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여성의 비율은 미국에서 2000년에 정점을 찍은 뒤 그때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생산성을 향상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을 찾고 있는 미국에 스탠다드앤푸어스(S&P)의 보고서가 제시한 해법은 사회적으로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경제적 자원이라 할 수 있는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를 적극적으로 장려하라는 것이었습니다.
S&P의 경제학자들이 내놓은 분석에 따르면, 미국에서 일하는 여성 비율이 노르웨이만큼 높아지면 미국 경제는 지금보다 1조 6천억 달러(약 1,750조 원) 더 부유해집니다.
미국에서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가 본격적으로 활발해진 것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의 일입니다. 1970년대에는 미국이나 노르웨이나 일하는 여성 비율이 45%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똑같았습니다. 2016년이 되면 노르웨이에서는 일하는 여성이 76%나 되지만, 미국에서는 67%에 불과합니다. S&P는 미국이 1970년대 이후 노르웨이와 비슷한 길을 밟았다면, 1인당 소득이 5천 달러 정도 더 늘어났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는 일하는 여성의 교육 수준과 경력 등 생산성을 더 높일 수 있는 요인을 고려하지 않은 수치입니다. 실제로는 그 효과가 5천 달러보다 더 클 수 있다는 뜻이죠.
S&P는 특히 지금껏 주로 남성이 독점해 온 업종에 여성의 참여가 활발해진다면 미국의 GDP는 향후 수십 년간 그것만으로 5~10% 더 상승하리라고 내다봤습니다. 이는 또한, 고령화로 인해 노동인구가 줄어드는 문제를 타개하는 좋은 방법이기도 합니다. 현재 일할 수 있는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40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몇 가지 상황이 나아질 만한 조짐이 보입니다. 예를 들어 이른바 “STEM”으로 불리는 이공계 과목을 전공하는 여학생들이 늘어나는 추세이고, 대개 남자들만 일하던 분야에 여자들이 진출하는 경우도 잦아졌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걸림돌도 있는데, 미국에서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출산휴가나 육아휴직을 유급으로 하도록 법이 정하고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OECD 회원국 가운데 유급 출산휴가나 육아휴직 제도가 아예 없는 나라는 미국이 유일합니다. 2013년 퓨리서치센터의 조사를 보면 어머니의 27%가 가족 때문에 일을 그만뒀다고 답했습니다. 아버지 가운데 같은 이유로 일을 그만뒀다는 응답자는 10%에 그쳤습니다.
보고서의 저자들은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율이 남성의 참여율과 반드시 같아질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대신 현재 성별에 따른 노동시장 참여율의 차이를 좁히려면 “성별에 구애받지 않고 편하게 일할 수 있는 보다 평등한 일터”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여성은 소득이 늘었을 때 이를 대개 아이의 교육이나 건강에 쓰기 때문에 가족의 효용이 높아지는 부수적인 효과도 있다고 합니다.
보고서는 마지막으로 정책결정자들이 일터에서의 양성평등을 촉진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현실적인 조처를 몇 가지 열거했습니다. 대표적인 방안이 의회예산처가 앞장서 일종의 양성평등 점수제를 도입하는 방법입니다. 현재 의회예산처는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이 나라 예산을 얼마나 들여야 하는지만을 바탕으로 점수를 매기고 법안을 평가합니다. S&P는 이에 더해 의회예산처가 모든 법에 “경제적인 효과가 얼마나 될지, 여성의 사회적 진출을 돕는 데는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를 중심으로 점수를 매기면 인식을 바꿔 변화를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쿼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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