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경제

왜 미국인들은 부자들에게 더 많은 부담을 지우고 싶어하지 않는 걸까요?

미국 사회에서 소득 불평등이 증가할수록 당신은 더 많은 사람들이 부자들에게 더 많은 부담을 지우는 데 찬성할 것이라고 믿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지난 몇십 년간 반대의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1970년대 이후 중산층의 소득은 제자리걸음을 한 반면, 부유한 사람들은 더욱 부유해졌고 부의 불평등은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동안, 정부가 소득 재분배를 위해서 부자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걷는 것과 같이 더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하는가에 관한 미국인들의 생각에는 거의 변화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적극적 재분배 정책에 회의를 보이는 의견이 늘어나기도 했습니다.

이는 여론조사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 국회의원 선거에 나선 후보자들이 내세운 정책에서도 드러나는 현상입니다. 1980년 미국 사회의 최고 고소득자들의 경우 부부의 연간 소득 중 215,400 달러 이상의 구간에 대해서는 70%의 세율을 적용 받았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한계 소득세율은 35~39.6% 정도로 훨씬 낮습니다. 소득 불평등이 오히려 증가했는데 부자들에게 적용되는 세율은 오히려 낮아졌다는 이 사실이 말이 되는지는 당신의 정치적 입장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만약 당신이 공화당원이라면 이렇게 이해하겠죠. 미국인들이 점점 더 재분배 정책의 효율성에 의문을 가지게 되었고 높은 세금과 사회 복지 정책이 오히려 중산층의 소득 성장과 경제 발전을 막았다고 말이죠. 만약 당신이 민주당원이라면 당신은 미국인들이 보수적인 정치인들과 여론의 영향으로 재분배 정책에 대해서 부정적인 편견을 갖게 되어서 이런 결과가 나타났다고 주장할 테죠.

최근 진행되고 있는 연구는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세 명의 경제학자가 최근 발표한 논문은 온라인에서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습니다. 이들은 만약 한 개인의 소득이 운이 좋아서 갑자기 25만 달러 증가했을 때 내야 하는 적절한 세금은 얼마인지를 물었습니다. 경제학자들은 이 질문을 두 가지 버전으로 나눠서 던졌는데, 첫 번째 버전에서는 소득 상승이 올해 일어났다고 말했고, 두 번째 실험에서는 소득 상승이 5년 전에 발생했다고 말했습니다. 놀랍게도 올해 소득 상승이 발생했다고 말한 그룹의 응답자들이 5년 전에 소득 상승이 발생했다고 말한 그룹의 응답자들보다 적정 세금 액수가 1.7%나 높았습니다. 1.7%가 그리 큰 숫자가 아닌 것 같지만 이 비율은 2012년 오바마 지지자와 롬니 지지자를 상대로 한 실험에서 적절한 세금 비율을 물었을 때 발생한 차이의 거의 절반 가까운 숫자입니다.

이 실험이 보여주는 것은 사람들은 이미 한 사람이 부유한 것에 익숙해진 경우 더 낮은 수준의 재분배를 요구했습니다. 이런 선택을 한 사람들의 심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오래 전에 부유해 진 사람들은 이미 그 부에 익숙해져 있고 삶의 방식도 그에 따라서 조정되었기 때문에 그런 사람을 대상으로 세금을 더 거둬들이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최근에 부유하게 된 사람의 경우는 아직 고소득 상황에 익숙해져있지 않기 때문에 이 사람을 상대로 더 높은 세금을 요구하는 것은 덜 불합리하다고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이죠.

브루킹스 연구소의 다른 논문은 재분배에 관한 사람들의 생각이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장 놀라운 결론은 바로 나이든 사람들 사이에서 재분배 정책을 보는 관점의 변화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사람들이 보수적으로 변화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는 별로 놀라운 결과가 아닐 수도 있지만 낙태나 총기 규제와 같은 다른 논쟁적인 이슈에 관한 의견을 통제한 뒤에도 나이든 사람들의 재분배 정책에 관한 부정적인 견해는 강하게 나타났습니다. 연구자들은 이 패턴을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나이든 미국인들은 그 어떤 다른 그룹보다 사회연금이나 메디케어와 같은 재분배 정책을 통해서 국가로부터 가장 많은 혜택을 받고 있는 그룹입니다. 이들이 벌써 국가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고 있기 때문에 재분배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면 자신들이 누리고 있는 것을 다른 그룹에게 빼앗길까봐 걱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 개혁 법안에 관한 논쟁이 한창 진행될 때 이런 패턴은 선명히 드러났습니다. 나이든 미국인들은 다른 어떤 그룹보다 건강보험 개혁 법안에 강하게 반대했습니다. 동시에 보수적인 언론과 정치인들은 건강보험 개혁을 하면 이것이 나이든 미국인들이 누리고 있는 의료 혜택을 줄이걸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뉴욕타임즈)

원문보기

arendt

View Comments

  • 중간에 오타가 하나있네요.

    이들은 마약 한 개인의 소득이 운이 좋아서 갑자기 25만 달러가 증가했을 때 적절한 세금은 얼마인지를 물었습니다. -> 이들은 만약 한 개인의 소득이 운이 좋아서 갑자기 25만 달러가 증가했을 때 적절한 세금은 얼마인지를 물었습니다.

  • 번역 감사합니다. ^^
    오해를 일으킬수 있는 번역이 있어서 댓글을 드립니다.
    "부부가 연간 215,400 달러 이상의 소득을 올리면 70%에 가까운 세금을 내야 했습니다."
    ==> " 부부의 연간 소득 중 215,400 달러 이상의 구간에 대해서는 70%의 세율을 적용 받았습니다"

    원문은 tax bracket에 따른 세율을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 번역 내용은 다른 의미로 이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tax bracket에 대한 참고 링크입니다. http://taxfoundation.org/article/2015-tax-brackets

    • 7M님 지적 감사드립니다. 한계세율을 설명한 것이기 때문에 7M님이 지적해주신 내용이 맞습니다. 수정했습니다!

Recent Posts

기후변화로 인한 ‘변화’가 이 정도였어? 뜻밖의 결과들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 기후, 자연 재해는 우리에게 더는 낯선 일이 아닙니다. 아예 "기후 재해"라는 말이…

3 시간 ago

[뉴페@스프] 경합지 잡긴 잡아야 하는데… 바이든의 딜레마, 돌파구 있을까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3 일 ago

데이트 상대로 ‘심리 상담’ 받는 사람을 선호한다고? 운동만 자기 관리가 아니다

보스턴 대학에서 일하는 정신과 의사가 ‘자녀의 정신 건강에 과몰입하는 미국 부모들’에 대한 칼럼을 기고 했습니다.…

4 일 ago

[뉴페@스프] 습관처럼 익숙한 것 너머를 쳐다볼 때 비로소 보이는 것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6 일 ago

‘사이다 발언’에 박수 갈채? 그에 앞서 생각해 볼 두 가지 용기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상대로 테러 공격을 벌인 뒤 그에 대한 반격으로 시작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군사 작전…

7 일 ago

[뉴페@스프] 점점 더 커지는 불평등의 ‘사각지대’가 있다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2 주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