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과학

인류의 미래에 대한 스무가지 질문(1/2)

1. 인류는 지구를 벗어날 수 있을까요?
“지구 바깥으로 대규모 이주가 이루어지리라 예상하는 것은 위험한 상상일 수 있습니다. 지구를 제외한 태양계의 행성은 에베레스트 정상이나 남극보다도 더 극한 환경입니다. 우리는 바로 이 곳에서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물론 나는 다음 세기 쯤 에는 화성이나 다른 태양계 어딘가로 민간 자본을 이용해 모험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생길 것으로 예측합니다. 우리는 이들 개척자들이 사이보그 기술과 생명 기술을 이용해 외계의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기를 바라야 할 것입니다. 몇 백년 뒤에는 그들이 새로운 종이 될 수 있습니다. 포스트휴먼 시대가 시작하는 것입니다. 태양계를 벗어난 여행은 이 포스트휴먼 – 이들이 생명체이든 기계이든 간에 – 의 몫이 될 것입니다.”
— 마틴 리스, 영국의 우주론학자이자 천체물리학자

2. 우리는 언제 어디서 외계 생명을 찾게 될까요?
“화성에 무수한 미생물들이 살고 있다면, 그리고 그 생명체가 지구와 비슷한 형태라면, 나는 우리가 그들을 20년 이내에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 추측합니다. 하지만 외계의 생명이 지구와 전혀 다른 형태를 가지고 있다면, 이들을 발견하는 일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미생물이 화성에 드물게 존재하거나, 화성착륙선이 접근하지 못하는 지역에 있을 수도 있습니다. 목성의 달 에우로파와 토성의 달 타이탄 역시 유력한 후보입니다. 에우로파는 물로 가득하며 따라서 더 복잡한 형태의 생명체가 진화했을 수 있습니다. 타이탄은 아마 태양계에서 생명체를 찾기에 가장 흥미로운 지역일 것입니다. 타이탄에는 유기 분자들이 가득하지만 매우 춥고 따라서 물이 액체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만약 타이탄에 생명이 존재한다면, 그 형태는 지구와 매우 다를 것입니다.”
— 캐롤 E. 클리랜드, 콜로라도 대학 보울더 우주생물학 연구소의 공동 연구자이자 철학 교수

3. 우리는 의식의 본질을 이해하게 될까요?
“몇몇 철학자, 신비주의자, 그리고 이야기꾼들은 의식이나 주관성의 진정한 본질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고 거드름을 피우며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이런 패배주의적 사고를 지지할 어떤 이성적 근거도 존재하지 않으며, 반대로 수많은 증거들이 과학이 언젠가는 의식과 의식의 의미에 대해 자연주의적이며, 양적인, 그리고 예측 가능한 이해를 줄 수 있음을 말해 줍니다.”
— 크리스토프 코흐, 알렌 뇌과학 연구소 소장 겸 최고과학자,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자문위원

4. 언젠가 지구 상 모든 이들이 적절한 의료적 도움을 받게 될까요?
“지난 25년간 의료의 평등을 위한 지구적 노력이 있었지만 아직 그 노력이 대다수 오지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교통과 통신이 닿지 않는 깊숙한 우림 지역의 경우 사망률은 매우 높고 치료는 극히 제한적이며 그 수준도 매우 낮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전세계에서 평생 의료 인력을 보지 못하고 죽는 이들의 수를 10억명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지역 공동체에서 의료 인력을 키우는 것이 이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일반적인 의료기관은 문을 닫아야만 하는 에볼라 같은 유행병과도 싸울 수 있습니다. 내가 운영하는 래스트 마일 헬스(Last Mile Health)는 라이베리아 정부와 협력해 9개 지역의 300개 마을에 300명의 의료 인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일은 우리 힘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만약 지구 상 모든 이들에게 의료적 도움을 주는 것이 꼭 필요한 일이라면 깊숙한 오지로 의료 인력을 보내는 일에 투자해야 합니다.”
— 라즈 판자비, 래스트 마일 헬스 공동 창업자 겸 최고 경영자, 하버드 의대 교수

5. 뇌과학이 형법을 바꾸게 될까요?
“뇌가 한 상태에서 그 다음 상태로, 인과의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기계일 가능성은 매우 높습니다. 그러나 이 사실이 형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전혀 없습니다. 예를 들어 모든 포유류와 조류는, 특히 사회적 맥락에서 유리한 선택에 대해, 보상을 얻는 강화학습과 같은 자기 제어 회로를 가지고 있습니다. 형법은 공공의 안전과 복지를 위한 것입니다. 우리가 어떤 범죄자의 뇌 속에서 그를 연쇄 아동성폭행범으로 만드는 회로를 찾게 된다 하더라도, 그가 풀려날 경우 그는 성폭행을 또 저지를 확률이 높기 때문에 그를 그저 풀어 주어서는 안됩니다. 예를 들어 130명의 아동을 추행한 보스턴의 성직자 존 거간에 대해 ‘그가 그런 뇌를 가지고 있는 것은 그의 잘못이 아니니 집으로 돌려보냅시다’라고 말한다면 이는 매우 단순한 수준의 정의에 그치는 것입니다. 이런 단순한 정의가 오랜 기간동안 다듬어진 형법을 바꾸게 된다면, 문제는 매우 심각해 질 것입니다.”
— 패트리샤 처치랜드, 캘리포니아 대학 샌디에고의 철학 및 뇌과학 교수

