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의 회사들이 투자를 유치하는 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온라인 청원(petition) 회사인 change.org는 테크 업계의 거부들을 모아 한 벤처캐피탈 기업으로부터 투자 받는 것과 같은 효과를 거두었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 빌 게이츠, 야후 공동 창업자 제리 양, 트위터 공동 창업자 에반 윌리엄스, 버진 그룹의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 이베이 창업자 피에르 오미댜르와 링크드인 공동창업자 리드 호프만에 이르기까지, 저명한 투자자 수십 명이 모여 2천5백만 달러(300억 원 상당)를 투자했습니다.
“한 기관에서 투자를 받는 게 절차상으로는 더 쉬웠겠지요. 그러나 우리의 사명을 공유하며 다국적 대기업을 창업한 경험이 있는 거물들에게 받는 조언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Change.org의 CEO 벤 라트레이의 말입니다.
Change.org는 정부나 회사가 어떤 특정 이슈에 대해 조치를 취하도록 청원하는 플랫폼입니다. 이를테면, 퍼거슨의 경찰이 흑인 청소년 마이클 브라운을 총살하여 화제가 되자 경찰 근무시 몸에 카메라 착용을 의무화하자는 청원이 올라와 13만 명의 서명을 받았습니다. 유니레버가 마요네즈 대용품을 만드는 스타트업과 법적 소송을 걸자 대기업의 횡포를 막으라는 청원이 한 달도 안되어 10만 명의 서명을 받았습니다.
Change.org는 2007년 창업 이래 이미 2천만 달러 펀딩을 받은 단단한 기업입니다. 새로 펀딩받은 2천 5백만 달러는 엔지니어링 팀을 보강하고, 모바일 사용 경험을 개선 하고, 청원을 받은 정치인과 기업이 응답하기 쉬운 플랫폼을 만드는 데 투자될 예정입니다. “우리는 각 조직의 대표들이 열린 공간에서 청원자들과 진솔하게 소통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요.”
Change.org는 사명을 위해 일하는 영리성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으로, B 코퍼레이션 인증을 받았습니다. B 코퍼레이션은 주주의 이해관계가 아니라 사회 복지 증대를 목표로 하는 사회적 기업 인증으로, change.org 가 직원들에게 굉장히 좋은 육아복지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데서도 이유를 엿볼 수 있지요. “B 코퍼레이션은 영리성 기업이 사회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신뢰성, 투명성을 평가합니다.” 엣시(Etsy) 와 킥스타터, 벤 엔 제리 아이스크림 등이 B 코퍼레이션이죠.
이번 투자에서 change.org 이 얼마만큼의 기업 가치를 인정 받았는지는 밝히지 않았으나, 실리콘밸리의 다른 기업들 만큼 높지는 않은 듯 합니다. “어떤 CEO들은 좋은 기업을 지어가는 것보다 더 많은 가치를 인정받는 데 지나치게 신경을 쏟죠. 우리는 캠페인이 성공하는 데 더 많은 힘을 쏟고 싶습니다.”
전 세계 8천만 유져가 change.org를 쓰고 있으며, 이제는 해외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수단의 기독교인 여성 처형을 막으라는 청원은 전 세계적으로 백만 명의 서명을 받았으며, 결국 이 여성은 이탈리아와 미국 정부의 도움으로 석방되었습니다.
여러 개인 투자자에게 후원을 받은 이번 change.org의 파이낸싱 모델은 적은 금액을 후원하는 엔젤 투자자 모델이 큰 규모로 확장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지난달에는 샌프란시스코의 또 다른 스타트업 ZenPayroll이 개인 투자자 50명을 모아 2천만 달러를 유치했지요. 미션을 공유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후원은 장기적인 성장을 도모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단기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벤쳐캐피털의 투자를 받으면 기업이 무르익지 않은 상태에서 빨리 상장하거나 매각해야 하는 압박이 있지요. 야후의 공동창업자인 제리 양은 단기간 내로 큰 수익을 보리라고 기대하지 않고 투자했다고 밝혔습니다. “개인으로 투자하면 투자가 무르익기를 천천히 기다릴 수 있지요. 제게 Change.org는 이 기업의 미션과 비전을 공유하며 앞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보기 위한 장기 투자입니다.
change.org는 청원뿐 아니라 투표, 기금 모금 행사에서도 널리 사용되는 플랫폼으로 성장하고자 합니다. “change.org에게 청원은 아마존의 책 사업이죠.” CEO 레트레이 씨의 비젼입니다. (New York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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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기업에게 긍정적인 여론을 형성하는데 도움이 되겠네요. 테크기업들은 여론 형성도 테크기업답게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