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과학

[책] 조너선 하이트의 “과보호 되고있는 미국인(The Coddling of the American Mind)” 1부 (2/2)

MK: 그렇죠. 이 책은 부드러운 말투로 쓰여있으면서도, 매우 실용적인 내용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게다가 당신은 여러 문제를 과감하게 지적하고 있지요. 시작 부분에 루키아노프와 함께 고대의 지혜를 찾아 그리스로 여행하는 부분도 재미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당신들은 우리 시대의 잘못된 지혜 세 가지를 발견하게 되지요. 이 시대 3대 신화(Great Untruths)라고 표현한 부분 말이에요.

JH: 세가지 끔찍한 생각이죠.

MK: 독자들을 위해 지금 말해보죠. 1) 고통이라는 신화(The Untruth of Fragility): 당신을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당신을 약하게 만들 것이다. 2) 감정이라는 신화(The Untruth of Emotional Reasoning): 언제나 당신의 느낌을 신뢰하라. 3) 선악의 신화(The Untruth of Us versus Them): 인생은 선한 이들과 악한 이들 사이에 벌어지는 투쟁이다.

그리고 당신은 우리의 인지 능력과 면역 체계 사이의 유사성을 이야기합니다. 여기에 대해 이야기해주시겠어요?

JH: 물론입니다. 인간은 단순한 시스템을 잘 이해하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약한 존재를 보호하는 일에도 능숙하지요. 그래서 새로 태어난 아이는 매우 약하게 보이고, 이를 강력하게 보호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인간은 세상에 태어날 때 완벽한 지적 능력을 가지고 태어나지 않습니다. 신경계는 성장하면서 계속 발달하지요.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이 필요합니다. 여러가지 도전을 겪고, 위험을 겪어야합니다. 어린 포유류는 모험을 하고 몸을 다치기도 하면서 자신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만드는지를 배웁니다.

MK: 그러니까 당신은 말 그대로 우리가 육체적, 감정적 위험에 노출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군요. (나중에 이야기하겠지만, 꼭 지적인 것 말고도 말이지요.)

JH: 그렇습니다. 나는 독자들에게 이런 상상을 하게 했습니다. 그들의 아이들을 18살까지, 넘어져서 무릎이 까지는 경험을 한 번도 하지 않도록, 그리고 어떠한 모욕이나 놀림과 같은 사회적 냉대도 한 번도 받지 않도록 만들어주는 완벽한 보호망을 만들어 아이를 보호하는 겁니다. 즉, 갓 태어난 아이를 18년 동안 모든 육체적, 감정적 고통으로부터 보호하다가 18살이 되는 생일날, 그 보호막이 갑자기 사라지고 대학으로 진학하게 된다고 해봅시다. 과연 이렇게 할 부모가 있을까요? 사람들은 이런 양육법이 자신의 아이를 망치는 결과를 낳으리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을겁니다. 이런 방식으는 아이가 결코 성숙한 어른이 될 수 없습니다.

면역 체계는 아이의 성장에 대한 최고의 비유입니다. 아니 비유라기 보다는 유사한 구조를 의미하는 상동관계(homology)라는 표현이 더 맞지요. 아이의 면역 체계 또한 신경계처럼 완벽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하지만 경험을 통해 점점 더 완전해지지요.

위생 가설이라 불리는 이론이 있습니다. 한 사회가 경제적으로 더 부유해지고 위생 수준이 올라갈수록 특정한 질병의 비율이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알러지나 천식과 같은 자가면역질환이 그렇습니다. 이에 대한 한 가지 강력한 설명은 우리의 면역체계가 적당한 흙, 세균, 심지어 기생충 등을 필요로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가진 면역 체계는 그런 외부의 침입을 기대하고 있으며, 이를 경험하지 못할 경우 충분히 발달하지 못하게 됩니다. 면역 체계는 외부의 침입을 통해 나심 탈레브가 말한 안티프래질 특성을 가지게 됩니다. 탈렙 또한 이 개념을 설명할 때, 아이가 세상을 살아가기에 충분한 경험을 하지 못하게 과보호하는 부모의 예를 들었지요.

