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문제를 보면 해결책을 찾아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입니다. 약간 흔들리는 문손잡이처럼 아주 사소한 문제라 하더라도요.
제가 2013년 JP모건 체이스에 입사했을 때 사내, 특히 테크 부서에서 높은 직급에 있는 여성의 수는 제 예상보다 훨씬 적었습니다. 기업 문화 역시 마초적이라는 인상을 받았죠. 저를 채용한 분은 공교롭게도 리스크 기술 부서의 책임자인 여성 상사였고, 저는 사내 테크 직종 여성 네트워킹 모임을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사내 프로그램에는 항상 따르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정작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할 사람들의 참여가 없다는 것입니다. 저는 사내 다양성의 부재에 회사 구성원 모두가 관심을 갖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화가 필요했죠.
우리는 영국 전역의 여직원들로부터 그들의 경험을 들어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곧 무의식적인 편견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죠. 그중 대표적인 것이 업무 내용과 지원자의 능력에 대한 것입니다. 조사에 따르면 여성 지원자들은 자신이 구인 공고에 명시된 업무의 90% 정도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남성들은 50%만 할 수 있어도 일단 지원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편견은 편견으로 고통받지 않는 사람의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 법입니다. 백인 남성이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업계에서 일하는 백인 남성은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는 한 자기 업계에 존재하는 편견을 알아채기 어렵죠.
우리는 사내의 남성 관리자들이 여직원들이 직장에서 마주하는 어려움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이들이 더 많은 여성을 고용하고 승진시키도록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우리가 설문을 통해 얻은 여직원들의 생생한 말과 경험을 활용해, 일터에서 발견되는 흔한 편견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남성이 이를 알아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또 그런 상황을 알아챘을 때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담은 2시간 분량의 강의를 개발했죠.
남성인 저는 성별과 관련된 편견 때문에 커리어에 타격을 입은 경험이 전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성평등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제가 가정에서 ‘피해 경험’을 접하기 때문입니다. 가족 내 여성들의 커리어가 영향을 받는 모습을 직접 보았기 때문이죠. 아버지가 알츠하이머를 앓고 계신 덕분에 알츠하이머라는 병과 환자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과 마찬가지로요.
이렇게 만들어진 강의는 몇 차례 시험 끝에 작년 초 영국 내 세 개 지부에서 공식적으로 도입되었습니다. 올해는 미국 뉴저지와 인도 벵갈루루에서도 시행될 예정입니다. 직원들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입니다. 남직원들 가운데 평소 이 문제에 대해 깊이 고민해본 이는 거의 없지만, 강의를 통해 여성들의 경험을 듣고 나면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고 해결책을 모색하게 되죠.
성별과 관련된 선입견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 기업의 신뢰와 생산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남성들이 인식하는 것은 열린 기업 문화, 배타적이지 않은 기업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데 꼭 필요한 과정입니다.
사내 젠더 다양성이 개선되고 배타적인 문화가 사라져서 우리가 개발한 강의가 쓸데없는 잔소리가 된다면 그것이 곧 우리 프로그램의 성공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시도는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합니다. 애초에 테크 관련 직종에 진입하는 여성의 수가 매우 적습니다. 교육과정에서 더 많은 여학생이 테크 관련 커리어에 관심을 갖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JP모건 체이스는 ‘테크 커넥트(Tech Connect)’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죠.
저는 물론, 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여전히 이 모든 것은 새로운 발견의 과정입니다. 성 편견에 대해 배우면 배울수록,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아야겠다는 결의를 다지게 됩니다.
(쿼츠, Stephen Koch)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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