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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의 냄새를 맡으면 나이가 드는 이유

건강하게 오래 사는 방법으로 우리는 흔히 운동을 하고, 야채를 먹고, 스트레스를 피하라는 말을 듣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를 추가해야 겠군요. 바로 이성의 냄새를 맡지 않는 것입니다.

초파리와 쥐의 경우 다른 성별의 페로몬 냄새를 맡게되면 노화가 빨라진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문제는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가 하는 것입니다.

진화생물학은 번식과 노화 사이의 충돌이라는 관점으로 이를 설명합니다. 이 관점은 또한 암컷과 수컷의 노화가 왜 다른지를 설명할 수 있습니다. 암수는 번식에 있어 전혀 다른 입장에 있기 때문에 이 번식과 노화 사이의 균형도 다르게 일어나는 것입니다.

미시건 대학의 유전및 노화 연구자인 마이클 가라트는 최근 후각이 어떻게 노화에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해 연구할 수 있도록 전미노화연구연합의 연구지원금을 받았습니다. 노틸러스가 그와 만났습니다.

Q: 번식과 노화는 어떤 관계가 있나요?

A: 진화생물학은 번식에 대한 투자가 노화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것으로 추측합니다. 예를 들어 당신의 신체에 노화를 막기 위해 이를 수리하는 기능이 있다고 합시다. 이를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노화에 관한 진화이론은 이 에너지를 수리에 쓰거나 혹은 번식에 쓸 수 있다는 점에서 두 기능 사이의 충돌이 있을 것이라 예측합니다. 야생에서 포식자나 다른 사건에 의해 사망률이 높아 기대수명이 많지 않은 동물이 있다고 해봅시다. 이들은 번식 중에 노화가 빨라지는 효과가 발생하더라도 어차피 죽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번식에 모든 에너지를 쏟게 됩니다.

Q: 암컷과 수컷은 어떻게 다른가요?

A: 수컷과 암컷은 번식 전략이 다르기 때문에 노화 역시 다르게 일어납니다. 수컷은 잠재적으로 수많은 후손을 낳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때문에 많은 수의 정자를 만듭니다. 번식 속도 또한, 알의 수가 많지 않으며 포유류의 경우 임신과 수유가 필요한 암컷처럼 제한을 받지 않습니다. 수컷은 암컷에 비해 번식에 많은 에너지를 투자하도록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면 암컷은 보다 보수적인 번식 전략을 취하게 됩니다. 이때문에 수컷은 암컷보다 더 빨리 늙게 됩니다.

Q: 냄새는 이 과정에 어떻게 끼어드나요?

A: 수컷은 주변에 암컷이 있는 것을 알게되면 전략적으로 자신의 자원 투자 방식을 바꿉니다. 즉, 암컷의 냄새를 맡게 되면 번식 성공률을 높이는 방식으로 에너지를 사용하게 되며 그 결과로 수컷의 노화는 빨라질 수 있습니다. 초파리나 벌레와 같은 단순한 유기체에서 주위에 이성이 있을 때 노화가 빨라지는 것은 여러 차례 관찰되었습니다. 수컷 초파리가 암컷 초파리의 페로몬에 노출될 경우 이들의 노화는 빨라집니다. 쥐의 경우 후각은 발달 및 번식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60년대와 70년대 이루어진 쥐에 대한 연구는, 이들이 이성의 페로몬에 노출 되었을때 수컷와 암컷 모두 더 빨리 성적으로 성숙했습니다. 이는 페로몬이 번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려주며, 또한 노화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말해줍니다.

Q: 노화에 영향을 주는 다른 사회적 신호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A: 사회적 신호가 노화에 영향을 확실하게 준다면, 종에 따라 이러한 사회적 신호를 만드는 감각의 종류는 다를 수 있습니다. 쥐와 같은 몇몇 포유류에서 후각은 사회적 의사소통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며 따라서 후각이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초파리의 경우에는 미각이 후각보다 노화를 일으키는데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른 감각에서도 이런 효과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다람쥐의 경우에는 사회적 경쟁을 알려주는 청각 신호가 번식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번식과 노화 사이의 상충관계를 가정할 경우, 다람쥐에 있어서 사회적 청각 신호가 이들의 노화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 추정할 수 있습니다.

