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아일랜드에서는 결혼 평등(equal marriage)에 대한 국민투표가 실시됐습니다. (역주: 아일랜드는 62%의 찬성표로 동성 결혼이 법제화되었습니다) 엔다 케니 수상은 투표가 시작되기에 앞서 찬성표가 “편견을 종식”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법이 바뀐다고 편견이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만일 찬성표가 더 많이 나온다면 아일랜드 역시 세계적인 도덕 관념 변화의 물결에 동참하는 셈이 됩니다.
30년 전만 해도 결혼은 남녀 간의 결합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고, 20년 전에는 여자와 여자도 결혼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진지하게 내놓는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하다못해 10년 전까지도 시민 결합(civil partnership)이면 충분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세상이 달라졌죠. 이제 서구에서는 동성 결혼에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왜 반대하고 난리지?”라는 식의 시선을 던지는 사람이 다수입니다. 역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빠른 변화입니다.
물론 모든 나라에서 똑같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역사적으로 서구의 지배를 못마땅하게 여겨온 지역에서는 결혼 평등과 동성애자 권리에 대한 저항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서구에서도 아일랜드인들이 국민 투표로 동성 결혼 법제화를 무산시키거나, 미국 대법원이 동성 결혼이 헌법으로 보장하는 권리가 아니라는 판결을 내릴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죠.
현대 사회에서는 남녀 간 관계에 있어 근본적인 세 가지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첫째는, 결혼을 재산 거래로 보았던 중세-근대 초기의 시각이 외로움을 덜고 대화를 하기 위한 동등한 주체 간의 계약이라는 시각으로 바뀌었습니다. 둘째, 싸고 효과적인 피임법의 발전으로 섹스와 출산이 분리되었죠. 끝으로 동성애에 대한 과학적인 이해가 넓어졌습니다. 이 세 가지 변화로 인해, 결혼 평등을 받아들이지 않는 시각은 이해하기 어려운 태도가 되었습니다. 결혼 평등에 반대하는 사람들에게는 더 이상 발을 딛고 설 근거가 없습니다.
동성 간의 사랑은 “우정”이라는 이름으로 언제나 인간 사회의 소중한 가치로 여겨져 왔습니다. 우정을 나누는 두 사람에게만 좋은 것이 아니라, 두 사람을 둘러싼 공동체에도 신뢰, 의리, 동반 성장과 같은 가치를 전파하는 이로운 것으로 여겨졌죠. 오늘날 달라진 것은, 동성 간의 섹스 역시 이와 같은 사회적 선에 기여할 수 있다는 시각이 등장한 것입니다. 20세기 도덕적 혁명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죠. 또한 인간의 섹스와 동물의 섹스가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 생각해 본 결과이기도 합니다. 동물 중에도 오직 한 상대와 성행위를 하는 종이 많지만, 결혼이라는 제도를 만들고 그 안에 많은 의미를 담아내는 것은 인간 뿐이니까요. 인간은 언어와 상상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상대, 그리고 상대의 몸과 나누는 모든 행위는 의미를 담고 전달할 수 있는 일종의 대화가 됩니다.
결혼 평등의 실현은 동성애자들도 이와 같은 우정과 대화, 자녀 양육의 좋은 점들을 누리고 공동체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사회가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것이기에 중요합니다. 동성 결혼 법제화는 모두에게 신뢰와 사랑을 허용하고 독려하는 길입니다.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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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기사 공유 감사합니다.
다만 밑에서 3번째 문단의 경우, 요약하는 과정에서 의미가 변색된 부분이 있고 동성결혼을 결혼 평등으로 번역한 부분도 전체의미를 왜곡하는데 일조하고 있습니다.
수정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읽고 의견 주셔서 감사합니다.
결혼평등이라는 말은 equal marriage라는 개념을 가디언에서 사용하였고, 동성결혼 합법화나 동성결혼 법제화라는 말 대신 그 말을 사용한 데도 의도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에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해당 문단의 경우 어떻게 의미가 변색되었는지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동성결혼"이 옳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인지, 아니면 아일랜드에서는 "동성 결혼"이 이렇다더라고 전하는 것인지 모호합니다.
제 경우에는 우리가 동방예의지국이라서가 아니라 정체성의 혼돈과 남녀의 본질적인 성향을 왜곡하는 차원에서 바라다 보이는 동성애는 아니라고봅니다.
그리고 모두 그런 것은 아닐지 몰라도 동성애가 일상화된 성적 정체성이 무너진 세대와 민족은 역사를 통해 바라다보면 존재 자체가 흔적을 감추었죠. 소돔과 고모라가 그랬고, 폼페이가, 영국, 프랑스, 미국이 그리고 대한민국이 그래가려고 안간 힘을 쓰고있죠. 성적 소수자들을 옹호한다는 미명 하에 다수의 국민들이 피해를 입는다면 이것에 대한 보상과 피해는 누가 책임을 져야하는지 의문입니다.
선진 문화를 받아들이되 문화사대주의가 아닌 취사선택의 슬기가 있는 대한 민국이기를 소망합니다.
소돔과 고모라는 성경에 나오는 허구의 도시이고, 폼페이는 화산폭발로 멸망했습니다. 다수의 국민들이 실질적인 피해도 없이 좀 불쾌하고 이해가 안간다는 미명하에 사회시스템이 이 소수자들을 감싸안는것을 정당한 이유도 대지 못하면서 비판한다면, 이 사람들이 시스템의 소외자가 되어 입는 피해에 대한 책임은 다수인 이주연님이 져 주실건가요? 동성애자가 된 것이 자신이 선택한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우리의 주변을 돌아보고 아끼는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슬기가 있는 대한민국이기를 소망합니다.
동성애는 과학적으로 "정체성 문제"와는 사실상 무관함을 보여줍니다. '사회적 현상'으로 마냥 치부할 문제가 아니란겁니다. 이를테면 중세의 마녀사냥은 하나의 현상이고, 고쳐져야 하는 태도이지만, 고쳐야 하는 이유는 마녀는, 과학적 사고를 하자면 사실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동성애또한 동성애자가 하는 행위이고, 이것이 유전적인 현상이라면, 이 같은 과학적 사실에 대해서 사회는 올바르게 현상을 이끌어갈 책임이 있습니다. 민주적으로 보자면 그것은 소수존중이고, 사회문화적 맥락으로 보자면, 나와는 다른, 보이지 않는 실체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마녀에 대한 혐오가 그랬듯이-동성애자에 대한 쓸데없는 "혐오"를 버려야지요.
아일랜드에서는 동성결혼이 이렇다가 아니라 아일랜드의 국민투표는 글의 서두에서 한번 사용된겁니다. 글의 주제는 '동성결혼이 옳다'가 아니라 '동성결혼 허 용 이 좋은 것이다.' 입니다.
제 경우에는 남녀의 본질적인 성향을 왜곡하는 건 당신이라고 봅니다. 가끔가다 남자중에 남자 좋아하는 사람도 적은 비율로 존재한다는 게 요새 상식아닌가요?
동성애자들을 옹호하다가 생기는 피해가 화산폭발이나 천사들이 도시 하나를 사라지게 만드는거나 침공을 받거나 반란이 일어나서 정권이 무너지는건가요? 많은 사람들은 당신의 주장을 못 믿어요. 바보들은 아무거나 잘 믿지만...
남녀의 본질적인 성향 운운하시는 거 보니 생물학적 지식이 전무하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