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문화세계

미국식 이름의 모든 것: 당신의 나이, 사는 곳, 정치적 성향과 직업은 무엇일까요?

미국에서 이름은 그 사람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제공합니다. 미국의 이름을 분석한 데이터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 다섯 가지를 소개합니다.

1. 나이
데이터 연구가 랜디 올슨(Randy Olson)은 미국의 호적 정보를 활용해 이름/나이 계산기를 만들었습니다. (링크) 이 사이트에서 이름을 넣어보면 아래와 같은 그래프와 추정 연령을 알려줍니다. 검은색 선은 그 해에 해당 이름으로 등록된 사람의 숫자를, 파란색 음영은 2015년 1월 현재 살아있는 사람의 숫자입니다. 1940년대 이전은 추정치라고 올슨은 밝혔습니다. (이름에 따른 나이 추정 뉴스페퍼민트 기사 보기)

2. 직업
아기 이름 연구 앱을 내놓은 버던트 랩스(Verdant Labs)는 각 직업별로 흔한 이름을 보여줍니다. 아래 그래프에서 보여준 직업별 이름은 그 직업에서 가장 흔한 이름이 아니라 다른 직업 대비 이 직업에 있을 가능성이 높은 이름입니다. 예를 들어 웨인(Wayne)이나 케빈(Kevin)이란 이름을 가진 사람들 중에는 경찰관이 많은 편이고, 에드거(Edgar)나 한나(Hannah)는 시인일 가능성이 높지요. 흔치 않은 이름이 기디언(Gideon)이 기자 이름으로 뽑힌 것은 기디언이라는 이름의 기자가 제임스(James), 존(John), 마이크(Mike) 보다 더 많기 때문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기자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추정이 가능한 것은 이름이 성별, 인종, 계급, 부모의 교육 수준과 꿈 등을 모두 반영해 나온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흥미롭게도 판사, 시인, 의사의 이름은 좀 더 복잡하고 무언가 있어 보이는 문학적인 이름인 아키발드(Archibald), 에드거(Edgar), 샌포드(Sanford)인데 비해, 풋볼 코치 이름은 빌(Bill), 댄(Dan), 짐(Jim), 스티브(Steve), 리치(Rich), 마이크(Mike) 등 한 음절의 단순한 이름이 많았습니다.
(그래프 크게 보기)

3. 고향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미국의 각 주 별로 가장 흔한 성을 담은 지도를 내놓았습니다. (지도 크게 보기) 출신 지역에 따라 각각의 성에 다른 색을 칠했는데, 파란색은 영국계, 붉은색은 스페인계 성입니다. 중서부 지역에는 앤더슨이나 넬슨 등 북유럽 출신 성이 갈색으로 나타나고, 밀러나 와그너 같은 독일계 성도 노란색으로 눈에 띕니다. 오브라이언, 머피, 켈리 같은 아일랜드계 이름은 동북부 뉴잉글랜드 지방에서 눈에 띕니다. 루이지아나에서는 에버트와 보드록스 같은 프랑스계 이름이 보이고, 캘리포니아나 하와이에서는 리, 은구옌, 김, 나카무라 같은 아시아 인종의 이름이 흔합니다.
이 지도는 미국 내의 다양성을 완전히 보여주지는 못합니다. 이를테면 흑인 노예들은 주인의 성을 따랐기에 그들의 존재감은 지도에 나타나지 않습니다. 미국에 큰 유대계 인구도 미국에 오면서 이름을 영문화 한 경우가 많아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4. 정치적 성향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자들이 선호하는 이름도 다릅니다. 버던츠 랩스가 내놓은 차트는 이름별로 공화당과 민주당이 될 확률을 보여줍니다. (지도 전체보기) 가장 ‘민주당스러운’ 이름은 조나(Jonah), 말릭(Malik), 나타샤(Natasha), 마야(Maya)이고, 가장 ‘공화당스러운’ 이름은 델버트(Delbert), 듀안(Duane), 베일리(Bailey), 브리트니(Brittney)입니다. 이 그래프를 보면 여성 이름이 민주당일 확률이 높은 것도 확인 가능합니다. 또한, 남자 이름의 경우 민주당 쪽은 다양한 이름을 택하는 반면 공화당 측은 이름을 고를 때도 보수적인 이름을 고르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관련 뉴스페퍼민트 기사 보기)

