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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문제는 교복 치마가 아닙니다

남색이나 검정색의, 반항의 뜻에서 허리 부분을 접어 올리지 않는다면 언제나 무릎 길이에 머무는 얌전한 교복 치마는 이제 멸종 위기에 처한 것일까요? 적어도 영국에서는 그렇습니다. 영국 내 최소 40개 중등학교가 성중립을 명분으로 교복 치마를 금지한 것이 현실이니까요. 11세에서 16세 사이의 영국 소녀들은 이제 교복으로 바지만을 입을 운명에 처한 듯 합니다.

도덕적으로나 미학적으로, 또 실용적인 관점에서 바지 교복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어린 학생들의 가치관이 형성되는 장이자, 폭력의 온상이기도 한 학교에서 성중립적 교복 정책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상식에도 부합할 뿐 아니라 트랜스젠더 학생을 비롯한 논바이너리(non-binary) 학생들까지도 통합할 수있는 정책이죠. 바지 교복은 분명 치마 교복에 비해 모두의 행동 반경을 넓힐 수 있는 옵션입니다. 학생들이 성적 대상화되는 일이 흔하고 다양한 형태의 폭력이 존재하는 환경에서라면 더더욱 그렇죠.

하지만 저는 치마 교복을 금지하는 성중립적 교복 정책에는 반대합니다. 더 많은 이를 포괄하기 위한 정책이, 누군가에게 선택지를 줄이는 방향으로 시행되어서는 안 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교복 정책은 선택의 폭을 넓히는 방향으로 가야지, 여학생들의 옷차림을 단속하는 방향으로 가면 안 됩니다. 치마를 금지하는 것이 학생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평등이라는 메시지보다 누군가를 탓한다는 메시지가 더 크게 느껴지지 않을까요?

성중립 교복 정책이 차용하는 언어에서는 빅토리아 시대의 분위기마저 느껴집니다. 치마를 “용인할 수 없는 아이템”의 목록에 올린 학교도 있죠. 치마를 “부적절하고 당혹스러운 옷차림”이라고 언급한 학교도 있습니다. 여학생들에게 “조신하고 얌전한 옷차림”을 요구할 일도 머지 않은 듯 보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치마나 치마 교복을 입은 여학생들이 아닙니다. 여학생의 치마 교복을 문제 삼는 논리는 강간 당한 여성의 옷차림을 탓하는 정서와 맞닿아 있습니다.

학생들이 치마를 입기를 원한다면 입을 수 있어야 합니다. 진짜 문제는 학교 안에서, 그리고 또 밖에서 여학생들을 성적 대상화하는 시각입니다. 우리는 치마 입은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몰카 범죄와 여교사들에 대한 성희롱과 같은 진짜 중요한 문제를 잊어서는 안 됩니다. 진짜 문제는 우리 모두가 온 몸으로 겪었지만 입 밖에 내어 말하지 못한 학창시절의 여성혐오입니다. 성중립적 교복 정책이 해결책이 될 수 있지만, 그 정책은 모두가 치마나 바지를 원하는대로 입을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가디언, Chitra Ramaswa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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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복 자체가 어떤 획일화, 강제적 성격이 있는데 바지와 치마 둘 다 입는 것도 아니고 한 쪽을 금지하는 것은 비민주적이고 개성을 없애는 쪽으로 더 가까이 가는 전체주의적인 생각으로 보입니다. 머릿속에서 타고난 성을 획일화하는 사고가 은연중 길러지지는 것은 아닐까 우려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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