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것들에 대한 관심 (An Interest in Cool Thing)
래리 페이지는 항상 다양한 분야의 잡다한 것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미시간 대학의 학부생일 때, 그는 태양전지로 가는 차, 뮤직 신디사이저에 푹 빠졌으며, 캠퍼스 안을 돌아다니는 전차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1995년에 스탠포드 컴퓨터공학 박사 과정을 시작했는데, 이때 그는 이미 몇 가지 연구 주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스스로 운전하는 무인 자동차와 수많은 웹의 하이퍼링크를 토대로 한 더 나은 인터넷 검색 방법도 그 주제 가운데 하나였죠. 그의 논문 지도교수였던 테리 위노그래드는 검색 분야에 집중하도록 그를 지도했습니다.
“래리는 박사 과정을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멋진 아이디어들에 관심이 있었죠. 래리는 지금껏 기술이 어떻게 발달해 왔는지보다 앞으로 어떻게 이를 발전시키고 구현할 수 있을지에 훨씬 더 관심이 많았어요.”
구글 내에서 페이지는 직원들이 지금 일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또 사람들이 당연하다고 믿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며 쉼없이 질문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지난해 인터뷰에서 페이지는 자신이 구글의 데이터 센터에서 일하는 직원들과 이야기 나누는 것을 특히 좋아한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직원들에게 ‘변압기는 어떻게 작동하죠?’, ‘어떻게 전원이 들어오죠?’, ‘우리는 어떻게 비용을 치르나요?’와 같은 질문을 합니다. 그리고 저는 이 문제에 관해 창업가와 사업가의 처지를 모두 고려해 생각을 하죠. ‘여기서 우리가 착안할 수 있는 기회가 무엇이 있을까?’를 생각합니다.”
이런 질문도 좋아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왜 이건 지금보다 더 크게, 더 잘 되지 못했을까?”
페이지와 직접 일을 해본 구글 출신 직원들은 그의 경영 원칙이 새로운 기술이나 상품 아이디어를 가능한 한 많은 분야에 적용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미래를 예측하는 검색 엔진인 구글 나우(Google Now)가 왜 사람들의 개인사를 예측할 수 없는 것인지, 왜 다른 모든 것은 포털에서 쇼핑이 가능한 세상인데 보험을 판매하는 포털은 만들 수 없는 것인지를 묻는 식이죠.
기업의 성공은 기업이 무질서하게 확장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최근 구글의 엔지니어들과 직원들은 경쟁 기업인 페이스북 새로운 스타트업 우버와 같은 곳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이직을 고려하는 이들에게 개인적으로 구글에 남아 달라고 당부하면서, 래리 페이지는 구글이 모험적인 창업가에게 더는 매력이 없는 곳으로 변한 것은 아닌지 우려를 표했다고 합니다. 페이지는 알파벳을 통해 구글을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고 실행에 옮기기에 최적의 환경으로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근 구글을 떠난 직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페이지는 구글의 CEO로서 당면한 사업 과제들을 직접 처리하는 데 다소 힘이 부쳤던 것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앞서 2014년 피차이의 승진을 발표하면서 이미 페이지는 자신은 더 큰 그림을 그리는 작업에 매진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던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됩니다.
페이지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은 페이지가 연이은 미팅을 피하고 책을 읽고 연구하고 또 흥미 있는 기술을 보고 배우는 데 필요한 시간을 확보하려고 늘 신경 썼다고 말합니다. 팔로알토에 있는 집에서 페이지는 가능하면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 주거나 가족들과 함께 동네 행사에 참여하는 것과 같이 평범한 일상을 보내려 노력합니다.
구글이 주최하는 특별한 행사에서도 페이지는 격식에 얽매이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구글이 이탈리아의 시칠리아에 있는 리조트에서 개최하는 캠프(Camp)라는 행사를 예로 들어보죠. 캠프에는 테슬라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 골드만 삭스의 CEO 로이드 블랭크파인, 패션 디자이너 토리 버치와 같은 유명 인사들만 초대됩니다. 이 행사에 초대 받았던 한 참가자는 페이지가 행사 중에도 자기 아이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는지를 보면서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페이지는 미시간 주립대학 컴퓨터공학과 교수였던 자신의 아버지가 자신의 진로 선택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아버지는 기술에 정말 관심이 많으셨어요. 그는 저와 가족들을 로봇 컨퍼런스에 데려가기 위해 차를 몰고 미국을 횡단하기도 하셨죠. 로봇 학회에 도착했을 때 그는 자신의 어린 아들이 이 학회를 경험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셨고, 학회에 입장할 수 있는 나이보다 어렸던 저를 꼭 데리고 들어가려고 누군가와 언쟁을 벌이셨죠. 덕분에 저는 로봇 학회를 구경할 수 있었어요.”
페이지는 항상 대화에 녹아들어가려고 노력하고, 구글이 주최한 컨퍼런스나 학회에 초대 받은 과학자와 기술자들은 그런 페이지의 모습에 자연스레 그를 동료처럼 대하며 대화를 이어갑니다.
