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항상 음식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본다. “먹으면 안 돼”, “먹고 나서 후회할 거야”, “몸에 나빠”, “도저히 유혹을 뿌리칠 수 없어” 등등.
사실 이런 부정적인 시각이 소위 말하는 ‘나쁜 음식’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 우리도 모르는 새 우리의 삶을 좀먹기 때문이다. 음식에 대해 끊임없이 걱정하고 초조해하면서 행복과 즐거움을 느껴야 하는 순간마저 두려움과 불안감으로 얼룩진다. 무엇보다 특정 음식을 억지로 피하면, 대개 신체의 보상 작용으로 다른 음식을 과잉 섭취하게 되곤 한다.
과학이라는 이름 아래 음식에 대한 공포가 조장됐다. 실제 연구 결과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가 죄악시하는 음식 대부분이 이미 건강에 무해하다고 판명 났다. 물론, 식습관 조절이 아예 이뤄지지 않는다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듯, 과도한 음식 제한 또한 바람직하지 못하다.
소금을 예로 들어 보자. 고혈압 환자들은 다량의 소금을 섭취하면 심장마비 등 심혈관계 문제를 겪을 수 있다. 가공식품의 나트륨 함량이 높다는 것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현재 미국인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3g을 살짝 웃도는데, 이는 건강 유지에 필요한 적정 수준이다.
소금 섭취 부족은 과잉 섭취만큼이나 위험하다. 특히 고혈압이 아닌 대부분 사람은 나트륨이 부족하면 건강상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런데도 전문가들은 계속해서 소금 섭취를 줄이라고 권고한다.
많은 의사와 영양사들이 건강에 위험하다는 이유로 특정 음식을 피하라고 권고하지만, 정확히 얼마나 위험하다는 것인지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다. 일부 연구는 붉은색 가공육을 많이 먹으면 암에 걸릴 상대적 확률이 높아진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하지만 암에 걸릴 절대적 확률로 따지면 사실 그 차이는 미미하다. 만약 오늘부터 매일 베이컨 1인분을 추가로 섭취한다고 해도 평생 대장암에 걸릴 확률은 0.5% 미만으로 증가하며, 이조차도 논란의 여지가 있는 수치다.
우리는 특정 음식을 식단에서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는 주장에 점점 빠져들면서 두려움의 대상이 될 다음 타깃을 찾아내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 처음에는 지방, 그다음은 콜레스테롤, 이제 육류에까지 “나쁘다”는 꼬리표가 붙었다.
최근 몇 년 사이에는 글루텐이 새로운 공공의 적으로 떠올랐다. 밀이 전 세계 총 섭취 열량의 약 20%를 담당하는 최대 에너지원이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더욱 놀라운 일이다. 미국에서 밀 알레르기 환자는 전체 인구의 1% 미만이고 글루텐 섭취를 아예 제한해야 하는 자가면역질환인 소아지방변증(셀리악병) 환자도 1%가 채 되지 않는다. 수많은 미국인이 너도나도 글루텐프리를 외치게 만든 장본인인 글루텐 민감증은 그 정의 자체가 불분명하고, 스스로 글루텐 민감증이라고 진단 내린 사람들도 진단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2015년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5명 중 최소 1명은 습관적으로 글루텐프리 식품을 선택한다. 글루텐프리 상표가 붙은 제품의 전 세계 매출은 2010년 115억 달러에서 2014년 230억 달러로 껑충 뛰었다.
글루텐프리 식단은 비타민 B, 엽산, 철분 등 주요 영양소 결핍을 초래할 수 있다. 일반 베이글과 비교했을 때 글루텐프리 베이글은 열량이 25%가량 더 높고, 지방은 2.5배, 당은 2배 더 첨가되어 있지만, 식이섬유는 절반에 불과하다. 게다가 더 비싸기까지 하다.
글루텐을 놓고 야단법석을 떠는 모습은 약 50년 전의 MSG 유해성 신드롬을 떠올리게 한다. 이미 반세기나 지났지만, MSG를 둘러싼 논란은 아직도 완전히 수그러들지 않았다. 글루탐산 일나트륨의 약어인 MSG는 글루탐산에 나트륨이 첨가된 형태이고, 글루탐산은 체내 세포가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자연 발생하는 아미노산의 일종이다. 글루탐산이 없다면 산소 호흡을 하는 모든 생물은 생명 유지가 불가능하다.
