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 자야 할 한밤중에 누군가 계속 침실에 들락날락한다거나 시도 때도 없이 여러분을 부르고 깨워대면 어떻겠습니까? 당연히 피곤하고 짜증이 나겠죠. 적당한 휴식과 수면이 필요한 건 사람만이 아닙니다. 미국 국립 해양수산 연구소(National Marine Fisheries Service)의 앤 가렛(Ann Garrett)은 NPR 아침 뉴스에 출연해 하와이 스피너돌고래(Hawaiian spinner dolphins)도 수면과 휴식이 필요하다고 설명합니다.
돌고래도 잠을 자야 하고, 낯선 이가 수시로 침범하지 않는 자기만의 공간이 필요합니다. 하와이 스피너돌고래에게는 이것이 특히 문제인데, 하와이 스피너돌고래가 보통 잠을 청하는 시간은 많은 사람이 해변에서 수영을 즐기는 한낮인 데다, 공교롭게도 잠을 청하는 장소도 수심이 얕은 해변 근처이기 때문입니다. 하와이의 바닷가들 가운데 “돌고래와 함께 헤엄칠 수 있는 곳”이라는 사실 때문에 관광객이 특히 몰리는 곳이 생겨날 수밖에 없죠. 앤 가렛은 그로 인한 문제가 이미 나타났다고 말합니다.
“돌고래들이 보트나 사람들을 피하고 경계하는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어요. 사람들이 많을 때는 아예 평소 즐겨 찾는 해변에 아예 잘 가지 않으려는 모습도 보입니다. 휴식 시간이 줄어들면서 일상적인 행동 변화도 감지됐습니다. 자기만의 공간을 잃어가고 잠도 제대로 못 자다 보니 만성적인 스트레스를 받게 된 거죠.”
미국 국립 해양대기청(NOAA)이 돌고래의 휴식을 보장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바닷가에서 헤엄치고 스노클링하고 보트를 타며 즐기는 모든 사람에게 하와이 스피너돌고래를 괴롭히지 말고 그냥 내버려 두자는 취지에서 돌고래와 50야드(약 45m) 이상 항시 떨어져 있도록 규정을 만든 겁니다. 특히 돌고래가 자고 있을 때도 티가 나지 않는 게 문제라고 가렛은 말합니다.
“사람하고 다르거든요. 두 눈은 크게 뜬 채로 잠을 자요. 때로는 분명 잠을 자는 돌고래가 사람이 보기에는 무언가 궁금해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어요. 어렵게 아이를 낮잠을 재웠는데 주변에 시끄러운 소리 때문에 아이가 자꾸 잠에서 깨면 얼마나 속상한지 잘 아시죠? 어떤 의미에서는 비슷해요. 돌고래도 주변에 무언가 있으면 잠들지 못하고 자꾸 깨죠.”
하와이 관광청 직원들과 가이드들은 관광객들에게 돌고래에 다가가선 안 된다는 사실을 말하기 싫어할 수도 있을 겁니다. 인기 있는 관광상품 하나를 접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죠. 하지만 가렛은 돌고래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휴식이 필요하고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이해하면 규정이 지나치다고 비난하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 말합니다.
“한밤중에 누가 자꾸 침실을 들락날락하고 곤히 자는데 당신을 깨운다고 생각해보세요. 당연히 잠을 제대로 못 자고 피곤할 테니 싫겠죠? 돌고래도 마찬가지입니다.” (NPR)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쓰고…
* 비상 계엄령 선포와 내란에 이은 탄핵 정국으로 인해 한동안 쉬었던 스브스프리미엄에 쓴 해설 시차발행을…
우리나라 뉴스가 반헌법적인 계엄령을 선포해 내란죄 피의자가 된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하는 뉴스로 도배되는 사이 미국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 투표가 오늘 진행됩니다. 첫 번째 투표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집단으로 투표에…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와 해제 이후 미국 언론도 한국에서 일어나는 정치적 사태에 큰 관심을 보이고…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에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안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