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텔(Intel)이 인공지능 기술을 드론에 접목해 만든 새로운 해양생태계 연구용 로봇 스놋봇(SnotBot, 애칭 코흘리개 관찰봇)의 용도와 효과를 직접 소개한 글로, 뉴욕타임스가 인텔의 로고를 내세워 기사 형식으로 실은 콘텐츠(Paid Post)임을 먼저 밝혀둡니다. 원문 “Can Whale Snot and Artificial Intelligence Save Our Ocenas?”에서는 스놋봇이 고래가 내뿜는 물보라를 채집하는 순간을 담은 동영상 등 생생한 시각 자료를 함께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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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래시어 실호에 탄 선원들은 알래스카 프레데릭사운드 앞바다에 신선을 고정한 채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윽고 배에서 불과 몇백 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거대한 회색빛 물체가 해수면을 박차오르며 공기 중으로 물보라를 내뿜습니다. 혹등고래 한 마리가 숨을 쉬러 물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 겁니다. 선원들은 지난 20여 분간 고래가 숨을 쉬기만을 숨죽여 기다려 왔습니다.
배에 탄 사람들 가운데는 엔지니어와 과학자도 있고, 고래의 생태를 연구하며 해양 생태계를 보존하는 방법을 찾는 환경보호 전문가도 있습니다. 모두 인텔(Intel)과 해양 생태계 협약(Parley for the Oceans)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연구 프로젝트의 일원으로 참가한 이들이죠. 해양 생태계 협약은 아름다운 우리 바다의 파괴를 막고 이를 보호하는 캠페인을 효과적으로 펴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는 환경보호 단체입니다. 인텔과 해양 생태계 협약은 지금 현장에 투입할 새로운 연구 장비를 본격적으로 시험해보려고 알래스카 남동부 앞바다에 모였습니다. 스놋봇(SnotBot), 우리말로는 ‘코흘리개 관찰봇’ 쯤으로 옮길 수 있는 장비가 주인공인데, 인텔이 개발한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장착한 고성능 드론입니다. 연구팀은 스놋봇을 고래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것은 물론이고, 고래가 숨을 쉴 때 내뿜는 물보라 일부를 표본으로 채집해 분석하는 데 쓸 예정입니다. 물보라에는 고래의 몸속에 들어갔다 나온 온갖 성분이 섞여 있을 테니, 콧물이란 뜻의 “Snot”을 애칭으로 쓴 겁니다. 연구진은 표본에서 고래의 건강 상태는 물론이고 해양 생태계 전반의 상태를 가늠하는 데 필요한 소중한 정보를 모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모든 생명체의 태곳적 신비를 간직한 곳이 바다잖아요. 결국, 우리 인간도 바다에서 진화해 온 것이고요.”
알래스카 고래보호재단에 속한 생물학자이자 해양 생태계 협약의 스놋봇 연구팀에서 이번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 프레드 샤프의 말입니다. 물의 순환에서 단연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도 바다이고, 해양 식물은 지구상에 생명체가 숨 쉬는 데 필요한 산소 대부분을 공급합니다. 고래의 건강은 전체 해양 생태계의 건강을 측정하는 리트머스 시험지 같은 것입니다. 각종 오염물질이나 인간의 자원 채취, 인간이 만들어내는 온갖 소음이 바닷속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고래의 상태를 보면 짐작할 수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또 고래의 상태를 통해 반대로 바다가 지구의 기후에 미치는 영향, 그를 통해 바다가 지구의 환경 전반을 어떻게 조절해 인류에게 영향을 미치는지까지 실마리를 얻으려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고래에게서 그렇게 정확한 데이터를 과연 얻을 수 있을까요?
인류의 미래를 예측하는 데 인공지능 활용하기
스놋봇의 동선은 갈매기와 비슷합니다. 고래가 물속에 있을 때는 하늘을 날다가 고래가 숨을 쉬러 해수면으로 올라올 때 고래를 향해 다가가죠. 갈매기들은 고래가 내뿜는 물보라에 딸려오는 작은 물고기나 새우를 먹으러 가는 것이고, 스놋봇은 물보라 자체를 표본으로 채집하러 갑니다. 스놋봇이 채집한 표본으로 연구팀은 고래의 DNA를 분석하고 스트레스 호르몬이 어느 정도인지 측정하는 등 고래의 건강 상태를 종합적으로 검진합니다. 또한, 스놋봇 덕분에 과학자들은 고래에게 직접 가까이 가지 않고도 고래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고래가 내뿜는 물보라를 맞아가며 채집하는 드론이 한 대 있고, 다른 드론 한 대는 더 높은 곳에서 이 장면을 모두 고화질 동영상으로 촬영해 실시간으로 전송하기 때문이죠. 두 가지 데이터 모두 고래와 해양 생태계를 연구하는 데 소중한 정보의 보고나 다름없습니다.
