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뇌와 눈, 그리고 손이라는 삼요소가 정교하게 어우러진 안무라 할 수 있습니다. 마음으로 본 것을 종이에 옮기기 위해서는 이 셋의 협응이 필요합니다. 물론 늘 잘 되지는 않지요. 손이 눈을 따라오지 못하는 경우처럼요. 그러나 만일 꼭 손을 쓰지 않아도 된다면 어떨까요?
최근 전시작인 ‘내 눈으로 그리기(Drawing With My Eyes)’에서 예술가인 그레이엄 핑크는 오직 그의 두 눈과 소프트웨어, 그리고 부러움을 살 만큼 강력한 집중력만을 동원하여 초상화를 그려냅니다.
스크린을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그림이 그려질 수 있도록 눈 움직임을 기록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 위해, 핑크는 프로그래머와 함께 작업을 했습니다. 그의 프로그램은 두 눈에 적외선을 비추는 방식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이는 장애가 있는 그래피티 화가가 눈만을 사용하여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해주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인 아이라이터(EyeWriter)와 상당히 비슷합니다. 눈이 움직이면서 반사된 빛이 카메라를 통해 기록됩니다. 프로그램의 알고리즘은 자연스런 눈 움직임에서 비롯된 들쑥날쑥한 궤적을 한층 부드럽게 다듬어 줍니다.
모든 초상화는 연속적인 선으로 그려졌습니다.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마치 몸에서 흘러나오는 아우라처럼, 페이지를 가로지르는 한 줄기의 선에서부터 초상화가 뻗어나왔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것은 핑크의 작업 과정이 낳은 결과입니다. 마음 속 얼굴을 그대로 옮겨놓으려 하는 대신 눈이 움직이면서 형태를 끌어내도록 놔두는 것입니다. “(화면에서) 얼굴스런 모양을 발견하고 끌어내는 것이죠.”라고 그는 말합니다.
초상화가 완성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핑크가 집중하는 정도에 따라 5분에서 한 시간 사이를 오갑니다. 핑크의 말에 따르면, 핵심은 가능한 한 마음을 비우는 것입니다. 마음 속 무의식이 알아서 잘 하리라고 믿어야만 합니다. 그렇죠, 아름답게 추상화된 얼굴은 그의 눈 움직임이 ‘완벽하게’조절되지 못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완벽한 조절을 돕는) 손의 역할이 사라진 덕분에, 핑크의 그림은 그 자체로 순수한 표현의 한 형태가 됩니다.(와이어드)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브렛 스티븐스가 "진보 진영의 잘난 척"에 대한 반감이 트럼프에게 승리를 안겨다줄 수 있다는…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미국 대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선거 결과는 여전히 예측하기 어려운 팽팽한 접전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특히…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