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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인 데이비드 카드(David Card)와 로라 지울리아노(Laura Giuliano)는 미국에서 가장 큰 학군 중 하나의 데이터를 분석해 어떤 학생들이 영재반 운영으로부터 혜택을 받는지를 살폈습니다. 이 학군에서 영재반에 선발된 학생들은 세 모둠으로 나뉩니다. A 모둠은 IQ가 130 이상인 학생들입니다. B 모둠은 이민자 가정 출신이라 따로 영어 교육을 받고 있거나 무상급식 혜택을 받는 학생 중에서 IQ가 116이 넘는 학생들입니다. 그리고 앞의 두 기준만으로는 영재반 인원을 채우기 어려워서 많은 학교는 이전에 치러진 주 정부가 주관한 시험에서 높은 성적을 거둔 학생들을 영재반에 포함시켰습니다. 이들을 C 모둠으로 분류해 “성적 우수 학생(high achievers)”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영재반의 학생 수는 다른 반과 같았고, 학생들은 같은 교과 과정에 따라 교육을 받았으며, 매년 봄 같은 시험을 치렀습니다.

카드와 지울리아노는 영재반 선발 기준에 아깝게 미치지 못한 학생들(통제 집단)과 그 기준을 가까스로 넘어서 영재반에 선발된 학생들 간의 성적 변화를 비교했습니다. IQ가 높아서 영재반에 입학한 학생들의 경우 영재반에서 수업을 듣는 것이 가져온 긍정적인 효과는 없었지만 “성적 우수 학생”들의 경우, 특히 저소득층 출신 “성적 우수 학생”들은 영재반에서 수업을 듣고 난 뒤 수학과 읽기 능력이 크게 향상했습니다.

저자들은 영재반이 A 모둠 학생들의 성적 향상에 거의 효과를 안 보인 것은 이미 높은 성적을 보이는 이 학생들의 성적을 올리는 것이 어렵기 때문일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B 모둠 학생들은 표준화된 시험에서 C 모둠의 성적 우수 학생들과 비슷한 성적을 보였지만 인지 능력 테스트에서는 이들보다 성적이 낮았습니다. B 모둠 학생들은 성적이 오를 여지와 가능성이 있지만, 영재반 운영이 이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습니다. 교사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저자들은 B 모둠 학생들이 집중력이나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려는 의지 같은 능력이 부족한 것 때문에 영재반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했습니다. 반대로 C 모둠의 성적 우수 학생들은 IQ는 그리 높지 않지만, 집중력이나 기대에 부응하려는 의지 때문에 일반적인 지식을 평가하는 표준화된 시험에서 높은 성적을 올리는 것일 수 있습니다. 이런 특성은 왜 “성적 우수 학생”들이 영재반 운영에서 이득을 보지만, B 모둠의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지를 설명합니다. 또 B 모둠 학생들은 A나 C 모둠 소속 학생들보다 영재반 경험에 대한 만족도 조사에서 낮은 점수를 줬습니다. (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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