에 빠졌다. “후쿠시마 방사능, 미 서부 해안에 도달!”과 같은 자극적인 기사 제목들이 있었다. 오레곤 해안가에서, 그리고 캐나다의 연어에서 세슘-134가 검출되었다. 한 원로 과학자가 이 소동을 이렇게 진정시켰다. “만약 당신이 1년 동안 하루 여섯 시간 씩 매일 수영한다 해도 일본에서 온 세슘에 의해 추가로 경험하는 방사능의 양은 치과에서 x-선 사진을 한 번 찍을 때의 1/1000 밖에 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방사능이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라 생각한다. 하지만 방사능은 자연 속에 늘 존재한다. 우리는 우주에서 오는 방사선을 늘 받고 있다. 산 속에 살거나 비행기를 자주 탄다면, 돌이나 벽돌로 지은 집에 산다면, 지하실에 라돈이 있다면 우리는 더 많은 방사능에 노출된다. 바나나와 감자, 맥주, 그리고 여러 음식에 방사능 물질인 칼륨이 존재한다. 담배 잎에는 반감기가 138일인 방사능 물질 폴로늄 210이 있다. 이 물질은 대기 중에 있다 담배 잎에 쌓인 것이며 폐암의 주된 원인이 된다. 사실 우리 몸은 자체적으로 방사능을 내뿜는다. 이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전리 방사선이 DNA 돌연변이를 일으키고 암의 원인이 되지만 말이다.
많은 이들은 모든 방사능은 본질적으로 위험한 것이라 확신한다. 보건 학계는 위험 수준을 정의했고, 위험한 직업을 가진 이들이 방사능에 노출되는 정도가 충분히 낮은 수준에 머물 수 있게 만들었다. 하지만 보건 학계는 여전히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방사능 노출에 의한 위험을 예측하는데는 불확실성이 상당히 존재한다”고 말한다. 이는 낮은 방사능에도 위험이 있을 수 있지만 아직 우리가 이를 어떻게 정량화 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뜻이다. 문제는 그 위험이 너무나 낮아서, 데이터의 신호대잡음비(SNR)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수백만 명을 대상으로한 연구가 필요하며, 여전히 배경 방사능이 너무 다양하다는, 그리고 사람마다 의학적 처치를 받을 때 받는 방사능의 양이 다르다는 그런 교란 요인들이 있다는 점이다. 곧, 데이터의 복잡성과 필요한 데이터의 방대함 때문에 낮은 수준의 방사능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내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한 일일지 모른다.
확실하게 알 수 없는 사실에 대해, 우리는 가정할 수 있다. 곧, 실용적인 목적의 낮은 수준의 방사능은 무해하다고 가정할 수 있고, 혹은 아무리 작은 수준의 방사능이라도 유해하다고 가정할 수 있다. 그러나 세 번째 대안도 있다. 낮은 수준의 방사능은 건강에 유익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성질을 호메시스(hormesis)라 부른다. 후쿠시마 사태 당시 보수 논객인 앤 쿨터는 “방사능에 대한 빛나는 보고서(A Glowing Report on Radiation)”이라는 칼럼을 썼다. 그녀는 방사능이 건강에 유익하다고 주장했다! “핵발전소에서 방사능을 쐰 사람은 암에 걸릴 확률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방사능은 일종의 암에 대한 백신 역할을 한다.” 그러나 그녀의 칼럼은 사실을 무책임하게 왜곡한 것이다.
쿨터는 자신이 보기에 낮은 방사능 노출이 암 위험을 낮춘 것처럼 보이는 몇 건의 연구를 인용했다. 그녀가 인용한 연구들은 실제로는 더 높은 위험을 보였거나, 아니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얻지 못한 연구들이다. 그녀의 기사 한 부분에서 그녀 또한 “과도한 방사능이 건강에 유익하다는 사실이 과학적 결론으로 자리잡기는 어려워보인다”라고 썼다. 데이비드 고르스키는 과학기반의학 사이트에 올린 블로그 글을 통해 쿨터의 주장에 반박했다.
호메스시란 무엇인가?
