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바티칸은 미국 수녀들의 활동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6년간 논란 속에 이어져온 조사로, 보고서의 결론은 이들의 활동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바티칸은 “사회 정의”를 위한 수녀들의 활동에 “페미니즘 정신”과 “세속적 사고 방식”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이와 같은 활동에 문제가 없는지를 논의해왔으나, 결국 “빈곤의 구조적 요인을 없애기 위한 활동”을 계속해도 된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기묘한 시간 낭비처럼 보이는 조사는 이 뿐이 아닙니다. 프란체스코 교황이 교회 내 여성의 참여 기회를 넓혀가야 한다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수녀들의 활동을 문제삼은 조사가 또 있었습니다. 여성 종교인 리더십 회의(Leadership Conference of Women Religious, LCWR)는 미국 수녀의 80%가 가입되어있는 통솔 기구인데, 이들이 “극단적인 여성주의 주제”에 천착하여 가톨릭 교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혐의를 산 것입니다. 바티칸은 이 단체가 가톨릭 교리에 따른 섹슈얼리티나 낙태에 대한 교회의 입장을 알리는 데 보다 집중하고, 미국의 의료보험 개혁과 같은 사회 문제를 다루지 않기를 원했습니다. 당연히 미국 수녀들은 반발했고, 여러 가톨릭 신자들이 뜻을 함께 했습니다. 이 단체에 대한 조사가 언제 시작해 어떤 식으로 진행되었는지는 분명치 않지만, 최근 바티칸은 이 조사 역시 마무리한다고 밝혔습니다. “건설적인 대화”를 통해 LCWR이 “몇 가지 변화”를 약속했지만 큰 틀에서 활동을 그대로 이어간다는, 다소 애매한 내용의 발표가 있었죠.
바티칸이 이렇게 의미없는 조사 활동을 접고 있다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입니다. 프란체스코 교황의 말대로 교회 내 여성 참여를 늘려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국 가톨릭 교회의 더 큰 문제는 여성 종교인의 수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미국 내 수녀는 5만여 명 정도인데, 평균 연령은 70대 후반에 달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가톨릭 병원이나 학교에서 일하고 있는 이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적은 보수를 받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바티칸이 이들에게 혐의를 씌우고 조사할 것이 아니라, 지원을 늘려야 하는 이유입니다. (슬레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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