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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보다 육지에 더 많은 종류의 생물이 사는 이유

약 5억년 전 수많은 생물이 탄생한 캄브리아기 대폭발때만 하더라도 지상에는 생물이 살지 않았습니다. 식물과 동물은 전혀 존재하지 않았으며, 삼엽충, 갑각류, 갯지렁이, 연체류 등으로 가득찬 바닷속과 육지는 비할 바가 아니었습니다. 오늘날 존재하는 동물의 다수는 이때 바다에서 탄생한 생물이 진화한 것입니다.

그러나 시점을 현재로 돌려보면, 바다가 아니라 육지에 훨씬 더 많은 생명체가 살고 있습니다. 특히 꽃식물, 곰팡이, 곤충의 종류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육지 생물의 종류는 바다 생물 종류의 다섯 배나 됩니다. 어떻게 해서 출발이 늦은 육지가, 그리고 바다가 육지보다 훨씬 넓은데도 불구하고 더 많은 종을 보유하게 된 것일까요?

이 문제는 생물학자들에게도 오랜 수수께끼였습니다. 옥스포드 대학의 생태학자 로버트 메이는 1994년 “생물학적 다양성: 육지와 바다의 차이(에 대한 논의)”라는 제목의 논문을 통해 이 문제를 최초로 다루었습니다.

지난 20년 간, 인간은 점점 더 깊은 바닷속을 탐험했지만 여전히 이 문제는 남아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이제 지구에 사는 생물종의 80%가 육지에, 15%는 바다에, 그리고 나머지 5%는 담수에 산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수치는 육지 생물에 대한 연구가 더 많이 이루어졌기 때문이 아닙니다. “점점 더 많은 바다 생물들이 발견 되고 있지만, 육지 생물과의 차이를 메꾸기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최근 바다와 육지의 생물 종 차이에 대한 연구를 발표한 UC 데이비스의 해양생태학자이자 고생태학자인 지라 베르메이와 릭 그로스버그의 말입니다. 즉, 육지에 비해 바다 생물 종의 다양성이 부족한 것은 단순히 우리가 육지 생물이기 때문에 가진 편향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차이가 육지와 바다의 생물다양성 부양 능력의 차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이 글에서 미생물은 제외하려 합니다. 이는 미생물이 무시할만큼 작기 때문은 아닙니다. 단지 미생물은 다른 다세포 생물과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으며, 이들의 삶을 결정짓는 요소 또한 다를 뿐 아니라, ‘종’의 정의 또한 다르기 때문입니다. 미생물은 미생물끼리 다루어야 합니다.)

메이와 다른 이들이 모두 동의하는 한 가지 이유는 바로 거주 환경의 분리와 다양성입니다. 예를 들어 찰스 다윈은 갈라파고스 제도에서 섬이 어떻게 종을 다양하게 만드는지를 보였습니다. 자연선택과 우연은 같은 종을 두 다른 섬에서 다른 종으로 바꾸었습니다. 바다는 이와 달리 하나의 거대한 동일한 환경이며 이들을 분리하는 것은 몇 가지 물리적 조건 뿐입니다. 또한 바닷속의 온도 차이는 육지에 비해 더 작습니다.

메이는 이를 육지는 “건축학적으로 정밀하다”고 표현했습니다. 예를 들어 육지의 다수를 덮고 있는 숲은 줄기와 잎을 가지며 이는 또다른 종들이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됩니다. 산호는 바다에서 비슷한 역할을 하지만, 산호가 덮고 있는 영역은 그리 넓지 않습니다.