호메시스는 일반적인 자극에 대한 반응에 있어 낮은 수준의 자극은 건강에 유익하지만 자극의 정도가 높아지면 독성을 가진다는 이론이다. 어떤 이들은 극히 미약한 수준의 방사능은 위험하지 않다고 말한다. 어떤 과학자들은 심지어 적당히 낮은 수준의 방사능이 유전자를 자극해 스스로를 고치게 하며, 따라서 방사능을 쬔 이가 더 건강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호메시스는 적당한 수준의 자극에 대해 인간이 적응적 반응을 보인다는 사실에 기반한 가설이다. 또는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다. “어떤 수준 내의 자극은 나를 더 잘 적응하게 만든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메리암 웹스터 사전은 호메시스를 “이론적 현상”이라 부른다. 우리는 호미세스가 정말 인간에게 존재하는지 알지 못한다. 특히 방사능에 있어 호메시스 현상이 가능할지에 대해 다양한 주장이 있었다.
친-방사능 활동가인 T.D.Luckey 가 쓴 기사에서 그는 “어떤 시스템이건 낮은 수준의 자극에는 호메시스 현상을 보인다. 대부분의 자극에 대해 약한 자극과 강한 자극은 반대 효과를 만든다.” (몇 가지 예에서는 성립하지만, 이를 일반적인 법칙이라 부를 수는 없다.) 럭키의 기사를 읽은 누군가는 아래 인용부분을 읽으며 마치 자신이 “환상특급”의 한 에피소드 속에 있는 것처럼 느꼈다고 댓글로 썼다.
“방사능이 방대한 종류의 유기체에 유익하다는 움직일 수 없는 수많은 증거가 있다.
여기에는 염증의 감소, 암으로 인한 사망률의 감소, 출산률의 증가, 평균수명의 증가 등이 있다. 이는 활성 면역 시스템과 관련된 유전자, 효소, 단백질을 방사선이 생물학적으로 자극하거나 억제하기 때문이다.
특히, 유기체에 대해 자연속에 존재하는 방사능보다 더 낮은 수준으로 방사능을 낮추었을때 나타나는 여러가지 건강의 문제점들은 생명체가 전리방사선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 주장들은 확실한 근거가 없다.
아른트-슐츠 규칙 혹은 슐츠의 법칙
1888년 발표된 슐츠의 법칙은 호메시스의 전조라 할 수 있다.
“모든 물질에 대해 낮은 수준의 자극은 흥분시키며, 중간 수준의 자극은 억제되며, 높은 수준의 자극은 대상을 죽인다.”
이 법칙에는 너무나 많은 예외가 있기 때문에 이 법칙은 이제 일반적인 법칙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으며 교과서에서도 다루지 않는다. 이 법칙은 호메시스로 대체되었지만, 호메시스 또한 법칙이 아니다. 스켑토이드 팟캐스트에서 회의주의자인 브라이언 더닝은 방사능 호메시스 주장을 검증했고 “유사과학 판정법”의 거의 모든 항목에 걸렸다고 말한다. 그는 이렇게 결론내렸다. “대부분의 방사능 연구자들은 방사능 호메시스가 어쩌면 사실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이는 증명되지 않았고 앞으로도 증명되기 어려울 것이다. 만약 그런 효과가 실제로 있다 하더라도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너무나 작은 가상의 보호효과를 데이터로 보여야 한다.”
방사능 호메시스 웹사이트
방사능 호메시스를 다루는 사이트 하나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 그 사이트에는 너무 많은 잘못된 정보들이 있다. 저자인 이언 수타(Ian Soutar)는 호메시스를 “낮은 양의 독은 유익하다는 뜻”으로 정의한다. 여기서부터 잘못이다. 그는 이렇게 썼다. “방사능을 포함한 모든 독극물에 대해 낮은 수준의 노출은 동물과 식물이 더 잘 번식하게 만들고, 더 큰 후손을 가지게 하며, 감염에 강하게 만들고, 암에 덜 걸리게 만든다.” 그는 암 발생률이 10%에서 40%까지 낮아진다고 말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근거는 없다. 그는 “우리는 이런 낮은 수준의 방사능에 면역이 되도록 수백만 년 동안 진화해왔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주장에도 근거는 없다. 그는 위에서 말한 T.D.Luckey 를 언급한다.
