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자의 삶은 임금노동자의 삶보다 더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지난 1월 20일 RMC/BFMTV 인터뷰에서 전자경제산업부 장관 엠마뉘엘 마크롱이 발언한 내용입니다.
약간 자극적일 수도 있는 이번 마크롱 장관의 발언은 경영자들이 회사를 설립하고 운영하며 보통의 임금노동자들이 알지 못하는 위험을 감내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경영자는 모든 것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마크롱은 설명합니다.
장관의 의도와는 달리 시청자들과 많은 수의 SNS 이용자들은 대체로 인터뷰 내용이 터무니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마크롱의 단언은 실제로 각자의 현실이 매우 다양한 두 집단을 비교한다는 점에서 이해하기 복잡합니다. 그러나 통계적으로 검토한다면 이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논거를 제시할 수 있지 않을까요?
경영자란 무엇인가요?
농업 부문을 제외하면 프랑스에는 약 260만 명이 독립된 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 중 1백만 명 정도는 자신의 기업을 직접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 전체 경영자의 3/4 정도는 1인 기업입니다. 경영자들의 상당수는 남성입니다. INSEE에 따르면 자신의 기업을 직접 운영하는 이들의 60%, 유한책임회사(SARL)의 경우 75%, 그리고 그 이외 기업가의 83%가 남성입니다.
엠마누엘 마크롱 장관이 강조하고자 했던 부분은 경영자가 감내해야 하는 많은 시간을 들였던 작업이 실패하는 경우의 위험에 대한 문제입니다. 이러한 위험에서 비롯되는 문제로, 특히 새로 사업을 시작하는 젊은 경영자의 경우 은행 대출, 사무공간의 확보 등의 어려움이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임금노동자 중에는 지위가 불안정한 이들이 많습니다. 계약 기간이 지정되어 있는 이들의 경우 집을 구하거나 은행 대출에 상당한 지장을 받습니다.
한편 사회적인 보호와 관련된 문제도 제기됩니다. 경영을 실패한 경우 경영자는 일반적으로 실업 급여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사회 보장에 의한 질병 수당을 받을 수 없음은 물론이지요. 퇴직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로 경영자는 별도로 자금을 모아두지 않는 이상 노후를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럼 회사 사장님들은 얼마나 버나요?
2012년, INSEE의 자료에 따르면 회사의 규모에 따라 경영자의 수입은 상당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직원이 없는 경영자들은 사적 영역의 평균 소득(여성 : 월 1,943유로 ; 남성 : 월 2,399유로)보다 약간 낮은 수입(여성 : 월 1,740유로 ; 남성 : 월 2,280유로)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수치는 따로 벌이를 가진 상태에서 부수입을 위해 사업을 벌이는 이들도 포함된 수치입니다.
그러나 직원이 있는 회사의 경영자의 수입의 경우, 사적 영역의 평균 임금을 쉽게 넘어섭니다. 유한책임회사(SARL)와 전통적인 개인 기업 기업가들의 평균 소득은 여성은 2,910유로, 남성은 3,880유로였습니다. 또한 기업가의 상위 10%의 소득은 월 평균 6,000~8,500유로인데 비해 하위 10%는 월 평균 600유로 정도에 불과하여 소득 수준이 매우 다양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럼 그들은 얼마나 일하나요?
노동 시간의 문제에 대해 알아봅시다. 하지만 매번 일하는 시간을 측정하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고객들과 식사를 하거나, 집에 들어와 있을 때 전화를 받거나, 혹은 잔업을 처리할 때 이를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요?
47시간?
직원 250명 미만인 회사의 경영자들에 대한 히스콕스(Hiscox) 보험사의 조사에 따르면, 프랑스 기업가들은 주당 평균 47시간 일한다고 합니다. 미국(39시간)이나 영국(38시간), 혹은 독일(45시간)의 기업가보다도 오래 일한다는 것입니다.
58시간?
그러나 2015년 오피니언 웨이(OpinionWay)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American Express)에 의해 수행된 다른 조사에서는 직원 10인 이하인 회사 경영자들이 평균적으로 58시간 일하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물론 조사 방법과 질문의 성격에 따라 “노동 시간”에 대한 정의가 달랐을 수도 있습니다.
42시간?
INSEE에서는 약간의 정보만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2011년 실시되었던 노동 시간에 대한 조사에서 프리랜서를 포함한 자영업자 및 기업가들은 휴가와 결근을 포함하여 평균 주당 42시간 39분 일하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임금노동자들(장시간 근로 계약 : 32시간 38분 ; 단시간 근로 계약 : 29시간 1분)에 비해 매우 많은 시간 일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조사의 방법과 무관하게 모든 경우에 경영자는 임금노동자의 평균적인 근로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 일하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평균을 구할 수는 없었지만, INSEE에서는 경영자들의 일반적인 근무 시간을 주당 45시간 정도로 파악하였습니다.
건강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경영자들은 일반적으로 직원들보다 휴가를 덜 사용합니다. IFOP(프랑스 여론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2005년 여름, 매우 작은 규모의 회사(직원 10명 이하) 경영자들은 평균적으로 연간 19일의 휴가를 사용한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옮긴이 : 2010년도 프랑스인들의 평균 휴가일은 37일입니다).
사장님들의 업무는 건강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말라코프 메데릭(Malakoff Médéric) 보험사의 기준을 따르면 경영자의 80%가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데 비해 임금노동자는 69%를 나타내고 있었습니다. 직원 수가 50~250명인 회사의 경영자의 경우 수치는 89%에 이르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영자의 38%만이 앞으로 10년 동안 동일한 방식으로 일할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임금노동자 55%). 또한 상당수의 사장님들은 공적인 삶과 사적인 삶을 적절히 분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답했습니다(경영자 45%, 임금노동자 34%).
60세가 됐을 때 경영자, 수공업자, 상인들의 기대수명(여성 27년, 남성 22.2년)은 일반 노동자들(공장근로자 여성 25.5년, 남성 19.6년 ; 사무직 근로자 여성 26.4년, 남성 21년)에 비해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프랑스 경영자들이 직원들보다 더 많은 시간 일하고, 휴가도 덜 사용하지만 상대적으로 자신의 삶을 확보한다는 수치를 넘어서 그들의 삶의 질과 지속성은 각종 수치와 곡선을 뛰어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일터에서의 행복에 대한 문제를 제기합니다.
경영자가 되는 것은 자신의 독립성을 확보하고 자신의 운명의 주인이 되려는 이들의 선택으로 남습니다. 반대로 2009년 1월부터 2010년 4월까지 47,983명의 임금노동자에 대해 시행된 SUMER 조사 결과는 비전문직 노동자들의 70.3%가 자신의 노동 조건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지워지지 않을 하나의 현실은 마크롱 장관의 단언이 너무 일반화되었다는 것입니다. (르몽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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