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스티브잡스가 아이폰을 세상에 소개한 이후, 스마트폰은 주로 계층 상승의 사다리를 오르는 사람들을 겨냥해왔습니다. 손바닥 크기의 스마트폰은 컴퓨터 사용과 통신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완전히 바꾸어놨죠. 하지만 조용한 혁명은 엘리트 서클 밖에서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2008년 이후, 저소득 계층을 중심으로 선불 스마트폰 시장이 크게 확대됐습니다. 수입이 적고 불규칙적인 사람들도 개인 전자기기에 투자를 하고 있다는 이야깁니다. 경기 침체 속에서 미국인들은 교통, 의류 등 다양한 항목에서 지출을 줄였지만, 인터넷 사용과 소비자 기술 부문의 지출은 오히려 늘였습니다. 그리고 이달 초, 일용직 노동자들을 위한 앱인 “호르날레로(Jornalero)”가 출시되어, 조용한 혁명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습니다.
스페인어로 “일용직 노동자”를 뜻하는 이 앱은 이민 노동자 권익을 보호하는 비영리 기구 NICE(New Immigrant Community Empowerment)가 개발했습니다. 영어와 스페인어를 둘 다 지원하는 이 앱은 노동시장에서 “을”의 입장에 처하기 십상인 일용직 근로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개발되었습니다. 사용자들은 앱 상에 근무시간을 기록하고, 고용주나 사업장 환경에 대한 정보를 공유합니다. 사용자가 앱을 통해 임금 체불을 보고하면 NICE가 나서서 고용주와 접촉하며, 그래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사용자가 법적인 조치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합니다.
이같은 앱은 스마트폰의 유무가 저소득 계층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입니다. 지난 2년 간 인터넷 접속을 스마트폰에 의지하는 미국인의 수는 두 배 이상 늘었고, 이런 경향은 저소득층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이대로라면 저소득층의 노동자들의 수요를 반영한 앱은 앞으로 더 많이 등장할 것입니다. 불안정한 직장을 전전하는 사람들에게 기술은 큰 도움이 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정책입안가와 영리 단체들이 본격적으로 이 시장에 뛰어들면 각종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우선 인터넷 접속 가능 여부에 따라 불평등이 심화될 수도 있습니다. 초기에 자본을 투입해 모바일 기기를 구입했다해도 수입이 불규칙적인 사람들은 언제 전화요금을 낼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될지 모르는 일입니다. 또 첨단 모바일 기기의 보편화로 인해 열악한 노동 환경이나 부당한 대우를 증명해야 할 책임이 노동자 측에 더 무겁게 지워질 수도 있습니다. 누구나 쉽게 기록할 수 있기 때문에, 혐의를 제기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증거를 갖추어야하는 문화가 생겨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세번째로, 위치 정보, 연락처 등이 남는 앱은 불법 이민자를 추적하는 기관에 도움이 될 수도 있고, 개인의 금융 정보를 노출시킬 수도 있습니다. 취약 계층의 삶에 도움을 주기 위한 기술이 오히려 이들의 입지를 더 취약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점, 인터넷 사용의 평등이 반드시 권리의 펑등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슬레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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