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폰은 2014년 PNAS에 실린 펜실베니아 대학의 마두라 잉갈리카와 라켈, 루벤 거 등이 수행한 인간 뇌 연결성에 대한 기념비적인 연구를 완전히 잘못 해석했습니다. 그들은 표준적인, 매우 확실한 분석 방법을 사용해 뇌량에 관한 발견을 포함한 다른 이들의 초기 연구를 확인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리폰은 그들의 성과를 묘사하는 방식을 비판하지만, 사실 잉갈리카가 사용한 방식은 매우 적절하며, 어떠한 맥락에서도 문제가 될 수 없는, 명확한 정의에 의한 것입니다. 잉갈리카 등은 자신들이 발견한 해부학적 결과가 행동적인 측면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그럴듯하게 추론했고, 이후 리폰은 언급하지 않은, 해부학적 성차와 행동의 관계를 확인한 뛰어난 과학자들의 대규모 후속 연구가 이를 확인했습니다. 리폰은 그대신 첫 연구에 대해 사람들이 블로그에 남긴 바보같은 댓글을 인용합니다. 마지막으로, 리폰은 얼핏 보기에는 잉갈리카의 논문과 다른 주장을 하는 듯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은 취리히 그룹의 연구를 설명합니다. 사실 취리히 그룹의 연구는 잉갈리카의 연구가 보인 핵심적인 성차를 확인하고 왜 그들이 발견한 뇌 연결성의 성차가 존재하는지에 대한 그럴듯한 이유, 곧 성에 따른 뇌의 크기 차이를 제시한 연구입니다.
최신 동물 연구에 대해서는 이 책은 그저 대부분의 연구를 무시하는 식의 어이없는 모습을 보입니다. 동물 연구는 성이 어떻게 포유류의 뇌 기능(예를 들어 위험 감수, 놀이 성향, 사회적 패배에 대한 반응 등에 대해)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인간의 문화와 무관하게 (물론 그들도 인간에 의해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은 있지만) 알 수 있다는 강력한 장점이 있습니다. 리폰은 사실상 진화를 부정하는, 곧 자신의 독자들에게 인간의 뇌에 대한 성차를 이해하는데 있어 동물연구의 중요성을 무시하라고 (“원숭이 연구는 이제 그만!”) 주문합니다. 그녀는 마치 인간의 목 아래 까지만 진화가 영향을 미친듯 이야기합니다.
리폰은 인간의 성차를 연구하는데 있어 생물학적 원인과 문화적 원인을 구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합니다.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관심있는 독자들은 내가 2014년 다나 재단의 “뇌”에 썼던 글에서 다룬 사회학자 J. 리처드 우드리의 훌륭한 연구를 읽어보기 바랍니다.
“여성을 남성과 동등하게 다루기 위해서는, 여성을 마치 남성처럼 다뤄온 습관을 버려야 한다.”
– 라라 브라이든, @LaraBriden December 4, 2017
리폰은 우드리의 연구나, 우드리의 가장 강력한 비판자이자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 칭하며 테스토스테론 문제에 “몰두하고” 있는 뛰어난 사회학자의 사실상의 동일한 주장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다나 재단의 “평등 =/= 동일” 논문 또한 리폰이 가장 의지하는 “뇌 가소성” 주장의 한계를 밝히고 있습니다.)
물론 “본성”이 “양육”과 상호작용한다는 사실을 뇌과학자와 대중들이 기억해야 하며 뇌 기능과 행동의 성차를 섣불리 해석해서는 안된다는 리폰의 주장은 옳은 말입니다. 성이 뇌에 미치는 영향에 의해 여성 혹은 남성이 더 우월하다는 비논리적인 결론 또한 거부해야 합니다. 나는 이런 당연한 주장을 거부하는 뇌과학자를 한 명도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리폰은 동등하게 중요한 다른 진실은 회피합니다. 바로 뇌과학자는 생물학적 성차가 존재하며 뇌의 기능과 행동을 이해하는데 성차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는 사실을 부정해서는 안되며 이를 연구하기를 두려워해서도 안된다는 사실입니다.