6. 다음 500년 동안 인류가 살아남을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요?
“나는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하고 싶네요. 핵전쟁이나 지구 온난화에 의한 생태계의 위협과 같은 커다란 위험이 있긴 하지만, 이들이 인류를 완전히 절멸시킬 정도는 아닙니다. 그리고 최근 등장한 괴물인 전자회로로 만들어진, 인간을 능가할 인간의 후손에 대해서라면, 언젠가 그들이 인류를 필요로 하지 않게 되기 전에 코드를 뽑음으로써 피할 수 있을 겁니다.”
— 칼튼 케이브스, 뉴멕시코 대학 물리학 및 천문학 교수

7. 우리는 핵전쟁의 위험을 점점 줄이고 있나요?
“9/11 이후, 미국은 고준위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철저하게 감독함으로써 핵을 이용한 테러리즘의 위험을 낮추고 있습니다. 누군가 핵을 이용해 테러를 일으킨다면 10만명을 한 번에 죽일 수 있을 겁니다. 냉전이 끝난 지 30년이 지났지만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 수천개의 핵탄두에 의해 수억명의 목숨이 걸린 위험은 그대로 존재합니다.

진주만의 경험 때문에, 미국은 과거 예상치 못한 소련의 급습으로 미군의 모든 기지가 날아가는 일에 대비하기 위해 유사시에 쉽게 핵을 발사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해 왔습니다. 오늘날 그런 일이 발생하리라로 생각하지는 않지만, 여전히 양국은 대륙간 탄도탄과 핵잠수함에서 발사 가능한 천여개의 핵미사일을 대기 상태로 두고 있습니다. 이 핵미사일은 15분에서 30분 안에 날아가기 때문에 수억명의 목숨이 걸린 결정을 수 분 내에 내려야 합니다. 이는 우연히 핵전쟁이 발생하거나 심지어 해커가 핵미사일을 발사하게 될 무시 못할 가능성을 만듭니다.

이제 미국은 다른 나라의 공격목표가 되기 어려운 핵 잠수함에만 800여기의 핵 탄두를 가지고 있으며, 따라서 위와 같은 대기상태를 유지할 필요가 없습니다. 물론 핵전쟁이 발발한다면, 미국과 러시아는 지상에 있는 자신들의 미사일이 파괴되기 전에 발사하고 싶어 할지 모릅니다. 이런 상황때문에 비록 냉전은 끝났지만, 소련과의 대치 때문에 만들어진 “운명의 날 장치(Doomsday Machine)”는 손가락이 방아쇠에 올라간 상태에서 계속 유지되고 있습니다.”
— 프랭크 본 히펠, 프린스턴 대학 우드로 윌슨 공공 정책 대학원 명예 교수, 프린스턴 과학과 지구안보 프로그램 공동 창립자

8. 섹스는 사라질까요?
“아니요. 하지만 아이를 낳기 위한 섹스는 점점 줄어들 것입니다. 20년에서 40년 사이에 우리는 성인의 피부 줄기세포에서 추출한 난자와 정자로 아이를 만들 수 있게 될 겁니다. 또한 이를 통해 한 명의 아이를 고르기 보다는 많은 수의 태아를 만든뒤 유전자 검사를 하거나 혹 원하는 이들 에게는 유전자를 수정할 수 있게 할 것입니다.”
— 헨리 그린리, 스탠포드 법과 생물과학 센터 소장

9. 언젠가 인간의 모든 장기를 인공장기로 바꿀 수 있게 될까요?
“1995년 조셉 바칸티와 나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인공췌장 기술의 발전에 대한 글을 쓰며 인공 피부와 맹인이 앞을 보게 만드는 전자장비를 언급했습니다. 이 모든 기술들이 실제 제품으로, 또는 임상 시험용으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한 두 세기 뒤에는 인체의 거의 모든 조직을 인공 장기로 대체할 수 있게 될겁니다. 뇌세포는 극히 복잡하고, 아직 충분한 이해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만들거나 재생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연구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이 분야의 연구는 파킨슨 병이나 알츠하이머 병에 걸린 이들을 도울 수 있을 만큼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 로버트 랭거, MIT 데이비드 H. 코흐 연구소 교수

10. “6번째 멸종”을 피할 수 있을까요?
“우리가 빠르게 행동을 취한다면, 이를 늦추거나, 또는 멈출 수 있습니다. 멸종이 일어나는 가장 큰 원인은 서식지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내가 내 책 “절반의 지구(Half-Earth)”에서 보인 것처럼 절반의 육지와 절반의 바다로 이루어진 지구적 보호구역을 설정하자고 주장하는 이유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그리고 지금 우리가 가진 것보다 훨씬 더 나은 종 수준의 에코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며, 또한 아직 발견되지 않은 약 천만 종의 생명체를 찾아야 합니다. 아직 우리는 겨우 2백만 종에게만 이름을 붙일 수 있었습니다. 환경과학은 살아있는 세계를 포함해야 하며 이것이 이번 세기 과학이 해야할 중요한 임무가 될 것으로 믿습니다.”
— 에드워드 O. 윌슨, 하버드 명예 대학 연구 교수

(2부로)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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