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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받고 저주받은 전 세계의 젊은이들

영화 “헝거 게임” 속 세상에서 젊은이들은 나이 지긋한 기득권들의 유흥을 위해 죽을 때까지 싸워야 하는 상황에 내몰립니다. 오늘날의 청춘 소설은 무자비하고, 판타지와 현실은 생각만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오늘날의 기성세대들은 젊은이들을 직접 살해하지는 않지만 여러 가지로 이들의 발목을 붙잡고 있습니다. 이번 주 이코노미스트 스페셜 리포트는 그 양상을 집중적으로 분석했습니다. (스페셜 리포트 모두 보기)

전 세계 인구의 25%(18억 명)는 15~30세 젊은이입니다. 어떻게 보면 이들 세대는 전례 없는 행운을 타고났습니다. 역사상 가장 부유하고, 천연두나 마오쩌둥이 없는 세상이니까요. 교육도 잘 받았지요. 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 중 하나인 아이티의 어린이들도 1960년대 이탈리아인보다 더 오랜 시간을 학교에서 보냅니다. 여성이나 동성애자라면 한 세대 전만 해도 상상도 할 수 없던 자유를 누립니다. 현재의 기술 발달 추세라면 100세까지도 살 겁니다. 그렇다면 그들은 무얼 투덜대는 걸까요?

이유는 충분히 많습니다. 이 세대는 기본적으로 이전 세대가 뱉는 침을 맞는 세대입니다. 역사상 처음으로 전 세계 젊은이들은 비슷한 문화를 공유하고 젊음의 비애를 나누고 있습니다. 전 세계 어디서나 젊은이들을 위한 일자리는 없고, 살 만한 집을 찾는 건 너무 어렵습니다. 어른이 되는 길 자체가 복잡하고 길어졌습니다.

그들이 이렇게 된 것은 기성세대를 옹호하는 정책 탓이 큽니다. 고용부터 들여다보죠. 세계 많은 나라의 고용법은 기존 직원을 해고하기 어렵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런 법은 현재 일자리를 가진 나이 든 이를 보호하고 새로운 고용을 더디게 만들죠. 피해는 젊은 사람들에게 돌아갑니다. 세계 곳곳에서 젊은이의 실업률은 나이 든 이의 두 배에 다다릅니다. 사회 생활을 시작하고 일하는 습관을 키워나갈 시점에 게을러지는 건 치명적입니다. 20대에 실업자였던 이들은 첫 월급의 출발점이 낮다 보니 50대가 될 때까지 더 적은 연봉과 그로 인한 불행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집값 또한 젊은이들에게 불리합니다. 주거공간을 얼마나 더 지을지 결정하는 사람들은 이미 자기 집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조망권과 보유한 부동산의 가격이 내려가는 걸 막기 위해 부동산 개발을 저지할 이유가 있죠. 이러한 상황은 젊은이들이 살고 싶어하는 대도시에서 특히 심각합니다. 월세와 집값은 연봉 인상 속도를 앞지른 지 오래 됐습니다. 말레이시아의 젊은이들은 이른바 “집 없는 세대”라고 하죠. 미국의 젊은 여성이 부모님이나 친척 집에 얹혀사는 비중이 2차 세계 대전 이후 가장 높습니다.

젊은이들은 여기저기 돌아다닐 가능성이 큽니다. 전 세계가 열려 있고 발목을 붙잡는 것이 없는 오늘날 젊은이들은 전 세대와 달리 세계를 방랑하죠. 더 선진국으로, 일자리가 있는 곳으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으면 생산성이 올라갑니다. 일례로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움직이면 세계 GDP는 올라갑니다. 그러나 정치적으로 완전히 자유롭게 문을 여는 건 어렵습니다. 요즘의 선진국은 이민자에 반대하는 분위기입니다. 한 국가 내에서도, 중국의 호구제는 대도시에 올라온 시골 사람들에게 차별을 가합니다. 인도도 주를 옮기면 공공 서비스를 받기 어렵습니다. UN 연구에 따르면 인류의 진보가 사람들이 더 좋은 직업을 찾으려 대도시로 옮기면서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80%의 국가가 대도시 인구를 줄이려는 정책을 펼칩니다. 이런 정책은 이주할 준비가 되어있는 젊은이들에게 특히 영향을 끼칩니다.

나이 든 사람들은 젊은 사람들을 경제적으로 지원합니다. 그러나 국가 단위에서는 점점 많은 예산이 연급과 의료 정책에 쓰입니다. 독일과 헝가리 등에서는 재정의 흐름이 아예 젊은 사람들에서 나이 든 사람들로 흐르죠. 나이 든 사람이 더 부유하다는 걸 고려하면, 이건 분명히 잘못된 일입니다.

젊은이들은 자신을 위해 목소리를 높여야 합니다. 미국에서는 18세~34세 투표율이 20% 로 65세 이상의 투표율(60%)에 비해 현저히 떨어집니다. 인도네시아도 상황은 비슷하고, 일본은 조금 더 나은 수준입니다. 온라인 청원은 충분하지 않습니다. 정부가 귀 기울여주기를 바란다면 투표가 중요합니다.

이는 자원의 낭비기도 합니다. 현재 젊은 세대는 곧 핵심 생산인구로 자리잡을 사람들입니다. 인도같이 젊은 노동력에 기대고 있는 나라는 잠재력을 충분히 활용해야 하고, 점점 나이들고 있는 사회에서는 젊은이들이 제대로 자리잡아 연금을 낼 수 있도록 지지해줘야 합니다. 게다가, 억눌린 젊음은 위험하기까지 합니다. 일자리가 없고 고통받는 청춘은 폭력적으로 변하기 쉽고 사회는 불안정해집니다.

오늘날 젊은이들은 그들이 무얼 겪고 있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해결책은 간단하나, 쉽지 않습니다. 젊은이들에게 일자리를 열어주고, 규제를 없애고 이동을 쉽게 만들어줘야 하죠. 정부와 모든 부모, 조부모들에게도 책임이 있습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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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esangju

샌프란시스코에서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하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과 열린 인터넷이 인류의 진보를 도우리라 믿는 전형적인 실리콘밸리 테크 낙천주의자 너드입니다. 주로 테크/미디어/경영/경제 글을 올립니다만 제3세계, 문화생활, 식음료 관련 글을 쓸 때 더 신나하곤 합니다. 트위터 @heesangju에서 쓸데없는 잡담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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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국내에서 자주 언급되고 있는 세대간 부의 격차 문제가 전세계적인 현상이라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그동안 경제발전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졌다는 가정을 해보면, 항상 이러한 세대간 부의 격차 문제는 있었을 것으로 생각해볼 수 있겠는데, 이러한 문제가 왜 이제 크게 대두되고 있는 것일까 궁금해집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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