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17세의 인도 소녀인 인드라니 다스(Indrani Das)는 미국에서 고교생을 대상으로 하는 가장 큰 과학경진대회에서 우승했습니다. 리제너론 과학경진대회(Regeneron Science Talent Search)로 이름이 바뀐 인텔 과학경진대회에서 다스는 뇌 부상 및 뉴런 손상에 대한 연구로 우승해 상금으로 25만 달러(약 3억원)를 받았습니다. 그녀는 이미 방과후에는 자격증을 가진 응급의료사로 실제 환자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한 연구는 지난해 과학경진대회 본선에 오른 이들의 80%가 다스처럼 이민자 집안 출신임을 보였습니다. 인디아 타임즈(Times of India)는 이번 대회 결선에 오른 10명 중 5명이 인도 콜카타 출신의 부모를 둔 다스 같은 인도 출신 미국인이라고 말합니다.
이민자들이 과학(Science), 기술(Technology), 공학(Engineering), 수학(Math), 곧 STEM 분야에서 이렇게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미국의 이민자 중에 과학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이들의 출신 국가는 매우 다양합니다.
어떤 이들은 엄격한 부모를 의미하는 용어인 “타이거 맘(Tiger Mother)”을 하나의 이유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듀크 대학의 경제학자인 마코스 란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는 최근 논문지 데모그라피(Demography)에 공저자인 미 해군대학원의 마리지 바콜로드와 함께 발표한 연구에서 미국에 18세 이전에 도착한 젊은 이들에 대한 미국 인구조사자료를 분석했습니다. 이 자료에는 조사 대상의 육체적 능력과 의사소통 능력, 사회성, 수학 및 분석 능력 등의 각종 직업에 필요한 기술들과 관련한 데이터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또한 이들은 젊은 이들이 대학에서 어떤 전공을 택했는지 조사했습니다.
이번 연구의 특별한 점은 바콜로드와 란젤이 이민자를 두 가지 방법으로 분리했다는 것입니다. 하나는 이들이 10세 이전에 미국에 도착했는지와 다른 하나는 그들의 모국어가 언어적으로 영어와 가까운지 였습니다. 예를 들어 독일어는 베트남어보다 영어와 더 가깝습니다. 이 두 기준은 한 사람이 제2외국어를 배울 때 얼마나 능숙해질 수 있는지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기준으로 언어학자들이 모두 동의하는 것들입니다.
그들은 우선 이민자들은 육체적 능력이 필요한 직업을 택할 확률이 두드러지게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는 이민자들이 고등교육에 접근하기 어려웠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한편 이들은 언어 능력이 필요한 직업보다 수학과 논리가 필요한 직업 혹은 사회적 감정적 기술이 필요한 직업을 더 택했습니다. 대학에 진학한 이민자 중에는 더 늦은 나이에 미국으로 왔으며 영어와 언어적으로 거리가 먼 언어를 모국어로 하는 이들이 STEM 분야를 전공으로 택할 확률이 몇 배나 더 높았습니다.
“이는 두 손으로 모두 쉽게 글을 쓸 수 있다면 두 손을 다 썼겠지만, 실제로는 더 잘 쓰는 한쪽 손만 쓰게 되는 것과 같습니다.” 란젤의 말입니다. 이 때문에 공부를 잘 하지만 영어도 익혀야 하는 학생은 수학이라는 세계 공통의 언어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역시 브라질에서 두 아이를 데리고 미국으로 이민 온 란젤은 자신의 아이들에게서도 같은 현상을 보고 있습니다. “유치원에서 바로 영어를 배운 둘째는 포르투갈어를 이미 읽을 수 있던 첫째와 다릅니다.” 그는 큰 아이가 수학을 더 좋아한다고 말합니다.
란젤은 문화적 차이가 이민자들의 직업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무시하지 않습니다.
단지 사람들이 자신의 재능과 기술을 연마하는 데는 더 미묘한 이유가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정지된 사진이 아니라 움직이는 영화라고 할 수 있지요.”
인드라니 다스가 바로 그 증거입니다. 과학 천재이면서 영어 스펠링 대회 챔피언이기도 했던 그녀는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의학에 관심을 가진 것은 부모가 자신이 이 분야를 공부하는 것을 반대했기 때문에 일종의 반항의 의미였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N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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