그는 우라늄 광석을 집에 둘 것을 권한다. (그의 집에는 그가 가이거 계수기를 들고 다니며 수집한 다양한 광석들이 있다.) 그는 자신이 목에 걸고 있는 우라늄 구슬 목걸이를 어디서 살 수 있는지 소개한다. 그는 자신이 바로 효과를 보았다고 말한다. 바로, 고양이에 대한 알레르기가 사라졌고, 관절염이 나았으며, 통증이 덜해졌다는 것이다. 어떤 사기꾼들도 비슷한 증언을 한다. 그는 어떤 비교군을 가진 연구나, 동료들의 검증을 거친 연구도 소개하지 않는다. 그 사이트의 “연구목록”을 보면 웃음이 나올 뿐이다.
호메시스는 동종요법(Homeopathy)를 설명하지 않는다.
호메시스는 동종요법과의 관계 때문에도 오해를 받는다. 동종요법은 효과가 없을 뿐 아니라, 그 방법에 사용되는 극극미량, 곧 물 속에 해당 분자를 하나도 채 가지지 않기 때문에 원천적으로 효과가 있기 불가능하다. 동종요법 지지자들은 물이 나름대로 그 분자의 성질을 기억해 인체에 유익한 효과를 만든다고 주장한다. 곧, 희석을 계속 할수록 효과는 더 커진다고 말한다. 이 “물의 기억”이론의 문제점은 만약 그 이론이 맞다면, 우리가 마시는 물은 그 물이 내 입에 들어오기 까지 겪은 그 수많은 과거의 모든 것들을 다 기억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더 따질 필요는 없을 것이다.
동종요법을 지지하는 또다른 이는, 동종요법이 극미량의 항원을 인체에 넣어 항체를 만들게 하고 이를 통해 염증을 막게 하므로, 이를 일종의 백신과 같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백신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백신에는 충분한 양의 항원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동종요법 치료는 물과 알콜 밖에 남아있지 않은 액체를 사용한다.
동종요법은 호메시스를 자신들의 근거로 삼는다. 많은 양은 독해도 작은 양은 몸에 좋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비유는 잘못된 것이다. 호메시스는 작은 양을 말하지, 아무 것도 남지 않은 상태를 말하지 않는다. 이는 확증 편향의 좋은 예이다.
위험 평가에 호메시스를 사용해서는 안되는 이유
호메시스는 아직 우리가 판단할 수 없는 개념이다. 2005년, 인간과 실험 독물학 논문지에 커크 T. 키틴과 J. 완저 드레인이 위험성/유익성 평가에 호메시스를 사용해서는 안되는 이유를 정리했다.
– 호메시스 자극 반응 곡선의 영역을 알지 못한다
– 우연히 호메시스가 측정될 수 있으며, 데이터의 부족으로 이 효과가 재연되지 못할 수 있다
– 호메시스를 어느 정도로 일반화할 수 있는지 알지 못한다
– 호메시스를 만족하지 않는 자극 반응 곡선이 존재하며, 이는 호메시스가 항상 성립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 사전 가설 검증이 아니라 사후 검정이 될 수 있다.
– 재연 불가능한 “거짓 양성” 호메시스 데이터셋의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다.
– 엄격한 과학적 수준에서 “호메시스 기제”가 설명되지 않는다.
– 몇몇 호메시스의 경우, 어떤 것은 유익한 효과를, 어떤 것은 해로운 효과를 나타내는 여러 기제들이 더해져서 나타난 자극 반응 곡선일 뿐이다.
이 모든 이유로 키친과 드레인은 호메시스를 위험 평가에 있어 기본적인 가정으로 두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결국 지금 시점에서 호메시스는 생의학의 영역에서 유용한 과학적 가정으로 받아들여지기에는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짧게 말해, 호메시스, 특히 방사능 호메시스는 흥미로운 현상이고 인간의 건강에 존재할수도,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잘못 확신을 가지고 틀리기 보다는 확실하지 않은 것으로 남겨 두는 것이 좋겠다.
(스켑틱, Harriet H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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