MSG에 대한 공포는 1968년 뉴잉글랜드의학저널에 실린 한 의사의 글로부터 시작됐다. 글쓴이는 중국 음식점에서 식사한 뒤 몸이 저리고 마비되는 느낌과 함께 심장이 고동치는 증상을 경험했다고 기고했다. 이후 몇몇 제한적인 연구가 진행되면서 관련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영양 전문가들과 랄프 네이더 같은 소비자 보호 운동가들이 MSG 사용 금지를 외치고 나섰고, 미국 식약청(FDA)이 따로 개입할 필요도 없이 식품제조업체들은 MSG 사용을 자발적으로 중단했다.
여전히 많은 사람이 MSG가 해로운 물질이라고 오해한다. 음식에 일부러 MSG를 첨가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굳이 애써 섭취를 제한할 필요도 없다.
우리는 과학적 증거를 비판 없이 받아들이는 데 너무 익숙해져 있다. 이를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예가 유전자변형 식품(GMO)이다.
이론상 GMO는 인구 증가에 따른 식량 부족을 해결할 수 있는 최선책이다. 2015년 퓨리서치센터가 미국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미국인의 60%가 GMO가 ‘일반적으로 안전하지 못하다’고 답했다. 반면 전미 과학진흥협회 소속 과학자들을 대상으로 똑같은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GMO가 ‘안전하지 못하다’고 답한 응답자는 11%에 불과했다.
이러한 결과를 보면 대부분의 미국인은 과학자들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미국 내에서 GMO 외에도 백신, 진화론, 기후변화 등 수많은 주제에 대해 과학자들과 일반 대중이 큰 견해 차이를 보인다.
만약 사람들이 별 이유 없이 특정 음식을 피하고자 한다면 문제가 될까? 당연히 그렇다. 그러한 행동은 음식에 대한 공포를 조장하기 때문이다. 음식에 대한 이유 없는 두려움은 비과학적일 뿐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점점 더 만연해 지고 있는 위험한 반지성주의 정서를 반영한다.
음식은 불안감이 아닌 기쁨을 주는 존재여야 한다. 대부분 사람은 끊임없이 두려움에 떨거나 혹은 특정 음식을 완전히 피하고자 애쓰지 않아도 충분히 건강한 식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지금 여러분의 식단에서 제거해야 할 단 한 가지가 있다면 바로 두려움이다.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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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지적입니다. 음식의 유해성보다는, 많이 먹거나 편식에서 오는 피해가 더 많을수 있죠.
하지만 GMO의 유해성은 여기에 들어가지 않을듯 합니다.
GMO가 나쁜 이유는 GMO로 인한 유전자 변형 자체가 인간에 유해하다는데 있는것이 아닙니다.
GMO의 95%는 병충해는 막는 농약에 대한 내성을 키우는 식물의 유전자를 조작한것 입니다.
그렇게 유전자를 조작한 식물에 농약을 마구 뿌려데도 식물은 그 농약에 대한 내성이 있기에 농약의 독성에 관계없이 잘 자라죠.
즉, GMO 식물은 농약이 무지 막지하게 뿌려진 식물이라고 가정할수 있기에, 그 농약이 인체에 유해하다는 것이죠.
그 농약의 대표가 글라이포세이트 라는 제초제 입니다.
농사를 지을때, 옆에 같이 자라는 잡초를 없애기 위해 씨를 뿌린후 부터 추수할때까지 제초제를 뿌립니다.
제초제를 맞은 잡초는 바로 죽고, 식물은 제초제를 맞고도 잘 자랍니다.
글라이포세이트는 미국의 몬산토 사의 제품으로서 막강한 자금과 로비로 전 세계를 장악하다가,
2017년 10월 24일 유럽 EU 의회에서 금지하자고 결정됩니다.
이 제초제가 인체의 유해관계를 증명하는데 아직 많은 충돌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의학계에서는 발암 물질이다 라고 하지만 제조사의 반론은 정확한 인과관계가 없다는 것 입니다.
하지만, 인간이 직접적으로 글라이포세이트를 섭취하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인과관계를 증명하는데는 어려움이 따릅니다.
결국 2015년, WHO는 발암의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 했습니다.
