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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소름을 돋게 만드는 이유(2/2)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의문들이 있습니다. 배드 블러드는 내게 특별한 곡이 아니었습니다. 즉, 나는 이 노래가 내 보상회로를 건드리도록 교묘하게 작곡되었고 나는 그런 술수의 피해자가 된 것처럼 느낍니다. 하지만 같은 날, 펫샵 보이즈가 부른 “올웨이즈 온 마이 마인드(Always On My Mind)”도 간주 부분의 놀라운 선율 때문에 내게 소름을 돋게 했습니다. 그리고 내 어린 시절과, 또 지금까지 실패했던 연애들이 떠오르면서 가슴 아프기도 했지요. 다른 예들도 있습니다. “라이크 어 프레이어(Like a Prayer)”나 “더 라즈 데어 쉬 고즈(The La’s There She Goes)”는 단순히 음악 때문에 소름이 돋는 곡이 아닙니다. 그저 화음과 박자가 전부가 아니며, 내용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지요.

게다가 소름과 함께 따라오는 초월적인 느낌은 음악이 우리에게 끼치는 영향 중 빙산의 일각에 불과합니다. 음악은 거의 무한한 힘을 가지고 있는 듯 보입니다. 90년대, 심리학자 알프 가브리엘슨은 “음악과 관련된 특별한 경험들(SEM, strong experiences related to music)”을 모았습니다. 어떤 것들은 읽는 것만으로도 경탄이 나옵니다. 수백 가지 경험 중 아래 핀란드 탱고 음악 연주를 본 한 관객의 글을 보시죠.

“나는 엄청난 온기와 열기로 달아올랐습니다. 주위를 날아다니는 모든 음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흡수했습니다. 음악을 열망하던 내 귀는 단 하나의 효과와 연주도 흘리지 않았습니다… 나는 모든 악기들과 그들이 만들어내는 소리에 매혹되었습니다. 오직 음악만이 존재했던 것이죠! 나는 춤을 추었고 제자리에서 돌았습니다. 내 자신을 음악과 리듬에 온전히 맡겼습니다. 정신없이 웃으며 즐겼습니다. 이상하게도 눈에서는 눈물이 터져나왔습니다… 그 전까지만 하더라도 나는 무척 우울한 상태였습니다. 의기소침했었지요. 내 삶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사람들과 어울릴 수 없었고 무언가에 집중할 수도 없었죠. 하지만 그때 이후로 내게는 생기가 돌았으며 웃음이 넘쳤고 마음 속 깊은 곳으로부터 기쁨이 흘러나왔습니다… 그 순간이 어떤 구원처럼 느껴졌다는 게 참 이상한 일이지요.”

가브리엘슨은 “소름, 털이 바짝 서는 것, 으스스한 떨림, 스릴, 가슴 뛰는 느낌” 뿐만 아니라 눈물 역시 이야기했고, 이들은 모두 SEM의 특징들입니다.

그란은 이렇게 말합니다. “감정 조절은 사람들이 음악을 계속 듣게 되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우울한 사람들은 더 나은 기분을 느끼고 싶어합니다. 우울하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고 밖으로 나올수 있게 만들 무언가를 찾으려 하죠. 혹은 그저 지루하기 때문에 시간을 보낼 무언가를 찾습니다.” 한편으로 사람들은 모두 SEM을 다르게 느끼는 것처럼도 보입니다. 음악은 무엇 때문에 우리를 이런 황홀경에 빠뜨리는 것일까요?

한 가지 이론은 음악이 우리의 사회적 관계에 도움을 준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사람들이 함께 행동하는 것을 즐긴다는 사실을 압니다. 사람들은 모두 함께 음악을 듣기 위해 수십만 원의 참가비를 내고 축제에 참여합니다. 박자를 느낄 때 모두 함께 춤을 출 수 있습니다. 만약 음악이 없다면,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움직이기 위해서는 서로를 보고 움직임을 맞추어야하며 이는 매우 힘든 일일 겁니다. 그러나 강력한 드럼 소리는 수많은 사람들을 하나가 되게 만들어주며 집단에 속한다는 그런 숭고한 느낌을 가지도록 해줍니다.” 곧, 진화론적으로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죠.

두 번째 이론은 음악을 즐기는 능력과 언어의 발달이 연관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란은 언어는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소리와 움직임을 쉽게 연결시킵니다. 소리를 만드는 것이 즐겁다는 사실을 배운 이들은 진화에 있어 더 유리했을 수 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이는 음악을 감상하고, 소름을 느끼는 능력이 곧 말하는 능력과도 연관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뇌의 보상영역은 생존에 도움을 주기 위해 진화했을 뿐 마약을 즐기도록 진화된 것이 아님에도 마약에 의해 영향을 받듯이, 음악 역시 어쩌면 우연히 [언어 능력에] 영향을 주게 된 것일 수 있습니다.”

나는 헤드폰으로 음악을 즐기기 때문에, 음악이 다른 이들과 함께 즐기는 데 도움이 되었다는 이론은 그렇게 와닿지 않습니다. 반면 목소리가 만드는 언어의 운율(cadence)과 리듬이 사랑의 선율과 잘 어울린다는 점에서 언어와 음악의 연관성 이론은 마음에 듭니다. 슬로보다 역시 그렇게 생각하는 듯합니다. “나는 노래하는 사람이고, 사람의 목소리에 크게 감동을 받습니다. 모두가 같은 순간에 같이 호흡하며, 서로 정확한 음을 내는 것을 보는 것은 정말 감동적인 일이죠.”

그는 음악심리학자로서 수백 개의 작품을 분석했고 이들이 어떻게 우리의 행동에 영향을 주는지를 면밀하게 검사했습니다. 그는 여전히 음악을 듣고 소름을 느낄까요?

“바흐 B단조 미사곡의 마지막 몇 분, 곧 ‘도나 노비스 파쳄(Dona Nobis Pacem)’의 마지막 장을 들어보세요. 마치 천국에 온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나도 그의 말에 동의합니다.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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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itahol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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