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투수 매디슨 범가너가 마운드에 서서 타석에 선 타자를 스토킹 하듯이 노려봅니다. 그의 투구 시작은 마치 기도처럼 의식적으로 이루어집니다. 오른손에 낀 글러브를 천천히 위로 턱 아래까지 올리는 동안 그는 1루의 주자를 바라봅니다. 다음 순간, 그는 갑자기 온 몸을 꼬며 오른쪽 무릎을 가슴팍까지 차 올립니다. 그리고 마운드에 버티고 있는 왼쪽 다리를 지지대로 온 몸을 타석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몸이 앞으로 쏠리면서 공을 든 팔은 뒤로 쳐지지만 손목의 스냅을 이용해 에너지는 공으로 전달됩니다. 이를 통해 그는 자신의 체중을 왼쪽 다리에서 오른쪽 다리로 옮기며, 무게중심의 변화는 왼 발을 하늘로 솟구치게 만들어, 95마일(시속 150km) 의 공에 집중해야 할 타자의 시야를 방해합니다.
범가너는 메이저 리그 선수입니다. 그러나 웨스트 요크셔에 위치한 리즈 베켓 대학의 인지과학자인 앤드류 D. 윌슨과 그의 동료들은 이번 달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그의 투구가 “수백 만년 동안 인간이 특별하게 발전시켜 온” 능력의 결정체라고 말합니다. 돌과 창을 잘 던지는 사람들은 성공적인 사냥꾼이었을 뿐 아니라 – 이는 영양 섭취에 유리하며 따라서 그들은 더 건강했고 더 많은 자손을 낳았을 것입니다 – 다른 영장류의 공격에서 스스로를 더 잘 방어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남아프리카의 허스 동굴(Cave of Hearths)에서 윌슨의 연구팀은 초기 석기시대인 180만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227개의 둥근 돌을 발견했습니다. 투사체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들은 발견된 돌 중 81%가 “25미터 내의 거리에서 중간 크기의 동물들에게 충분한 피해”를 줄 수 있음을 보였습니다. 이 거리는 범가너가 던진 공이 날아가는 거리, 곧 마운드에서 홈 플레이트까지의 거리인 18.4 미터보다 더 긴 거리입니다.
어떤 인류학자들은 던지기가 직립보행 처럼 우리 인간을 구별하는 특징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윈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1871년 발표된 그의 저서 “인간의 유래와 성선택(Descent of Man)”에서 그는 이렇게 썼습니다. “손과 팔이 이동과 체중지지를 위해 또 나무를 오르는 데에만 쓰였다면, 무기를 만들 수 있도록 그리고 돌과 창을 목표를 향해 던질 수 있도록 진화하지 못했을 것이다. 인간의 직립보행은 이런 이득 또한 가져다 주었다.”
다윈 이래 고생물학자들은 화석에서 이의 증거를 찾아왔습니다. 팔과 손, 어깨의 구조는 인간이 나무 사이를 오가기보다 돌과 창을 던지기에 적합하게 만들어져 있음을 알려줍니다. 예를 들어 숲에 사는 영장류인 여우원숭이와 안경원숭이는 나뭇가지에 매달려서 이동하기에 적합한 좁은 어깨뼈를 가지고 있습니다. 인간의 어깨뼈는 넓고 삼각형이기 때문에 던지기 등의 다양한 움직임에 적합합니다.
UCSF 의 정형외과 부교수 네이던 영은 실제로 인간의 어깨가 가진 큰 특징을 다양성이라고 표현합니다. “어깨는 사람의 얼굴 만큼이나 독특합니다.” 견갑골(scapula)은 사람마다 모양, 크기, 방향 등이 모두 다릅니다. 영은 인간과 달리 숲에 사는 영장류들의 어깨뼈는 대부분 비슷하게 생겼다고 말합니다.
어깨는 또한 고도의 범용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은 던지기 외에도 땅을 파거나 흙 속 에서 먹을 것을 찾는 동작도 어깨의 구조가 진화하는데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또한 무언가를 던져 목표를 맞추기 위해서는 고도의 정밀한 동작이 가능해야 합니다. 상체의 회전을 위한 하체근육, 곧 엉덩이와 허벅지 근육도 물건을 강하게 던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근육입니다. 아리조나 주립대학의 인류학 명예교수인 매리 마즈케는 말합니다. “신체의 모든 부분이 필요합니다. 몸 전체를 고려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던지기 위해 일어서서 걷게 된 것일까요? 매리는 아직 그 답이 분명하지는 않다고 말합니다. “직립보행을 시도한 수많은 진화적 실험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직립보행을 시도했지만 지금은 멸종한 여러 영장류를 가르켰습니다. “어깨, 팔꿈지, 손목, 손의 구조를 보면, 수많은 조합들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른 영장류들의 손가락은 나무에 매달리기에 적합한 구조이지만, 390만 년 전에서 290만 년 전 사이에 살았던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는 오늘날의 인간처럼 손가락으로 “컵” 형태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이 진화는 왜 이렇게 오래전에 발생했을까요? 우리는 이들이 살았던 시대에서 어떤 도구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매리는 이들 아파렌시스 – 아직 이들이 직립보행을 했는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 가 무언가를 던질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반면, 영은 직립보행이 던지기보다 앞서 일어났다는 증거가 있다고 말하며, 200만년 전 살았던, 직립보행이 가능한 하체에 비해 상체는 보다 원시적인 형태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세디바를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그 역시 직립보행과 던지기 사이의 관계에 대해 명확한 의견을 가진 것은 아닙니다. “현대적 인간(Homo)이 탄생할 때 쯤에는 더 강한 상체와 하체가 조합된 것으로 보입니다.”
최초의, 제대로 된 던지는 능력은 그로부터 약 100만년이 흐른 뒤, 단체로 동물을 사냥했던 인류의 조상인 호모 에렉투스에게 나타났습니다. 하버드의 인류학자 나일 로치는 그들이 오늘날의 인간처럼 다양한 근육과 힘줄, 인대를 이용해 체중을 실은 돌을 던질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지금은 세상을 떠난 UCLA의 명예 신경생물학 교수 리차드 영도 2003년 이렇게 썼습니다. “던지기와 때리기에 필요한 상체의 동적 균형이 강한 다리와 탄력성 있는 발에 의해 지탱되면서 서서 움직이는 것은 보다 효율적인 동작이 되었고 결국 인간은 습관적으로 직립보행을 하게 되었다.”
아마 초기 인류는 두 다리로 서서 이동하는 것이 습관이 되면서 자유롭게 된 두 팔을 이동이 아닌 다른 용도로 진화시킨 듯 합니다. 초기 인류는 이를 통해 돌을 더 빠르게 던질 수 있게 되었고, 또한 수십 만 년이 흐른 오늘날, 직경 7센티미터의 가죽 공 역시 빠르게 던질 수 있게 된 것이겠지요.
(노틸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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