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과학

소리로 주변 공간을 파악하는 인간의 능력

인간은 훈련을 통해 놀라울 정도로 뛰어난 패턴 인식 능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런 능력은 얼룩덜룩한 풀숲에서 포식자를 피해야 했던 우리의 조상 때문에 생겨난 능력일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날 이 능력은 다양한 측면에서 발휘됩니다. 예를 들어, 앞을 보지 못하게 된 이나, 혹은 날 때부터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은 소리를 이용해 주변 환경을 파악하는 기술을 배울 수 있습니다. 많은 과학자는 인간이 어떻게 소리를 이용해 공간을 파악하는지 연구하고 있습니다. 최근 독일 뮌헨 루드비히-막스밀리안 대학의 연구진은 시각장애인 한 명과 11명의 일반인에게 소리를 이용해 방의 크기를 추측하게 하는 훈련을 시킨 후, 그들의 뇌를 MRI로 찍었습니다.

이 실험에서 연구진은 가상의 교회를 만들었습니다. 참가자가 MRI 기계 안에서 허밍을 하거나 혀로 소리를 냈을 때, 컴퓨터를 이용해 이 소리를 실제 교회에서 나는 반향음으로 바꾼 뒤, 참가자의 헤드폰을 통해 소리를 들려주는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먼저 연구진은 참가자들을 무반향실로 데리고 간 후, 헤드폰을 씌워 다양한 방의 크기에 따른 반향음을 학습시켰습니다. 그들은 반향음을 듣기 위해 어떤 소리건 낼 수 있도록 허용되었습니다. 이후, 이들은 컴퓨터로 방의 크기를 바꿔가며 그들이 두 방의 차이를 알 수 없게 되는 한계를 측정했습니다.

그 결과는 매우 놀라웠습니다. “일반인들은 이런 기술을 배울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매우 나쁜 결과를 보일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이 연구의 주저자이자 뇌과학자인 버지니아 플래내긴의 말입니다. 그러나 일반인들도 방의 크기를 구별하는 데 별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습니다. 가장 뛰어난 이는, 방의 크기가 겨우 4% 차이일 때도 소리의 차이를 구별했습니다. 많은 이들이 6~8%의 차이를 구별했으며, 가장 뒤떨어진 사람도 16%의 차이부터는 구별했습니다. 사실 이 수치는 우리가 눈으로 방의 크기를 구별할 때 나타나는 것과 비슷한 정확도라고 플래내긴은 말합니다.

뇌 스캔 결과는 더 흥미로웠습니다. 반향음을 들을 때 실험 참가자의 운동 피질이 활성화된 것입니다. 연구자들은 참가자들이 혀를 이용해 소리를 내며, 이 때문에 운동 피질이 활성화되는 효과를 배제하기 위해, 혀를 사용하지만, 반향음이 없을 때의 뇌 스캔 결과를 앞의 결과에서 제거했지만, 운동 피질의 활성화는 여전히 관찰되었습니다. 특히, 가상의 방이 더 클수록 이 영역은 더 활발해졌습니다. “마치 운동 피질이 반향음을 분석하는 데 기여하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시각 장애인의 경우, 반향음은 시각 피질을 활성화시켰습니다.

다음 연구는 일반인이 소리를 이용해 가상의 복도를 돌아다닐 수 있는지 보는 것입니다. 플래내긴은 어느 정도로 환경이 복잡해져야 일반인과 시각장애인의 이 능력에 차이가 나는지, 그리고 어떤 요소에 의해 뇌의 변화가 발생하는지를 연구하려 합니다. 인간의 뇌는 환경이 바뀌면서 새로운 기술을 배워야 할 때 놀라운 적응력을 보여줍니다. 플래내긴은 이 기술을 일상에서 사용하는 시각 장애인 다니엘 키쉬가 TED 강연에서 한 말을 들려주었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이렇게 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저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아틀란틱)

원문보기

veritaholic

Recent Posts

“궁지 몰리면 무력 충돌 불사할 수도”… 양안 분쟁 발발하면 한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20일) 취임했습니다. 4년을 쉬고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 질서에 몰고…

1 일 ago

[뉴페@스프] “설마설마했는데 결국?”… 이 사람이 트럼프의 미래일까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쓰고…

4 일 ago

“불리한 여론 뒤집으려는 말인 줄 알았는데… 뒤에서 웃는 시진핑·푸틴”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 시절 언급한 적 없다가 당선된 뒤 꺼내 든 의제 가운데 가장…

5 일 ago

[뉴페@스프] ‘백신 음모론자’가 미국 보건 수장 되다… “인신공격은 답 아냐”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쓰고…

1 주 ago

“LA 산불 반복되는 과학적 이유 있는데… 그게 아니라는 트럼프·머스크”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 LA 일대에서 난 산불로 큰 피해가 났습니다. 사망자도 20명을 넘었고, 강풍에 불길이…

1 주 ago

[뉴페@스프] ‘예스맨의 절대 충성’ 원하는 트럼프…단 하나의 해답 “귀를 열어라”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쓰고…

1 주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