식물이 중요한 역할을 했음은 분명합니다. 육지가 바다를 생물다양성에서 앞선 것은 약 1억 2500만년 전의 백악기로 초기 꽃식물이 성공적으로 지상에서 번성하기 시작한 때입니다. 식물은 광합성을 위해 태양을 필요로 했고, 따라서 얕은 수중보다 지상이 그들에게 더 유리했습니다. 즉, 육지는 춥고 어두운 바닷속보다 더 생산성이 높았던 것입니다. “심해는 사실상 오랫동안 잠겨있는 커다란 냉장고와 같습니다.” 최근 해양생물의 다양성에 대한 연구를 발표한 오클랜드 대학의 해양생물학자 마크 코스텔로의 말입니다. 심해에도 생명체는 존재하지만, 해변이나 육지에 비해서는 그 수가 훨씬 작다는 뜻입니다.

코스텔로는 한편으로 꽃식물의 다양성이 바다 생물의 다양성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는 흥미로운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예를 들어 꽃가루는 심해 생물들의 중요한 먹이입니다. 최근 한 연구는 태평양 11,000 미터 깊이의 해구에서 뉴질랜드 소나무의 꽃가루가 발견됨을 보였습니다.

꽃식물의 다양성은 곤충과의 공진화 덕입니다. 예를 들어, 식물은 긴 혀를 가진 벌만이 수분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긴 관을 가진 꽃을 진화시켰습니다. “일종의 식물과 곤충 사이의 경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공진화는 셀 수 없이 많은 종을 만들었습니다. 오늘날 육지 식물의 대부분은 꽃식물이며 육지 생물의 대부분은 곤충입니다. 한 연구는 곤충이 지구의 모든 종 중 80%를 차지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지상에서는 이런 성공을 거둔 곤충이 바다에서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베르메이와 그로스버그는 작은 동물의 다양성 차이가 바로 공기와 물의 차이에서 온다고 말합니다. 곤충과 같이 작은 생물은 공기 중에서보다 물 속에서 훨씬 이동이 어렵습니다. (반면 큰 동물들에게는 상대적으로 큰 차이가 아닙니다.) 짝짓기를 위한 냄새나 시각적 정보 또한 물 속에서는 멀리 전파되지 못하며, 이는 종의 다양성을 만드는 성선택의 가능성을 낮춥니다. 성선택은 공작의 꼬리처럼 생존에 덜 유리하더라도 이성에게 선호되는 특성이 발달하는 것을 말합니다.

리차드 스트라스만의 연구에 더해, 베르메이와 그로스버그 역시 왜 바닷속에서는 꽃식물과 곤충이 공진화를 이루지 못했는지를 이야기합니다. 바닷속은 플랑크톤이라는 먹이로 가득차 있습니다. 어떤 바닷속 꽃식물에서 다른 꽃식물로 이동하는 동안 해양생물은 수많은 먹이를 만나게 됩니다. 그렇다면 멀리 다른 꽃식물로 갈 필요가 없을겁니다. 반대로 육지에서는 공기중에 먹이가 없으므로 꿀을 얻기위해 곤충은 계속 다른 꽃을 찾아다녀야합니다. 이런 차이가 진화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바닷속 꽃식물은 물속에서 플랑크톤을 먹는 게으른 생물들을 유혹하기 위해 더 많은 먹이를 제공해야 했지만 그럴 수 없었던 것이지요.

생명체의 역사에 관한 모든 질문들처럼, 위의 어떤 설명도 실험을 통해 증명하기 힘든 것들입니다. 그 대신 많은 이론을 세울 수 있습니다. 메이와 그의 동료가 1994년 왜 바다보다 육지의 생물다양성이 더 큰지를 논하면서 그들은 몇 가지 가능한 이유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또한 인정했습니다. “우리는 답들보다 더 많은 질문을 가지게 되었다.” 이 말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아틀란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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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itaholic

View Comments

  • 너무 너무 좋은 글입니다!
    환경에 대해 스스로 관심갖지 않고 살아온 것에 약간 미안함도 생깁니다.
    관심을 가져야 의문이 생기고 그래야 더 곰곰이 관찰하게 되겠죠?
    물질을 소비나 소유의 대상으로만 살아가는 우리들..
    다른 생명들이 있어 내가 존재하고 있다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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