Q: 성간의 갈등이 생물학적 노화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A: 노화에 있어 성적 갈등은 중요한 주제이며, 무척추동물을 대상으로한 연구가 있습니다. 이들의 경우 암컷과 수컷이 서로 자신의 번식확률을 높이기 위해 상대방의 노화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수컷 초파리는 자신의 정액에 암컷의 수명을 줄이는 단백질을 집어 넣습니다. 이 단백질은 초기에는 암컷으로 하여금 더 많은 알을 낳게 만들어 그 수컷의 후손이 늘어나도록 만들지만 이후에는 암컷의 번식력을 줄이며 노화의 속도 또한 빠르게 만듭니다. 포유류와 초파리의 정액에 포함된 단백질은 매우 다양하며 때로 수컷과 암컷 모두에게 유리하도록 진화한 단백질도 있습니다. 하지만 수컷과 암컷의 이득은 서로 충돌할 수 있습니다.

Q: 일부일처제가 수명에는 도움이 될까요?

A: 만약 당신이 짝이 있고 환경 또한 안정되어 있다면 당신은 다른 여성을 유혹하기위해 큰 에너지를 쏟을 필요가 없을겁니다. 여성을 유혹할, 혹은 다른 남성과 경쟁할 준비가 늘 되어 있지 않아도 되니 스트레스도 덜 받겠지요. 이런 안정된 관계는 분명 노화를 늦추어줍니다. 안정된 관계를 가진 남성의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더 낮으며, 결혼한 남성의 심혈관질환 위험 및 치사율이 더 낮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반대로 당신이 짝을 찾고 있으며 아직 짝을 찾지 못했다면 이는 매우 큰 스트레스 요인이 됩니다. 초파리에 대한 연구에서 암컷 페로몬에 노출된 수컷 초파리의 노화는 빨라졌지만, 또한 이들이 암컷과 짝을 짓고 나자 그 효과는 줄어들었습니다.

Q: 인간의 노화에 성적인 효과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본 연구는 있을까요? 있다면 그 결과는 어떤가요?

A: 역사적 자료와 최근의 기록 각각에 대해 여성의 출산과 수명 사이의 관계를 본 몇몇 연구가 있습니다. 그 결과는 이들의 배경에 따라 달랐습니다. 한가지 가능성은 자원이 풍족하지 못할 경우, 아이를 많이 가진 여성의 수명이 짧아진다는 것입니다. 남성의 경우 거세가 수명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역사적 자료를 통해 본 연구가 있습니다. 테스토스테론은 남성의 성기능에 다양한 영향을 주는 호르몬이기 때문에 만약 번식과 수명 사이의 상충관계가 실재한다면 거세한 남성의 수명은 길었을 것입니다. 이 연구들에서도 결과는 다양했지만, 1,400년에서 1,900년 사이 한국의 내시에 대한 연구에서 이들은 거세되지 않은 이들에 비해 더 긴 수명을 가졌습니다. 이는 번식과 생존 사이의 상충관계가 실재함을 의미합니다.

Q: 이번에 전미노화연구연합(AFAR)에서 받은 지원금으로 어떤 연구를 할 생각인가요?

A: 이번 지원금의 주 목적은 서로 다른 사회적 환경에서 후각이 노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알아보는 것입니다. 우리는 페로몬 냄새를 맡지 못하는 쥐를 사용해 이들이 서로 다른 사회적 환경에 있을 때 생리적, 잠재적 노화가 어떻게 바뀌는 지를 볼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후각이 노화를 직접적으로 조절하는 지를 알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또한 우리는 생식 호르몬을 포함한 호르몬 시스템이 후각에 의해 어떻게 조절되는지, 그리고 호르몬이 노화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볼 계획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번식에 성공한 경우와 그저 이성의 냄새를 맡기만 한 것이 이들 쥐의 생의 말기에 병리학적으로, 기능적으로 어떤 차이를 만드는지를 확인할 계획입니다.

(노틸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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