MK: 당신은 오늘날의 양육과 교육 문화가 “안전주의(safetyism)라는 신화”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신화는 언제 시작되었나요? 그리고 어떤 문제를 만들었나요?

JH: 책을 쓸 때 즐거운 점은 짧은 기사에서 다루지 못했던 매우 다양한 측면을 조사하고 언급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책의 후반부에 우리는 지금 우리가 처한 문제를 만들어낸 여섯 가지 흐름을 다루었습니다.

한 가지는 전세계적으로 사람들의 경제 수준이 올라가고 자식의 수가 줄었다는 것입니다. 곧, 사람들은 아이 한 명 한 명에게 더 신경을 쓰게 되었지요. 다른 한 가지는, 대학 진학을 위한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졌고, 아이들이 좋은 대학을 가기위해 준비해야 하는 기간이 늘어나면서 뛰어놀 수 있는 시간이 줄었다는 것이죠.

세번째 이유는 가장 중요한 것으로, 80년대부터 케이블 TV와 같은 변화된 미디어 환경에 의해 모든 사람들이 유괴된 아이들에 대한 기사를 끊임없이 보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MK: 책에는 두 가지 구체적인 예가 나와있지요.

JH: 그렇습니다. 1979년 유괴되었고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에탄 패츠와 1981년 유괴되어 살해된 아담 월시입니다. 1990년대에는 모든 부모와 아이들은 우유곽이나 피자 상자, 전기세 고지서에까지 유괴된 아이들의 사진을 보게되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그들 중 대부분이 생판 모르는 범죄자에 의해 유괴된 것이 아니라 이혼한 다른 한 쪽 부모가 데려갔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부모들은 매우 큰 두려움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1980년대 까지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아이들은 부모가 보지 않는 곳에서 자유롭게 놀았습니다. 지금의 40대 들은 그런 시절을 기억하고 있지요. 그러다 저녁 시간이 되면 알아서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90년대 어느 시점부터 대부분의 중산층에서 이런 문화가 사라졌습니다.

오늘날 내가 대학생들에게 언제 처음으로 부모에게 말하지 않고 바깥에서 놀거나 친구 집에 놀러갔냐고 물어보면 보통 13살이나 14살이라고 말합니다. 12살 전에 그런 경험을 한 학생은 거의 없습니다. 이건 매우 커다란 변화입니다.

우리는 모험이 필요한, 스스로 세상을 경험하고 자신을 시험해보아야 할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해온 것입니다. “안돼. 너는 14살 이전에는 자유를 가져선 안된다.” 또다른 요인도 있습니다. 정치적 양극화는 유년기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대학 캠퍼스의 분위기를 바꾸었지요.

MK: 당신은 앞서 트웬지의 책을 언급했지요. 그녀는 아이들이 바깥에서 놀지 않는 이유가 스마트폰의 소셜 미디어에 빠져 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니까 덜 사회적이 되었다기 보다는, 새로운 방식으로 사회적 활동을 한다는 것이죠. IGEN 의 이런 문화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JH: 트웬지는 소셜 미디어를 가장 중요한 이유로 꼽습니다. 2011년 우울증과 불안증의 비율이 높아지기 시작했고, 이는 소셜 미디어 가설과 매우 잘 맞아 떨어지지요. 나는 소셜 미디어의 영향이 어느 정도 있다는 점에서는 그녀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하지만 그 영향이 얼마나 큰 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소셜 미디어 이전 90년대 시작된, 부모의 과보호로 인해 어린 시절의 모험이 사라진 것이 적어도 그 정도로 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즉, 소셜 미디어와 자유로운 놀이가 두 가지 큰 이유라는 것이지요. 하지만 책에는 더 많은 요인들을 설명했습니다.

3부로

(내셔널리뷰, Madeleine Kear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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