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옥스팜(Oxfam) 블로그 중 하나인 “가난에서 힘으로(from poverty to power)”에 올라온 발터 샤이델의 책 “불평등의 역사(The Great Leveller)” 서평을 번역했습니다. 불평등의 역사적 패턴과 오늘날 전 세계에 존재하는 다양한 종류의 불평등을 해소할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주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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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델이 그의 저서 “불평등의 역사”에서 주장하는 바는 다음과 같습니다.
수천 년 동안, 불평등이 심화하거나 높은 상태에서 유지되다가, 그 간극이 줄어드는 짧은 역동적인 시기가 가끔 있었습니다. 1914년부터 1970년대까지의 60~70년의 기간에 부유한 국가와 사회주의 국가에서 모두 역사적으로 가장 격동적으로 빈부격차가 줄어들었습니다.
그는 빈부격차가 해소되기 위해서 아래 네 가지 조건이 성립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마치 성경에 나온 종말처럼, 이 네 가지는 ‘이 땅의 평화를 파괴하고, 칼과 굶주림, 죽음, 괴수들에 의해’ 사람들을 죽입니다. 이 네 가지 중 하나 혹은 여러 가지 요소들이 작용하여 성경에 나온 종말과 다름없는 비극이 일어납니다. 어떤 경우에는 수천만 명이 사망합니다. 하지만 재앙이 끝나고 나면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간극은 극적으로 줄어듭니다.
사이델의 이러한 주장은 20세기 초 두 차례 세계대전이 빈부격차를 해소했다는 피케티의 주장과 흡사합니다. 다만 피케티가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재산세 등 정책적인 측면을 강조했다면, 사이델은 역사를 이보다 더 부정적으로 해석합니다. 사이델은 “전통적으로 빈부격차를 줄여주던 장치들이 현재 작동될 가능성이 작기 때문에 오늘날의 불평등은 해소되기 어렵다.”라고 주장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사이델은 불평등을 가속하는 새로운 흐름을 언급합니다. 인구의 노령화, 국가 간 인구이동, 자동화, 유전학의 발전을 이용할 수 있는 사람들과 없는 사람들의 구분 등의 문제는 불평등을 더욱 가속합니다.
사이델은 불평등을 그나마 해소할 수 있는 정책들을 몇 가지 제안합니다. 먼저 소득 측면에서는
소비 측면에서는,
좋은 정책들입니다. 하지만 사이델은 유의미한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정책들이 정치적으로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고, 놀라울 정도로 많은 사람이 이 제안들을 현실화하는 데 관심이 없다고 말합니다.
정책들은 큰 변화를 만들어 내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역사적 관점에서 볼 때 진정한 변화는 위에 언급한 네 가지 장치들이 작동해야 일어나는데 오늘날 그 장치들은 작동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또한, 당연하게도, 아무도 이 장치들을 작동시킬 생각이 없습니다.
대규모 인구 이동을 유발하는 전쟁은 현대 사회에서 일어나기 쉽지 않습니다. 무기의 발전으로 오늘날의 대규모 전쟁은 인류의 멸종을 초래할 정도로 격렬하거나, 아니면 매우 제한된 규모의 국지전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1, 2차 세계대전과 같은 전쟁이 다시 일어나기는 어렵습니다.
혁명 또한 일어나기 어려워 보입니다. 사회주의 붕괴 이후 전 세계적 변화를 유도할 만한 혁명은 발생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세계 경제의 발전으로 국가 붕괴 역시 저소득 국가에 제한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므로 한 국가의 붕괴가 전 세계의 불평등을 해소하기 어렵습니다.
전염병이 발생할 수는 있지만, 현대 의료 기술은 이런 전염병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그는 당분간 자본의 축적과 부의 집중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역사적 흐름이 계속 이어진다면, 평화로운 개혁의 결과는 여전히 불평등할 것입니다.
저는 그의 주장에 일부 동의하지 않습니다. 근현대사를 보면, 라틴 아메리카 등 세계 여러 지역에서 빈부 격차가 줄어들었다는 것을 볼 때 그의 주장이 큰 틀을 본 것이라면 그 틀이 미국과 유럽 등의 국가에 적용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그를 만나 그에게 기후 변화가 다섯 번째 불평등 해소 장치가 될 수 있는지 물어보았습니다. 그는 기후 온난화가 그가 책에서 언급한 네 가지 장치들을 전부 작동시킬 수도 있지만 기후 변화 자체는 큰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역사가 희망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공할 때 역사는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사이델의 주장은 이와 정반대입니다.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정책에 대한 논의와 같은 중요한 일이 그의 주장을 듣고 나면 완전히 무의미한 것처럼 느껴집니다. 여러분은 사이델의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FP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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