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관한 글을 쓸 때 남자는 주로 섹스를, 여자는 결혼을 이야기합니다. 여성의 글은 감정에 초점이 맞춰진 반면, 남성의 글은 행동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성 역할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동성애가 점점 더 받아들여지는 추세이지만, 남자와 여자는 여전히 사랑을 이야기할 때 각자의 언어로 소통하고 있습니다. 독자들이 뉴욕타임스 연애 칼럼 <모던 러브>에 기고한 에세이만 보더라도 남녀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납니다.
그래서 뉴욕타임스가 독자들이 지난 4년 동안 <모던 러브>에 기고한 에세이를 모아 분석해 봤습니다. 에세이에 쓰인 단어를 발행 여부와 독자의 성별, 이 두 가지 기준에 따라 분류하여 아래 도표로 만들었습니다.
첫째, 남녀 간의 차이입니다. 가족에 관해 설명할 때, 남성은 주로 ‘아버지’, ‘아빠’, ‘아들’이라는 단어를 쓴 반면, 여성은 ‘어머니’, ‘엄마’, ‘딸’이라는 단어를 많이 썼습니다. 본인을 지칭한 경우를 배제하기 위해 이중으로 확인한 결과, 실제로 본인이 아닌 자신의 가족이나 배우자의 가족에 관해 이야기할 때도 위와 같은 패턴이 강하게 나타났습니다.
물론, 독자들이 기고한 에세이는 대표성이 결여된 표본입니다. 하지만 이번 분석을 통해 드러난 패턴의 상당수가 실제 연구 결과와 일치합니다.
몇몇 연구에 따르면, 부모는 같은 성별을 가진 아이에게 태어나기도 전부터 더 깊은 유대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또한, 부모는 같은 성별의 아이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경향이 있고, 실제로 많은 부모가 같은 성별의 아이를 원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보통 아들은 아빠를, 딸은 엄마를 롤모델로 삼게 됩니다.
또 다른 연구 결과는 여성이 남성보다 감정 표현에 더 능숙하고, 부모는 딸과 대화할 때 감정을 묘사하는 단어를 더 많이 쓰며 아들에게는 울지 말라는 말을 더 많이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보통 남자아이에게는 화를 표출하라고 가르치고, 반대로 여자아이에게는 화를 참으라고 이야기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한 패턴은 도표에서도 나타납니다. 남성은 ‘치다(hit)’, ‘때리다(punch)’, ‘싸우다(battle)’ 등 행동 중심적인 단어를 많이 쓴 반면, 여성은 ‘분노(resentment)’, 아픔(hurt)’, ‘고통(agony)’ 등 감정을 묘사하는 단어를 많이 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여성은 남성보다 ‘느끼다, 생각하다(feel)’라는 단어를 훨씬 더 많이 썼습니다. 남녀가 서로 다른 감정을 느끼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비슷한 종류의 감정을 느끼지만, 남성이 단순히 감정 표현을 덜 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섹스냐 사랑이냐는 질문에 미네소타주립대 가정학과 교수이자 커플 상담사인 윌리엄 도허티는 남녀 모두 섹스와 사랑 둘 다 원한다고 말합니다. 다만, 남자에게 있어 섹스가 진지한 관계를 시작하기 위한 일종의 관문이라면, 여자에게는 상대방과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로빈 라코프 UC버클리대 언어학과 명예 교수는 남성과 여성의 행동 사이의 경계가 점점 모호해 지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1950년대에는 남성이 분노, 경쟁심, 적대심 등을 표출해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에 남자들의 욕설이 일상다반사였습니다. 반대로 두려움, 슬픔, 사랑을 표출해야 했던 여자들은 자주 운 것이죠.”
하지만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많이 변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성 역할과 성적 고정관념에 대해 혼란을 겪고 있는 시기라고 하는 게 가장 정확하겠네요.”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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