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경영경제세계

왜 대선 캠페인은 궁극의 스타트업인가?

뉴욕 브루클린에서 시작한 새 스타트업은 약 7천 5백 제곱미터 넓이의 공간을 임대했습니다. 컴퓨터를 담았던 상자들은 임시 가구처럼 놓여 있으며 엄청난 야망을 품고 있습니다. 이 스타트업의 성장 계획은 실리콘 밸리의 스타트업을 겸손하게 만들 정도입니다. 조만간 수백만 명을 고용할 예정이며 내년까지 10~20억 달러를 모을 예정입니다. 이 스타트업이 직면한 경쟁은 치열합니다.

하지만 이 브루클린 스타트업이 성공한다면 이들은 역사를 만들 것입니다. 이 스타트업은 테크 기업이 아니라 대선 캠페인이며 이들은 힐러리 클린턴을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다른 대선 후보들의 캠프와 마찬가지로 힐러리 클린턴 후보 캠프도 빠르게 진화하는 테크 스타트업들이 당면하는 복잡한 관리와 운영 문제를 풀어야만 합니다.

맥킨지 컨설턴트 출신으로 존 매케인 대선 캠프를 비롯해 공화당 후보들의 캠프에서 일했고 워싱턴 DC의 공보회사 파트너로 있는 맷 맥도날드(Matt McDonald)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선거 캠페인은 가장 빠르게 진화하는 스타트업”이라고 공언했습니다. 그는 소셜 미디어 기업들이 대선 캠페인의 지출이나 고용 규모에 도달하려면 수 년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당선 가능성이 있는 대선 후보의 경우 제대로 돌아가는 대선 캠프를 몇 달 안에 꾸릴 줄 알아야 합니다. 선거 총 책임자를 임명해야 하고 수없이 많은 스태프를 고용해야 하며 어떻게 일을 분담하고 협력해야 하는지를 배워야 합니다. 캠프가 하는 일 중에는 선거 자금을 모으고 후보자와 정책을 제대로 알리는 마케팅 전략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2008년 대선 캠페인 매니저였던 데이비드 플러프(David Plouffe)는 말합니다. “스타트업과 (선거) 캠페인에는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결정을 내려야 하는 사안들이 많고 매일 매일 전혀 새로운 문제가 생깁니다. 동시에 수많은 사람들을 고용해야 하고 조직의 규모를 키워야 하지요.” 조지 부시 대통령의 2004년 캠페인을 책임졌던 켄 멜만(Ken Mehlman)은 말합니다. “저는 제 직업을 스타트업으로 시작해서 궁극적으로 크게 성장한 기업의 CEO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저에게 주어진 임무가 정치적 기질을 발휘하는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어요. 대신, 최고의 경영 전략을 정치에 적용한다고 생각했지요.”

오바마와 부시 대통령의 캠페인은 지난 15년간 가장 성공적인 캠페인이었습니다. 오바마 캠프를 예를 들어 보면 이들은 기존에 캠페인을 운영해 본 경험이 있는 베테랑들을 고용하는 대신 캠페인과는 조금 거리가 있었던 사람들을 고용했습니다. 이는 이미 클린턴 캠프에서 민주당의 베테랑 선거 전략가들을 대거 포섭해버렸기 때문에 불가피한 측면도 없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대선 캠프 책임자였던 데이비드 플러프와 지도부는 소위 이 바닥에서 잔뼈가 굵지 않은 사람들을 고용하는 데에 나름대로 장점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플러프는 말합니다. “선거를 몇 번씩 치러본 베테랑 여러 명을 모아 캠프를 꾸려간다면, 새로운 시도나 창의적인 방법을 끌어내기는 어렵습니다.” 캠페인이 스타트업과 비슷한 점은 급여를 지급하는 방식에서도 드러납니다. 연봉을 두고 발생하는 지루한 협상을 피하려고 테크 월드에서는 연봉을 제시하고 마음에 들면 이 회사에서 일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거부하는 방식이 흔히 쓰입니다. 캠페인도 마찬가지입니다. 대선 캠프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다른 곳에서 일한다면 받을 수 있는 연봉보다 훨씬 적은 돈을 받고 일합니다. 이는 검소함의 문화를 만들어내고 돈보다는 정말로 캠페인이 좋아서 일하는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합니다. 2004년 부시 대선 캠프 본부장이었던 켄 멜만의 연봉은 15만 달러였고 캠프의 그 누구도 15만 달러보다 많은 돈을 받지 못했습니다.

물론 스타트업과 대선 캠프 사이에는 중요한 차이점도 있습니다. 대선 캠프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바라는 보상은 나중에 백악관이나 주요 정부 기관에서 일을 하는 것입니다. 반면, 스타트업의 경우는 스톡 옵션에서 발생하는 거대한 부입니다. 그럼에도 규모를 확장하고 위기를 대처하는 방식 등 캠페인과 스타트업 사이에서는 매우 비슷한 특징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뉴욕타임즈)

오바마, 롬니 대선 캠프와 주요 스타트업의 월 별 펀드 레이징 추이

원문보기

arendt

Recent Posts

[뉴페@스프] 공격의 고삐 쥔 트럼프, TV 토론으로 승리 방정식 재현할까?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5 일 ago

“‘기생충’처럼 무시당한 이들의 분노” vs “트럼프 지지자들, 책임 돌리지 말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브렛 스티븐스가 "진보 진영의 잘난 척"에 대한 반감이 트럼프에게 승리를 안겨다줄 수 있다는…

6 일 ago

[뉴페@스프] “‘진짜 노동자’의 절망, 내가 누구보다 잘 안다” 미국 대선의 진짜 승부처는 여기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1 주 ago

이번 대선은 50:50? “트럼프도, 해리스도 아닌 뜻밖의 변수는…”

미국 대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선거 결과는 여전히 예측하기 어려운 팽팽한 접전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특히…

1 주 ago

[뉴페@스프] 이야기꽃 피우다 뜨끔했던 친구의 말… “조금씩 내 삶이 달라졌다”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1 주 ago

[뉴페@스프] 스벅 주문법이 3천8백억 개? 창업자 호소까지 불러온 뜻밖의 악순환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2 주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