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국제 우주인 협회에서 엘론 머스크는 그 자리에 모인 수많은 우주 기술자들에게 자신이 수천 명을 화성으로 보낼 수 있는 우주선 선단을 만들 것임을 약속했습니다.
머스크의 연설은 화성으로의 궤도, 비행 계획, 연료비 등을 설명하는데 길게 할애되었습니다. 그러나 화성으로 간 개척자들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많은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화성으로의 여행은 퇴로가 없는 여행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강력한 방사능과 풀 한포기 자라지 않는 땅이라는 사실은 화성을 죽음의 땅으로 만들 수 밖에 없습니다.
최근 몇몇 과학자들은 우주 여행을 견딜 수 있는 새로운 인간을 만들어 내는 문제를 거론하고 나섰습니다. 바로 유전자 변형 우주인 말입니다.
오해는 마시죠. 이 주장이 우주인을 물탱크 속에서 키우자는 말이 아닙니다. 하지만 한 떄 과학소설이나 TED(여기, 그리고 여기) 속의 이야기로 여겨졌던 이 급진적인 생각은 점점 더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인간의 세포를 변형시키는 실험은 이미 진행되고 있습니다. 방사능을 견딜 수 있는 세포를 만들 수 있을까요? 스스로 비타민과 아미노산을 만들어내는 세포는 어떨까요?
바일 코넬 의대의 생리학 및 생물물리학 과에 속한 크리스토퍼 메이슨이 이 분야의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2011년 메이슨은 자신이 “500년 계획”이라 명명한, 인간을 지구에서 탈출시키는 계획을 떠올렸습니다. 이 계획에서 유전자 변형은 중요한 요소입니다. “다른 행성으로 누군가를 보내겠다면, 이 점을 무시해서는 안됩니다.” 그는 말을 잇습니다. “그저 유전자를 살짝 바꾸는 것으로 충분할지, 혹은 완전히 새로운 염색체가 필요할지, 또는 전체 유전자 코드를 다시 써야 할지 아직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메이슨은 우주 여행이 유전자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그리고 어떤 유전자를 바꿔야 하고 어떤 유전자를 “있는 그대로” 두어야 하는지를 일이십 년 뒤에는 알게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의 실험실은 NASA 가 쌍둥이 중 한 명을 1년 동안 우주정거장에 살게 한 후 두 사람을 비교했던 쌍둥이 연구에 참여한 바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그 실험이 NASA 가 유전자 변형 우주인과 관련해 가장 깊게 관여한 실험이며, 아직 이 주제와 관련해서는 공식적인 문서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메이슨은 그의 실험실이 첫 테이프를 끊을 준비가 되었다고 말합니다. 우주는 DNA 에 손상을 입히는 방사선과 고속의 입자들로 가득합니다. 이때문에 그는 방사선을 견디는 인간 세포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의 학생들은 인간 세포에 “유전자의 보호자”로 알려진 P53 유전자를 추가로 넣는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코끼리는 P53 유전자를 매우 많이 가지고 있으며 암에 거의 걸리지 않기 때문에 어쩌면 우주인도 이 유전자를 많이 가져야 할지 모릅니다. 메이슨은 최근 NASA 에 이렇게 변형된 세포를 우주 정거장에 보내는 실험을 신청했습니다. “아직 유전자 변형 우주인에 관한 어떤 협회나 모임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하나 만들어야 겠네요.”
가타카
사실 이런 생각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이 생각을 실현하는 것이 실제로 가능해 졌기 때문입니다. 2015년 MIT 테크날러지리뷰에 실린 “완벽한 신체를 만들기” 기사는 인간 태아의 유전자를 쉽게 바꿀 수 있게 만든 CRISPR 이라는 유전자 편집 기술을 소개했습니다. 역사상 처음으로, 우리는 유전자 변형 인간을 실제로 만들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 이후, 중국과 유럽의 과학자들은 태아의 유전자를 편집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를 관찰하고 있습니다. 유전자-치료 아기를 만드는 것은 과연 윤리적인 일일까요? 올해 미국 국립과학원은 유전병을 가진 아이의 유전자를 치료해 주는 것은, 적어도 특수한 경우, 충분한 감시 하에서는 허용된다고 답했습니다. 이들은 부부가 그 방법 외에는 건강한 아기를 가질 수 없는 매우 드문 경우에 한해 유전자 변형 아기를 만들 수 있다고 답한 것입니다.
메이슨은 우주여행이 유전자 변형 인간을 허용할 수 있는 매우 강력한 두 번째 케이스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신이 우주인을 유전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그것이야말로 비윤리적인 일일 것입니다.”
하지만 우주인에 대한 유전자 변형을 허용한다면, 이는 결국 “인간 강화”에 관한 논쟁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아직 전문가들은 유전자 변형을 통해 더 똑똑하거나 더 나은 시력을 가진 아기를 만드는 시도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 봅시다. NASA 는 이미 이런 기준으로 우주인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의 우주인 시험에서 이들은 18,300 명 중 14명을 이를 기준으로 뽑았습니다. 당신은 영화 “가타카”를 기억할겁니다. 최고의 유전자를 가진 인간만 타이탄으로 여행할 수 있으며, 유전적 결함을 가진 이들은 “부적합”이라 불리며 지상에서 하늘로 올라가는 우주선을 그저 바라보아야만 합니다. 다른 훌륭한 과학 소설처럼, 이 1997년 영화 역시 현실과 그리 멀지 않습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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