당신은 이렇게 물을 수 있습니다. 리폰과 같은 사람들은 도대체 무엇을 그렇게 두려워하는 건가요? 그녀는 이런 연구를 성차별주의자들이 잘못 사용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이는 얼핏 그럴듯하게 들립니다. 하지만 그 논리를 따르자면, 우리는 유전학도 연구해서는 안됩니다. 새로운 지식이 잘못 사용될 위험은 바퀴와 불을 발명할 때부터 있었습니다. 두려움은 우리가 무지를 고집해야할 이유가 되지 않습니다.
거의 20년 동안 이런 잘못된 논리를 듣고 있다보니 (마치 “사랑의 블랙홀”에서 빌 머레이가 매일 아침 같은 노래를 듣는 것처럼) 나는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를 확실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바로 여성이 남성과 “평등(equal)” 하기 위해서는 남성과 “동일(same)”해야 한다는 전적으로 잘못된 가정입니다. 그들은 뇌과학이 여성과 남성이 평균적으로 동일하지 않다는 것을 밝혀낼 경우, 여성과 남성이 어떻게든 평균적으로 평등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올까 두려워합니다. 저 가정이 완전한 잘못이며, 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성차에 대해 공포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서로 다른 두 그룹을 강제로 동일하다고 가정할 경우 진정한 불평등이 발생하게 되며, 바로 오늘날 의학 분야에서 그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날 생의학적으로 여성은 남성과 동등한 대접을 받고 있지 못하며, 이는 여성이 남성과 동일하게 취급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변화는 최근에야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리폰은 자신이 반 성차주의자가 아니라고 말하면서도 또한 “우리는 어쩌면 성차에 대한 연구를 멈추어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합니다. 명색이 전문가인 사람의 이런 어리석은 표현을 보면 정말 리폰은 생물학적 성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부정하고, 무시하고, 심지어 비방하는 자신의 행동이 사실상 지금의 여성에게 매우 해로운 남성 중심적 의학 연구를 강화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것인지 궁금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여성과 남성의 뇌는 같다는 말일까요, 다르다는 말일까요? 우리는 이제 두 질문에 모두 “그렇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여성과 남성의 뇌는 평균적으로 여러가지 측면에서 매우 비슷합니다. 동시에, 또 여러가지 측면에서 평균적으로 적게 혹은 많게 다릅니다. 이러한 결론을 지지하는 뇌과학적 증거는 매우 확실하며, 그 근거가 약해지는 것은 고사하고 점점 더 강력해질 것입니다. 우리는 다른 모든 과학 분야와 마찬가지로 성차가 뇌에 미치는 영향을 더 탐구해야 합니다. 안타깝게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성차 진영의 사람들은 이 분야의 과학자들을 끊임없이 공격하겠지요.
따라서 지금 당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성차에 대한 두 가지 극단적 이데올로기를 조심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바로, 남자와 여자는 화성과 금성만큼 다르며 신이 그렇게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진영과 여성과 남성의 뇌는 모든 면에서 동일하며, 여성과 남성의 모든 차이는 우연한 문화 (“성차별적 세상”)에 의한 것일 뿐 아니라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나쁜 사람이라 주장하는 진영입니다.
남자와 여자의 신체가 여러가지 측면에서 평균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부정하는 이는 아무도 없습니다. 그럼 왜 신체의 한 부분인 “뇌”에 대해서는 이 사실을 그렇게 받아들이기 힘들어 하는 것일까요? 마리 퀴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세상에서 두려워 해야할 것은 없다. 단지 이해가 필요할 뿐이다. 지금은 더 많이 이해하고, 더 적게 두려워해야할 때이다.” 2019년 성차의 뇌과학에 대한 토론에 딱 맞는 현명한 충고입니다.
(퀼레, Larry Cah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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