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진화과정 내내 식물들과 함께 진화했으며, 식물은 가장 자연스러운 우리의 동반자입니다. 그러나 화창한 봄날 알러지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는 식물의 번식을 위해 필연적인 이 꽃가루가 가장 피해야 할 적으로 여겨집니다. 여기에는 어떤 이유가 존재하는 것일까요?
캐나다 맥마스터 대학에서 알러지와 면역학을 연구하는 수잔 웨이즈먼은 사실 우리가 물어야 할 질문은 “왜 꽃가루인가?”가 아니라 “왜 인간은 알러지를 가지고 있는가?”라고 합니다. 사람들은 보통 어렸을 때 자주 노출된 무언가에 대해 알러지를 가지게 됩니다. 상쾌한 봄날 바깥 공기 1세제곱 미터에는 수천 개의 꽃가루가 존재하며, 우리는 이를 자연스럽게 들이마시게 됩니다. 어렸을 때 자주 접하는 음식이나 동물의 털에 알러지를 가지게 되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만약 어떤 대상에 쉽게 민감해지는 유전적 경향을 타고났다면 어렸을 때 들이마시는 꽃가루는 쉽게 당신에게 알러지를 심어줄 겁니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실제로는 전혀 해롭지 않은 꽃가루에 대해 알러지를 가지게 되었을가요?
이는 우리가 가진 면역 시스템의 특징입니다. 우리의 면역 시스템은 한 번 특정 단백질을 해롭다고 판단하고 나면 다시는 그 결정을 번복하지 않습니다. 즉, 한 번 무언가에 대해 알러지를 가지게 되면 평생 그 알러지를 갖게 된다는 이야기지요.
또한, 면역 시스템은 언제나 지금 이 순간 어떤 위험이 존재하는지를 감시하고 있습니다. 면역 세포는 항체라 불리는 단백질을 만들어냅니다. 각각의 항체는 알레르기 항원분자를 가지고 백혈구에게 전달하며, 이들은 다시 히스타민이라 불리는 화학물질을 분비합니다. 이 때문에 우리가 잘 아는 재채기, 가려움, 피부반응, 열병과 같은 알러지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그렇다면 왜 우리의 면역 시스템은 이런 잘못된 결정을 내리는 것일까요?
한 가지 이론은 우리가 감기에 걸렸을 때처럼, 온몸이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을 때, 그때 동시에 노출된 다른 무언가에 대해서도 알러지를 가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온몸이 면역반응을 겪고 있을 때 다른 알러지 반응이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은 충분히 그럴듯한 이론입니다. 그러나 아직 이를 우리가 확신하고 있지는 못합니다.”
이와 관련된 연구들은 대부분 동물 털에 대한 알러지에 바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수잔은 이 설명이 꽃가루나 음식에 대해서도 성립하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알러지에 대한 또 다른 이론은 어린 시절 박테리아나 바이러스에 충분하게 노출되지 못했을 때 알러지가 생긴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오늘날의 아이들은 위생 환경의 변화로 인해 옛날 만큼 미생물에 노출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이들의 면역 시스템은 위험한 병원균과 꽃가루처럼 무해한 입자를 구분하는 방법을 충분히 배우지 못한다는 것이지요. 이는 “위생 가설”이라 불리며, 대체로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감염이나 다른 질병과 충분히 싸우지 않는 면역 시스템이 종종 알러지를 만들게 됩니다.”
사실 이 두 가지 이론은 서로 반대되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셈입니다. 즉,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알러지가 생기기도 하고, 감염이 부족해서 알러지가 생기기도 한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아직 여기에 대해서는 우리는 답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청결과 지저분함이 얼마나 균형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환경일지도요. 안타깝게도 적어도 한동안은 이 화창한 봄날을 실내에서 즐겨야 할 사람들이 많을 듯하군요.
(라이브 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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