쥐와 토끼에게 직접 섭취하는 실험에서는 쥐와 토끼가 암에 걸리는 결과가 보고 됩니다.
역시 제조사의 반론은, 몸무게와 섭취량, 섭취 방법이 식품에 뿌려져 자란후 그 식품을 인간이 섭취하는 방식과는 너무도 동 떨어져 있다고 반론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철저하게 규명이 되어야 겠죠. 사전주의의 원칙도 중요할거구요.
하지만 잘못된 인식이 올바르게 바뀌는데는 큰 사회적인 비용이 발생하므로 정확한 이야기가 오고가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글리포세이트는 금지된게 아니라 사용연장 승인 투표가 연기된걸로 알고 있는데 유럽연합에서 금지된게 확실한가요? 혹시 출처가 있으면 공유요청드립니다. 그리고 글라이포세이트는 식물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특정 아미노산의 합성을 방해하는 방식으로 동작하지 않나요. 아미노산을 합성해야만 살수 있는 식물에겐 치명적이지만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인간(포유류)에게는 별 영향이 없지 않을까요?
그리고 농약은 마구마구 뿌리지 않습니다. 뿌리는 양이 정해져 있죠. 유럽의회의 웹사이트에 게시된 ECA의 결론은 아래와 같습니다.
1)인간에서 글리포 세이트를 암에 연결시키는 증거는 없다
2) Glyphosate는 유전 적 손상 (돌연변이 원)을 유발하거나 복제를 방해하는 물질로 분류되어서는 안됩니다.
EFSA, National authorities outside eht eu나 JMPR도 같은 결론을 내고 있다고 합니다.
유럽의회의 금지는 제가 잘못 알았군요. 시정 했습니다.
잘못을 지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농약은 마구 뿌리지 않습니다" 에서는:
"마구" 라는 단어의 의미하는 바를 다르게 해석 하면 될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글라이포세이트는 1974년 부터 사용되었습니다. 하지만 글라이포세이트에 내성을 가진 GMO는 20여년후인 1996년 부터 GMO 작물을 재배하기 시작했죠. GMO 작물을 재배하기전과 재배하기 시작한후의 글라이포세이트의 사용량을 보면 엄청난 양이 뿌려집니다. 이유인즉, 전에는 어떤 농작물은 같이 죽어서 조심히 뿌렸지만 GMO작물이 개발되고 나서는 GMO 재배 농경지에는 글라이포세이트를 전체로 뿌리면, 그중 잡초만 골라 죽이니 이런 결과가 나온거지요. 그것을 "마구"라고 한 단어 선택이 문장 해석에 왜곡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글라이포세이트 유해성에 대하여는:
WHO 는 발암 가능성이 있다고 하고, UN 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2017년 7월 미국 켈리포니아 주정부에서는 글라이포세이트를 발암물질에 포함시킵니다.
인간에게는 유해 하다, 또는 그렇지 않다는 여러 다른 의견이 많이 있습니다. 어떻게 연구하고 실험에 적용했는가와 의도의 각도에 따라서도 다른 결과가 나올수도 있겠죠.
그뜻은 다르게 말하면, 그만큼 우리는 모른다는 뜻으로도 해석됩니다.
하지만 우리는 잘 모른다며, 지금까지 많은 실수를 해왔습니다. 그 실수의 피해는 엄청납니다.
예를 들면, 담배, DDT, 고엽제, 석면, 베이비 파우더, 한국에서는 가습기 살균제. 그외 수없이 많은것들이 있죠.
이런 예를 든 이유는 인간이 만든 물건중 인간에 해가되는 과학적인 근거를 찾아 원인 규명까지 얼마나 많은 인명 피해를 봤는지 다들 알기에 사용한겁니다. 더우기 그때마다 제조사의 답은 정확한 인과관계가 없다는것이였죠.
페페민트에 게재된 뉴욕타임즈 번역 본문을 보면, "이미 건강에 무해하다고 판명 났다" 면서 소금, 글루텐, MSG등이 나오며, 같이 곁들여 GMO가 나옵니다. GMO 자체가 인간에 무해한 판명이 났는지도 모르겠거니와, GMO재배시 뿌려지는 화학물질이 이런 논란의 대상이라는 것에 대하여는 한마디 하지않고 단지 "두려움을 없애"야 한다는 기사는 사실을 왜곡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