페이지의 호기심이 얼마나 다양한 분야에 광범위하게 걸쳐있는지는 구글이 주최하고 매년 초대받은 사람들만 참여할 수 있는 사이 푸 캠프(Sci Foo Camp)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천문학자, 심리학자, 물리학자 그리고 다른 학자들이 섞여있는 이 모임에서 참가자들은 자신들이 흥미롭다고 생각하는 것을 작은 카드에 쓰고 이걸 모두가 볼 수 있는 벽에 붙입니다. 이 작은 카드는 과학 윤리나 인공 지능과 같은 소재를 던져주는 셈이죠. 지난 컨퍼런스는 구글의 마운틴 뷰 캠퍼스에서 열렸고, 페이지는 학회가 열리는 대부분 시간을 거기에서 보냈습니다. 그는 연설을 하거나 특정 세션을 주최하지는 않았지만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참가자들과 어울려서 끊임없이 대화를 나눴습니다. 이는 래리 페이지를 여기서 볼 거라 예상하지 못한 투자자들과 컴퓨터 공학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습니다.
앞을 내다보는 선구자 (A Forward Thinker)
래리 페이지는 대중 앞에서 말할 때, 미래에 대한 낙관적 전망과 구글이 어떻게 인류 발전에 도움이 되는지에 초점을 맞추곤 합니다. 모바일 앱이 웹 생태계에 어떻게 위협이 될지 혹은 광고 차단 기능이 구글의 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와 같은 현안에 관해 물으면 “이미 그 문제에 관해서는 오랫동안 여러 이야기가 있었잖아요”라며 대답을 하지 않습니다.
최근 그는 영리 기업이 사회적 변화와 발전을 가져올 수 있는 동력을 제공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자주 합니다. 찰리 로즈와의 2014년 인터뷰에서 페이지는 자신의 돈을 비영리 기업이나 자선 단체보다는 일론 머스크와 같은 창업가에게 주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기술이 인류에 가져올 수 있는 긍정적인 변화를 낙관한 페이지의 견해에 반대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사생활 보호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사람들은 늘 구글을 경계해 왔고, 옐프(Yelp)는 최근 구글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서 고객들이 구글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조종하고 있다며 구글을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페이지는 구글의 성장세가 여전히 한창인 때 CEO 자리를 내려놓았습니다. 구글의 수입은 연 20% 성장을 거듭해 왔습니다. 어느 업계라도 이 정도 수치면 대단한 일인데, 구글은 이미 올 한해 수입만 6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거대 기업입니다. 그런데도 이런 성장세가 꺾이지 않았는데, 페이지는 더 먼 미래에 구글이 먹고 살 사업 분야를 모색하겠다며 CEO 자리에서 물러난 겁니다.
아무리 야망 있는 사람이라도 손 대는 분야마다 혁명을 가져오지는 못할 겁니다. 페이지도 마찬가집니다. 알파벳이 손을 대고 있는 모든 분야에서 성공하지는 못할 겁니다. 그는 기계적인 접근법 대신 문제나 개선할 여지가 있는 분야에서 상당한 규모의 사업을 만들어내거나 기술이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내는 데 집중합니다.
핵폐기물에서 값싼 전기를 생산해내는 방법을 모색하는 기업을 창업한 레즐리 드완은 래리 페이지와 ‘솔브 포 X (Solve for X)’ 컨퍼런스에서 간단한 대화를 나눴습니다. 레즐리는 페이지가 모듈 제조 방식에 관해 물었고 함께 일할 사람을 어떻게 찾을지에 관해 물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핵에 관한 배경 지식이 없지만, 어떤 질문을 해야 하는지는 정확히 알고 있었죠.”
드완은 페이지가 질문을 이어갔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방법은 어떨까요? 이런 식으로 공정을 통합하면 더 낫지 않을까요? 직원을 이렇게 교육하는 방법은 고려해 보셨나요? 정말 계속해서 아이디어를 나누고 묻더라고요. 핵물리학의 배경지식을 필요로 하는 코멘트는 아니었지만, 이 사업을 구체적으로 발전시키는 데 정말 중요한 제언들이었어요.”
드완은 또 그녀가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시장에서의 기회에 관해서도 페이지로부터 조언을 얻었다고 말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무엇이었는지 묻자 지금 말하기에는 너무 훌륭한 아이디어라며 말을 아꼈습니다. (뉴욕타임스)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쓰고…
* 비상 계엄령 선포와 내란에 이은 탄핵 정국으로 인해 한동안 쉬었던 스브스프리미엄에 쓴 해설 시차발행을…
우리나라 뉴스가 반헌법적인 계엄령을 선포해 내란죄 피의자가 된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하는 뉴스로 도배되는 사이 미국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 투표가 오늘 진행됩니다. 첫 번째 투표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집단으로 투표에…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와 해제 이후 미국 언론도 한국에서 일어나는 정치적 사태에 큰 관심을 보이고…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에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안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