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문화

두 번째 베어문 마들렌의 맛: 프루스트를 그리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스완네 집 쪽으로. 마르셀 프루스트. 스테판 외트 그림, 아서 골드해머 번역. 갈릭 출판사, 206페이지.>

삽화는 세련될지 모르나, 과연 원작에서 프루스트가 드러내고자 한 사고의 깊이를 제대로 담아낼 수 있을까요? 어쨌든 200페이지밖에 안 되는 책이니만큼 이야기는 상당한 속도로 나아갑니다. 이런 관점에서, 외트의 작품은 프랑스에서 상반된 평을 얻고 있습니다.

프루스트의 완고한 팬이라도 여전히 이 책에서 많은 부분을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연인이 무관심에서 걷잡을 수 없는 격정으로 빠져드는 데 대한 의견을 논할 때 부유한 바람둥이인 찰스 스완 씨가 짓는 표정이라든가, 정원에서 스완 씨의 딸인 질베르트와 가까워지고자 애쓰는 젊은 화자의 조바심에 찬 동작 등이 그러합니다. 외트는 또한 파리 시내의 지도를 첨부하여, 스완 씨의 저택, 오페라 가르니에, 부유한 보헤미안 부르주아들의 살롱모임을 여는 베르뒤랭네 집 등 주요한 지점을 표시해 둡니다.

무엇보다 페이지 속 삽화는 때로 어디서부터 읽어나가야 할지,  좌우순일지 상하순일지 헷갈리게 배치되어 있습니다. 원작에서처럼 독자는 이야기의 흐름을 시간 순서라기보다는 종종 뒤엉켜 떠다니는 이미지의 경험으로써 읽어나가게 됩니다. 그래픽노블이라 할지라도, 외트의 작품은 이 점에서 프루스트 작품의 핵심을 아름답게 포착해냅니다. (이코노미스트)

원문보기

 

 

Hortensia

Recent Posts

[뉴페@스프] 이겼지만 상대도 지지 않은 토론… ‘올해의 궤변’ 후보도 나왔다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쓰고…

3 일 ago

“설마설마했는데 결국?”… 이 사람이 트럼프의 미래일까

트럼프 2기 행정부를 가장 잘 예측할 수 있는 지표나 역사적 사례, 본보기가 있다면 어떤 게…

4 일 ago

[뉴페@스프] “돈 때문이 아니다” 최고 부자들이 트럼프에게 정치 후원금을 내는 이유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쓰고…

6 일 ago

‘백신 음모론자’가 미국 보건 수장 되다… “인신공격은 답 아냐”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2기 행정부 인선을 속속 발표하고 있습니다. 정치적으로 논란이 불가피한 인물도 다수 지명된…

7 일 ago

[뉴페@스프] “레드라인 순식간에 넘었다”… 삐삐 폭탄이 다시 불러온 ‘공포의 계절’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1 주 ago

[뉴페@스프] 사람들이 끌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이름 결정론’ 따져보니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1 주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