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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 서서 기다리는 것의 경제학

무언가를 사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은 구소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었습니다. 이러한 풍경은 미래 미국 도시에서의 삶의 큰 부분이 될지도 모릅니다. 왜냐면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이 유용한 점도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버지니아주 북쪽에 살고 있지만 종종 뉴욕 맨해튼을 방문합니다. 그때마다 저는 줄에 서서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는 저 자신을 발견합니다. 저는 특별한 행사를 위해서 기다리는 것이 아닙니다. 영화관이나 재즈 콘서트에 가기 위해서 혹은 햄버거를 사기 위해서 늘 줄을 서서 기다립니다. 사람이 덜 붐비는 버지니아 북쪽 지역에서 가게들의 규모는 더 큰 편이고 무언가가 다 팔리거나 표가 매진되는 일도 덜 흔합니다. 따라서 손님들의 유입을 더 손쉽게 관리할 수 있고 사람들 역시 집에서 티비를 보거나 육아를 합니다.

하지만 맨해튼과 같은 큰 도시는 다릅니다. 왜 이런 차이가 있는 것일까요? 맨해튼에서는 땅 값이 비싸기 때문에 많은 상점들의 공간이 좁고 따라서 사람들로 붐빕니다. 따라서 공간을 확장하기 위해서 돈을 쓰기보다 상점 주인들은 사람들을 줄에서 기다리게 함으로써 손님들이 비용의 일정 부분을 부담하도록 합니다. 상점 주인들은 사람들이 줄에서 기다리는 것이 최대한 공평하도록 노력합니다. 하지만 당신은 가격을 올려서 줄을 줄이는 것이 더 나은 전략이 아닌지 반문할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이런 상점 주인들은 이런 전략을 종종 사용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소비자들은 어떤 것이 공평한 것인지에 대한 강한 의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만약 상점 주인이 올린 가격이 너무 비싸거나 주말 저녁 특별 가격이 너무 높으면 많은 손님들은 이에 대해서 불평을 하고 상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 가격을 올린 것이 사업에 나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줄이 긴 경우에도 우리는 여전히 가격이 올라가지 않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줄이 길다고 가격을 높이는 전략은 또 부유하거나 나이든 손님들만 남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종류의 손님들은 주변 사람들의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소비자입니다. 이들은 콘서트가 좋다고 친구에게 문자를 보내서 추천하거나 페이스북에서 이를 언급할 가능성이 낮은 사람들입니다. 어떤 가게를 트렌디하게 만드는 소비자들은 주로 젊은 소비자들이기 때문에 가게 주인들은 젊은 소비자들이 서비스나 상품을 이용할 수 있도록 가격을 낮게 유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다음번에 당신이 어디선가 줄을 서서 기다린다면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린 덕분에 당신이 그 가게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고 생각하세요. 우리는 클럽이나 식당에서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을 보면 무언가 흥미로운 일이 있거나 맛있는 음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방식으로 줄은 홍보의 훌륭한 도구가 되는 셈이죠.

소득 불평등은 판매자들로 하여금 줄을 통해서 소비자의 소득이나 구매 성향을 더 쉽게 판별하도록 하는 역할을 합니다. 부유한 사람들은 뉴욕현대미술관에서 회원권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흑별전을 일반 사람들이 긴 줄을 서서 기다린 뒤에 보기도 전에 관람할 수 있습니다. 유명한 식당들은 단골 손님에게, 특히 이들이 팁을 많이 주거나 비싼 와인을 주문하는 경우에, 더 좋은 시간에 자리를 배정해 줍니다. 이런 유명한 식당에 일반인들이 가려면 5:30분 전에 가거나 11시가 넘어야 자리가 나는 경우가 많죠. 이런 제도는 불공평해 보일 수 있지만 이러한 시스템은 사실 뉴욕의 문화 시설과 레스토랑들이 부유한 사람들로부터 더 비싼 가격을 지불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사실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의 불편함은 시간이 없거나 줄을 서서 기다릴 인내심이 없는 사람들에게 더 비싼 가격에 상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도록 할 수 있게 만들어주죠.

최근에는 스마트폰이나 아이패드, 혹은 와이파이 서비스 덕분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이 과거보다는 덜 지루해졌습니다. 또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은 사람들을 조금 더 인내심 있게 만들어줍니다. 또 사람들이 무언가를 기다린뒤에 서비스나 음식을 경험하면 그 가치를 더 높게 매긴다는 근거도 있습니다. 매일 매일 무언가를 하기 위해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면 가끔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은 그 경험이나 기억을 특별하게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새로운 아이폰을 사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은 당장 핸드폰이 필요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새 아이폰을 사기 위해서 줄을 서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일종의 연대감이 생기고 아이폰을 향한 이들의 충성심을 증명합니다. 또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은 기다림의 가치를 높이고 상품을 좀 더 흥미로운 것으로 보이도록 만듭니다. 무언가를 위해서 줄을 서서 기다릴 필요가 없는 세상은 아마도 덜 재미있는 세상일 것입니다. (NY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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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en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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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줄하면 떠오르는 두 가지가 있죠. 군대, 에버랜드. 아주 낭만적인 뉴욕타임즈 기자를 그 곳에 초대하고 싶네요. ^^

  • 재미있는 글입니다. 그러나 줄서는것이 미국미래의 풍경이 될지에는 의문입니다.
    맨하튼은 기본적으로 관광객이 엄청많고 또 렌트비가 엄청비싸기 때문에 이런일이 벌어지는거지 일반적인 미국에서 그렇게 될것같지는 않습니다. 저자가 근무하는 조지 메이슨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조지 워싱턴이나 조지 타운이 있는데 여기도 관광객과 렌트비 때문에 줄이 생기는 거지 상점주인들이 일부러 줄을 만들지는 않는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본다면, 명동이 요즘 중국/일본 관광객덕에 줄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것은 단지 줄이 길기때문에 사람들이 맛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장사는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명동성당 앞의 명동고로케가 그런류인것 같습니다. 대신 가격대비 맛이 좋은 곳,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치폴레 그리고 한국에서는 봉구스같은곳이 장수를 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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