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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6번째 대멸종을 겪고 있지 않다(2/2)

1부로

“많은 이들이 해양 화석의 정보로 알 수 있는 과거의 대멸종이 얼마나 격심했는지 알지 못한 상태에서 데이터 없이 현재와 과거를 비교하고 있습니다.” 그가 이메일을 통해 한 말입니다. “내가 인간이 해양과 육지의 생태계에 큰 피해를 줬다는 사실이나, 또는 수많은 종이 이미 사라졌으며 앞으로 더 많은 종이 사라질 것이 분명하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것이 절대 아니라는 사실을 먼저 분명히 해야 합니다. 하지만 나는 과학자로서 오늘날 일어나는 일과 대량 멸종을 구별하는 것에 매우 주의해야 할 책임을 느낍니다.”

나는 연례지질학회에서 어윈의 발표 이후 그의 옆자리에 앉을 수 있었습니다. 내 첫 질문은 세상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 작가인 코맥 맥카시가 “로드”라는 작품에서 모든 생명체가 사라진 지구를 묘사할 때 그 일에 그가 도움을 주었다는, 그의 동료에게서 들은 소문이 사실인지였습니다. 그는 수줍게 답을 피했습니다. 하지만 여섯 번째 대량 멸종에 대해서는 좀 더 단호했습니다.

“만약 우리가 정말 대멸종을 겪고 있다면, 즉 이것이 2억5200만 년 전 페름기 말의 대량 멸종과 같은 것이라면, 우리는 아무런 노력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앞서 정전과 대멸종을 비교한 것처럼, 대멸종을 멈추려는 노력은 마치 폭발하고 있는 건물을 수리하려는 것과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여섯 번째 대멸종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대멸종이 무엇인지 잘 모르기 때문에 자신들 논리에 모순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합니다.” 그는 말을 이었습니다. “그들은 이를 통해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켜 행동하게 만들려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정말 대멸종 상황에 있다면, 자연을 보전하는 것은 전적으로 무의미한 일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대멸종이 시작한다면, 이미 그 순간 지구 생태계는 끝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대멸종이 진행되고 있는데,” 나는 말을 가로챘습니다. “호랑이나 코끼리를 보호하는 것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그렇죠. 차라리 코요테나 쥐를 보호해야 할 겁니다.”

“이것은 네트워크가 붕괴하는 문제입니다. 전력망과 비슷합니다.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네트워크 동역학을 연구하기 위해 수많은 돈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이는 물리학자들의 분야로, 전력망이나 생태계가 아니라 수학이 문제의 핵심입니다. 즉, 누구도 이 전력망이 정확히 어떻게 동작하는지를 알지 못합니다. 생태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어쩌면 우리 인류가 지금과 같은 행동을 지속한다면, 언젠가는 대량 멸종이 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우리는 대량 멸종을 겪고 있지 않으며, 나는 우리가 그런 대멸종을 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윈은 또한, 과거 다섯 번의 대멸종과 비교하면, 지금 인류의 생태계 파괴는 미미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그는 인간이 야기한 문제가 사소하다고 말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대신 대멸종은 고생물학과 화석 기록으로 증명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19세기 여행비둘기에 대한 연구가 있습니다. 여행비둘기는 50억 마리에 달했지요. 하늘을 새까맣게 덮었습니다.”

여행비둘기는 여섯 번째 대멸종과 인류가 어떻게 자연을 파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상징입니다.

“자, 생각해봅시다. 여행비둘기 화석은 몇 개나 있을까요? 여행비둘기가 존재했다는 기록은 몇 개나 될까요?”

“많지 않다는 뜻이죠?” 나는 질문을 받아주었습니다. “둘입니다.” 그는 답했습니다. “즉 인류가 그렇게 많은 수의 새를 없앴는데도 화석 기록의 측면에서 본다면 후세 사람들은 여행비둘기라는 것이 존재했다는 사실조차 모를 것입니다.”

어윈은 일생 동안 고지대 우림의 수많은 생태계 파괴를 기록한 한 생태학자와의 대화를 말해주었습니다.

“그는 이를 베네수엘라 구름숲에서 식물이 파괴되는 예로 사용했습니다. 그의 말은 모두 사실이었지요. 문제는 그 구름숲이 화석으로 남을 가능성은 0이라는 것이지요.”

화석 기록은 극히 불완전합니다. 한 연구는 지금까지 존재했던 모든 동식물 중 우리가 발견한 것은 겨우 0.01%에 불과한 것으로 추측했습니다. 발견된 대부분 화석은 완족류나 쌍패류 같은, 널리 퍼져있고 쉽게 화석이 되는 해양 무척추동물입니다. 우리가 과거의 대멸종을 알게 된 것도 수많은 다양한 해양 무척추동물의 화석 덕입니다.

“그럼 이렇게 물을 수 있겠죠. 지질학적으로 널리 퍼지고 화석이 쉽게 되는 해양 수산물 중 최근 멸종한 것들이 얼마나 있느냐라고요. 그 답은 사실 0에 가깝습니다.” 사실 산호, 양서류, 조류, 포유류 중 문명이 시작된 후 멸종된 것은 0~1% 정도입니다. 반면 페름기 말의 대멸종은 지구상 생물의 거의 90%를 없앴습니다.

대멸종이 오면 코끼리와 같은 대형 동물이나 구름숲과 같은 작은 생태계만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대멸종은 조개나 식물, 곤충 같은 거의 모든 유기체를 없앱니다. 이는 극히 드문 일입니다. 하지만, 한 번 그 단계로 넘어가면, 어떤 동물도 안전하지 않습니다. 대멸종은 사실상 지구의 모든 생명체를 없앨 것입니다.

대멸종이 아직 시작하지 않았다는 어윈의 주장은 얼핏 인류에게 지구를 더 괴롭혀도 된다는 면죄부를 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미묘하게 더 두려운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바로 생태계가 비선형적 특성을 가지며, 곧 티핑 포인트가 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대멸종으로 조금씩 다가가는 것은 마치 블랙홀의 사건의 지평선으로 조금씩 다가가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 경계를 넘는 순간, 모든 것은 사라지고 맙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모든 것이 잘 돌아가는 것처럼 생각하다가 어느 순간…”

“맞아요. 문제가 생기기 전까지는 아무런 문제도, 징후도 없을 겁니다.” 어윈은 답했습니다. “그리고 갑자기 세상이 지옥으로 바뀌는 것이죠.”

혹은 대멸종은 어쩌면 헤밍웨이가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에 나오는 무절제한 주인공의 입을 빌려 파산을 설명하며 한 말과 비슷할지 모릅니다.

두 가지 모습이 있지. 천천히 다가오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다가온다네.

“유일한 희망은, 대량 멸종이 오지 않기만을 바라는 것뿐입니다.”

(아틀란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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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itahol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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