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든 논란은 처음에 아주 조용하게 시작되었습니다. 8월에 열린 시즌 전 경기에서 미국 국가가 울려퍼지던 순간,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 팀의 콜린 캐퍼닉 선수는 서있는 대신 경기장 바닥에 앉았습니다. 처음에는 아무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죠. 며칠 후에 다시 그가 같은 행동을 했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같은 일이 세번째 일어났을 때, 이는 매의 눈을 한 기자의 눈에 들어왔고 그의 사진은 트위터에 오르게 됩니다. 이후 캐퍼닉 선수는 자신의 행동이 특정 인종에 대한 경찰의 폭력에 항의하는 의미라고 밝혔습니다. 기자들이 왜 다른 선수들이 이 운동에 동참하지 않는지를 물었을 때, 그는 동료들이 일자리나 스폰서를 잃거나 다른 대우를 받게 되는 상황을 우려하기 때문이 아닌가 추측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캐퍼닉 선수와 뜻을 함께 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습니다. 팀 동료는 물론 상대팀 선수, 백인 여성 축구 선수인 메건 라피노까지 동참했습니다. 9/11 테러 15주년을 맞이한 지난 9월 11일, 애국심 논란이 얼마든지 불거질 수 있는 민감한 분위기 속에서도 전국 각지의 운동 선수들은 국가가 울려퍼지는 동안 무릎을 꿇거나 주먹을 높이 쳐들고 캐퍼닉 선수와 뜻을 함께 했습니다. 캐퍼닉 선수의 저지 셔츠는 NFL 온라인샵에서 최고 히트 상품으로 등극했습니다. 그를 지지하는 측과 비난하는 쪽은 팽팽히 맞서기 시작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홈구장 지역을 담당하는 경찰서 노조는 캐퍼닉 선수의 행동으로 팀과 경찰 간의 조화로운 업무 관계를 위협한다는 성명을 냈습니다. 반면 오바마 대통령은 캐퍼닉 선수가 단순히 헌법에 의해 보장된 권리를 행사한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캐퍼닉 선수가 외로운 투쟁을 예상했던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그러나 그가 선택한 방식은 매우 영리하고 사려깊은 종류였습니다. 전직 풋볼 선수이자 해병대 출신인 네이트 보이어의 편지를 받은 후, 그는 앉는 방식을 바꾸었습니다. 군인들에게 존경심을 표한다는 의미로 한 쪽 무릎을 세우고 앉기 시작한 것입니다. 분노보다는 성찰이 돋보이는 자세입니다. 또한 자선 활동을 하는 선수들과 활동가들을 적극 접촉하고, 자신의 2016년 연봉에서 백만 달러를 떼어 지역사회 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밝히면서, 지지자들이 자연스럽게 따라오도록 유도했습니다.
로이터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캐퍼닉 선수에 동의하지 않으며, 그의 행동이 비애국적이라고 생각하는 미국인이 조금 더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의 행동이 헌법이 보장한 권리라고 믿는 시민들의 수도 만많치 않습니다. 침묵 시위의 진짜 가치는 이렇게 여론이 양분된다는 것, 그리고 테드 크루즈와 같은 정치인이 그의 행동을 “성조기, 국가, 영웅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명명했다는 사실 자체에 있습니다. 현재의 상황이 캐퍼닉 선수에게 실질적 위협이 된다면, 이는 곧 미국인들이 실제로 길거리에서 경찰 폭력에 희생당하는 사람들의 목숨보다 부유한 운동 선수가 경기장에서 취하는 제스처에 더 관심을 갖고 있다는 뜻이니까요.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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