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따지면 투표를 하는 사람 중에 남성보다 여성이 많습니다. 이런 추세는 지난 몇십 년간 계속됐습니다. 하지만 다른 정치 참여에서 여성은 남성에 뒤처져 있습니다. 대규모 정치 자금을 후원하는 사람 중 여성은 30%에 불과합니다. 정치 자금 후원 전체로 따져보면 여성과 남성의 격차는 더 큽니다. 미국의 현역 의원들이 받은 선거 자금 가운데 76%가 남성이 낸 돈입니다. 여성이 낸 정치 후원금은 24%에 불과합니다. <뉴욕타임스>는 정치인들에게 가는 후원금을 추적하는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크라우드팩(Crowdpac)의 데이터를 이용해서 이런 결과를 도출했습니다. 후원자의 성별은 후원자의 이름을 이용해서 구분했습니다. 이 데이터는 200달러 이상을 낸 후원자들만 포함하고 있는데, 현행 선거법 하에서 200달러 미만을 기부한 사람은 개인 정보를 공개할 의무가 없습니다.
여성과 남성의 정치 후원금 격차가 무엇 때문에 발생하는지 정확히 알기는 어렵습니다. 소득과 재산의 차이가 원인 가운데 하나일 수 있습니다. 여성과 남성의 평균 소득이 비슷한 주에서는 대규모 정치 자금 후원자 가운데 여성의 비율이 높습니다. 하지만 소득 격차가 여성과 남성의 정치 후원금 차이를 전부 설명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여성이 기부에 인색한 것도 아닙니다. 소득 격차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분야의 자선 기부 전체를 놓고 보면 여성이 남성보다 기부를 더 많이 합니다. 오히려 정치 후원금이 남성의 참여가 여성의 참여를 앞지르는 예외적인 분야입니다.
“여성들은 남성보다 공감이나 이타심 때문에 기부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정치 후원금은 여성들의 이러한 동기를 만족시키지 못한다고 생각할 수 있죠.”
인디애나대학의 데브라 메쉬(Debra Mesch) 교수는 말합니다. 메쉬 교수는 남성은 자기 이익(self-interest) 때문에 기부를 하는 경우가 여성보다 많다고 덧붙였습니다.
데이터에서 드러난 다른 패턴으로 여성들은 민주당 후보와 여성 후보에게 기부를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상하원 의원 가운데 여성으로부터 후원받은 금액이 전체 후원금의 절반 이상인 후보는 몇 명 되지 않았습니다. 이 몇 명이 모두 여성 의원이라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들 모두 민주당 소속입니다. 이러한 패턴은 대선 후보 경선에서도 드러납니다. 힐러리 클린턴은 여성 후원자들의 적극적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클린턴 후보 캠프에 대규모 정치 후원금을 낸 사람 중 52%가 여성입니다. 클린턴 후보 측은 전체 후원자 가운데 60%가 여성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버니 샌더스 상원 의원 역시 다른 남성 후보자들보다 여성 후원자가 많은 편입니다.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을 살펴보면 유일한 여성 후보자인 칼리 피오리나가 다른 후보자들보다는 여성 후원자들의 비율이 높지만, 평균 민주당 출신 의원들이 받은 여성 후원금 비율보다는 낮습니다. 피오리나가 받은 후원금 가운데 1/3 정도가 여성들이 낸 것입니다.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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