5. 미국의 역사
마지막으로, 아바카바가 미국의 역사에 따라 가장 인기 많은 여자 이름을 보여주는 동영상입니다. (동영상보기) 그해 어떤 일이 있었고, 가장 흔한 이름 상위 10위 안에 드는 이름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트렌드를 보여주죠. 이름은 유명 인사와 음악의 인기를 쫓아갑니다. 1930년대 셜리 탬플(Shiley Temple)이 아역 스타로 이름을 날리던 때 셜리란 이름이 인기를 끕니다. 1947년, 버디 클락의 “린다(Linda)”라는 노래가 음악 차트를 휩쓸었을 때 린다는 메리의 인기를 제칩니다. 재클린 캐네디(Jacqueline Kennedy)가 영부인이 된 1961년, 재클린이란 이름이 상위에 오릅니다. 비틀즈가 미쉘(Michelle)을 발표한 1965년에는 미쉘이 인기를 끌죠. 웨일론 제닝스의 음악 아만다(Amanda)가 빌보드 컨츄리 뮤직을 휩쓸던 1979년, 아만다는 3위를 차지합니다.
이름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다양해집니다. 2007년에는 두 가지 변화가 일어나는데, 어떤 이름도 전체 신생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인기 있는 이름이 되지 못했고, 상위 100개 이름을 가진 아이의 숫자를 합해도 그 또래 아이의 1/3 을 넘지 못했습니다. 2013년에서 비디오는 끝나는데, 1800년대 인기를 끌던 엠마(Emma), 그레이스(Grace), 릴리안(Lillian), 엘리자베스(Elizabeth)가 다시 차트에 나타납니다. (Washington Post)

원문보기

heesangju

샌프란시스코에서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하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과 열린 인터넷이 인류의 진보를 도우리라 믿는 전형적인 실리콘밸리 테크 낙천주의자 너드입니다. 주로 테크/미디어/경영/경제 글을 올립니다만 제3세계, 문화생활, 식음료 관련 글을 쓸 때 더 신나하곤 합니다. 트위터 @heesangju에서 쓸데없는 잡담을 하고 있습니다.

View Comments

  • 아주 흥미로운 글이네요. 특히, 미국의 역사에 따라 가장 인기 많은 여자 이름을 보여주는 동영상 대단합니다. 이러한 글이 가능한 것도 빅데이터 분석이 쉬워졌기 때문이겠지요. 아마

Recent Posts

“숨 쉬는 건 범죄가 아니다”…노숙도 마찬가지? 간단치 않은 사정들

미국 연방대법원이 노숙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노숙자를 처벌한 지방 정부(시 정부)의 행동이 위헌이라는 사건에 관해 이번…

1 일 ago

[뉴페@스프] Z세대 가치관에 문제 있다? 그런데 부모인 X세대가 더 문제다?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3 일 ago

기후변화로 인한 ‘변화’가 이 정도였어? 뜻밖의 결과들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 기후, 자연 재해는 우리에게 더는 낯선 일이 아닙니다. 아예 "기후 재해"라는 말이…

4 일 ago

[뉴페@스프] 경합지 잡긴 잡아야 하는데… 바이든의 딜레마, 돌파구 있을까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7 일 ago

데이트 상대로 ‘심리 상담’ 받는 사람을 선호한다고? 운동만 자기 관리가 아니다

보스턴 대학에서 일하는 정신과 의사가 ‘자녀의 정신 건강에 과몰입하는 미국 부모들’에 대한 칼럼을 기고 했습니다.…

1 주 ago

[뉴페@스프] 습관처럼 익숙한 것 너머를 쳐다볼 때 비로소 보이는 것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1 주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