스놋봇이 더욱 대단한 건 드론이 배로 보내오는 고래의 이미지와 특징을 인공지능으로 실시간 분석하는 능력을 갖췄다는 점입니다. 인공지능은 근방에 있는 고래 데이터베이스를 뒤져 지금 드론이 촬영하고 있는 고래가 누구인지 분석해 바로 알려줍니다. 마치 안면인식 기술처럼 고래마다 다른 꼬리의 모양이나 색깔, 무늬를 인식해 이를 바탕으로 각기 다른 고래를 분간해내는 겁니다.
“드론이 고래를 촬영하면서 거의 동시에 ‘아, 지금 저 고래는 2년 전에 촬영했던 그 친구네요.’라고 알려주는 셈이죠. 정말 대단하지 않습니까? 연구진으로서는 이보다 효과적인 방법이 더 있을까 싶고, 또 고래에게 너무 가까이 다가가 스트레스를 주지 않을 수 있으니 그것도 명백한 장점이죠.”
해양 생태계 협약의 수석과학자 래인 커의 말입니다.
스놋봇은 하늘을 날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물속으로 들어가 수중 촬영도 합니다. 인텔의 선임 엔지니어 테드 윌키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가 물속에서 촬영한 고래의 모습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기도 한다고 설명합니다. 너무 마르진 않는지, 먹이를 잘 먹지 못해 영양실조에 걸린 건 아닌지, 혹은 건강에 문제가 있어 피하지방을 흘리고 다니는 건 아닌지 등이 고래 건강검진 목록에 포함되는 셈이죠.
“스놋봇은 정말 엄청납니다. 하지만 스놋봇에서 얻는 데이터도 결국 하나의 데이터일 뿐이죠. 인공지능을 활용해 고래의 모습과 건강 상태 등을 측정하고, 고래의 콧물(숨 쉴 때 내뿜은 물보라)을 분석했을 때 나온 몇 가지 안 좋은 지표가 있다면 이를 어떻게 고래 스스로 제어하는지도 분석할 수 있다는 게 더 대단한 진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해양 생태계 협약을 세운 시릴 거치는 말합니다.
“고래가 가져다주는 정보는 깊은 바닷속의 상태를 짐작하는 데 필요한 것들까지 정말 엄청납니다. 현재 바다 생태계에 관해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을 다 요약해 전달해주는 것이나 다름없죠. 스놋봇 덕분에 우리는 고래가 가져오는 소중한 메시지를 고래를 귀찮게 하지 않으면서 들여다볼 수 있게 된 겁니다.”
고래를 쫓아서
바다에서 발 빠르게 움직일 수 없다면 바다를 제대로 관찰하고 해양 생태계에 관한 근본적인 물음에 답하기 어렵습니다. 혹등고래 연구만 하더라도 지금껏 정말 많은 난관이 있었습니다. 혹등고래는 물속에서 30분 가까이 숨을 참을 수 있습니다. 숨을 쉬러 올라왔던 곳에서 수 킬로미터 떨어진 어느 지점에서 다음번 숨을 쉬러 나오기 일쑤이다 보니, 고래 한 마리를 추적해 연구하는 것도 대단히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워싱턴대학교의 혹등고래 연구 전문가 에이미 케네디는 말합니다.
“많지 않은 고래를 직접 관찰하고 연구하는 일도 정말 어렵습니다. 당장 바다에 나가 고래를 직접 찾는 것만 해도 비용도 만만찮은 데다 쉬운 일도 아니니까요. 원격으로 고래를 찾아 효과적으로 관찰할 방법이 있다면 그거야말로 적은 비용으로 엄청난 결과를 내는 셈인 거죠.”
연구진은 이제 몇 달씩 먼바다를 전전하는 대신 바다에 며칠만 나갔다 와도 스놋봇으로 모은 풍성한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게 됐습니다. 에이미 케네디는 고래의 이동 경로를 추적해 기록하는 일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덧붙였습니다. 해수 온도가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면서, 고래들은 기존에 짝짓기하고 새끼를 낳아 기르던 해역을 떠나야만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고래의 동선이 화물선이 지나는 바닷길이나 자원을 채취하는 일로 오염된 바다, 원양어선이 조업하는 영역과 겹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보금자리를 잃어버린 몇몇 고래의 개체 수는 급격히 줄고 있습니다. 스놋봇과 같은 기술 혁신이 더욱 시급해졌습니다.
시릴 거치는 스놋봇이 단지 해양 생태계 연구를 돕는 데 그치지 않고, 이 분야에 혁신을 가져왔다고 평가합니다.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을 장착한 인텔의 고성능 드론 덕분에 과학자들은 고래를 괴롭히지 않으며 고래에 관한 데이터를 모을 수 있게 됐습니다. 실시간으로 고래를 분석하고 진단하며 해양 생태계 전반에 관해 아주 중요한 정보들을 얻을 수 있게 됐죠. 장비 하나만 새로 들였는데, 이 모든 게 가능해진 겁니다. 이제 과학자들은 전에 없던 데이터를 바탕으로 훨씬 정확한 분석을, 훨씬 더 빨리 내릴 수 있게 됐습니다.”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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