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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유명인의 가십을 즐겨야 하는가

우리는 가십을 부정적인 것으로 생각합니다. 보통 그 이유는 다른 이들이 자기 이야기를 하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지요. 가십은 오늘날 여자들의 특징으로 여겨지며, 그때문에 남성들에 의해 조롱거리로 이야기되기 쉽습니다. 어쩌면 남자들은 가십이 가진 뉘앙스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가십을 싫어하는 것일지 모릅니다. 남자들이 여자들보다 감정 표현에 약한 것은(alexithymic) 잘 알려진 사실이지요. 즉, 그들의 무시는 곧 그들의 이해의 부족을 나타내는 것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 단어(gossip)의 어원은 신(god)을 믿는 형제들을 뜻하며, 이는 가십이 곧 우리가 잘 아는 이들에 대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이 행위 자체가 서로의 친밀감을 높일 뿐 아니라, 남녀와 무관한 것이었다는 사실도 알려줍니다.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에서 베넷씨는 말합니다. “리지야, 넌 가십을 즐기지 않니? 그렇게 얌전 빼거나 바보같은 소문을 무시하는 척 할 필요는 없어. 우리가 사는 동안 친구들한테 즐거움을 주고, 마침 우리 차례가 되었을 때 걔네들을 비웃는 그런 즐거움을 빼버린다면 뭐가 더 있겠니?” 물론 제인 오스틴의 비뚤어진 주인공은 아이러니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는 당연히 우리 인생에서 그 이상의 것이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지요. 하지만 그 역시 가십이 인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과 사람들을 어울리게 만드는 접착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집단을 필요로 하고 가십은 집단을 결속시키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오늘날 사람들은 유명인들에 대한 가십을 즐깁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사회신경과학지(Journal of Social Neuroscience)에 실린 최근 연구는 사람들이 여러 종류의 가십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뇌의 영상을 촬영해 관찰했습니다. 사람들은 유명인의 나쁜 소식에 대해 겉으로는 즐거워하지 않았지만 그들 뇌의 보상시스템은 매우 활발하게 움직였고, 이는 그들이 실은 기뻐했음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그들은 또한 질문지에 대해 답을 작성했습니다. 그들이 그들의 생각과 다른, 그러나 지켜야 하는 사회규칙에 응하는 것처럼 답할 때, 그들이 의식적임을 알려주는 전두엽의 실행제어영역이 활성화되었습니다. 우습지요?

내가 바로 위에서 이들을 비웃을 때, 나는 사실 그들을 댓가로 독자 여러분들과 친밀감을 만들려 하는 것입니다. 나는 그 실험 참가자들이 누구인지 특정되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죄책감을 느끼지 않습니다. 나는 그들이 이 글을 읽지 않으리라 생각하고 있죠. 심지어 그들이 이 글을 읽는다 하더라도 그렇게 상처받지 않으리라 믿고 있습니다.

우리는 누군가가 높은 자리에서 떨어지는 광경을 좋아합니다. 유명인이 그들의 기품을 잃게 될 때, 우리는 마치 그들이 우리의 경쟁자인 것처럼 기뻐합니다. 그것은 우리가 진화 과정에 있어 적은 수의 사람들과만 친근감을 느끼며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유명인에 대한 가십을 읽거나 이야기할 때, 우리 뇌는 우리가 잘 아는 사람을 이야기할 때와 같은 방식으로 반응합니다. 진화심리학자 로빈 던바는 우리 대화의 2/3가 이런 사회적 주제, 곧 다른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며 나머지 1/3이 음악, 스포츠, 정치와 같은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는 또 이런 사회적 정보는 너무나 중요해서 언어의 가장 중요한 기능이 이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가십은 한 사람을 댓가로 다른 한 사람과 친밀감을 쌓는 것 이상입니다. 우리는 가십을 통해 다른 사람과 우리를 비교할 수 있고, 어떤 행동이 사회적으로 허용되며 허용되지 않는지를 배우게 됩니다. 가십을 통해 우리는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가십은 우리가 평생 고민해야할 주제인,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끊임없는 학습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나의 이 논리에서 어떤 문제를 발견한다면, 이제 당신은 다른 이들과 함께 나를 비웃음으로써, 나를 댓가로 당신의 사회적 위치를 굳히길 바랍니다. 물론 그런 인생의 즐거움이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임을 기억하면서 말이지요.

(가디언)

http://www.theguardian.com/commentisfree/2015/jan/29/celebrity-gossip

veritaholic

View Comments

  • 오만과 편견을 인용한 단락의 베넷씨는 리지의 부친이지요. 그래서 존댓말 번역이 별로 안어울린다고 생각됩니다.

    • 헉, 좋은 지적이십니다. 왜 다아시라고 생각했을까요 --; 몇 번이나 읽었는데...
      수정했습니다!

      이럴 때 책을 가지고 있다면 그대로 옮겨쓰고 표시를 하면 좋겠습니다만 가지고 있지를 않네요...
      감사합니다!

  • 그렇다고 할들 내가 그리고 나의 친인들이 가십의 대상이 된다면 기분이 좋을리가 없죠 남의 가십으로 친해진 친밀감이 믿을수있는 종류의 친밀감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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