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를리 엡도 사건은 유럽, 종교, 그리고 테러 단체 사이에 얼마나 복잡한 관계가 있는지를 알려주는 사건입니다. 미시간 앤 아버의 인류학자 스콧 애트란과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는 테러리스트로 체포된 이들의 조직과 이상에 대한 극단적 충성을 인터뷰를 통해 연구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연구를 네이처와의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Q: 이번 테러사건에는 어떤 사회적 문화적 배경이 있나요?
A: 미국에서는 이민자들이 한 세대 만에 평균적으로 일정 정도의 교육수준과 사회경제적 위치를 확립합니다. 그러나 유럽은 3세대를 거친 뒤에도 여전히 가난하고 교육을 덜 받을 확률이 국가에 따라 5배에서 19배에 이릅니다. 프랑스의 무슬림 비율은 7.5%이지만 감옥에 갇혀있는 사람들 중 무슬림의 비율은 60-75%에 이릅니다. 이것은 미국의 흑인 청년들의 비율에 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무슬림은 흑인들과 달리 자신들의 이데올로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이데올로기에 빠져드는 사람들의 수는 생각보다 많습니다. 프랑스의 경우, 한 조사에서 18세에서 24세 사이의 젊은 이들 중 27%가 이슬람국가(IS)에 호의적 태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하드는 오늘날 효율적이고 성장중이며 매혹적이고 멋있게 들리는 유일한 체계적인 문화 이데올로기입니다. 젊은이들은 이들이 이렇게 이야기한다고 생각합니다. “자, 너는 소외당하고 있어. 누구도 너를 신경쓰지 않아. 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봐. 우리는 세상을 바꿀 수 있어.”
실제로 그들은 세상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단 세명의 하층민이 지난 주 내내 전 세계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습니다. 그들은 프랑스 전체를 움직였습니다. 상당히 효율적인 행동이었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Q: 그렇다면 그들은 IS 나 알카에다에 뽑히기를 바라는 준비된 집단이었던 건가요?
A: IS나 알카에다는 채용 같은 것을 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그저 누군가가 스스로 행동하기를 바라지요. 직접 작전명령을 내리지 않습니다. 그들은 이렇게 말하죠. “자 여기 계획이 있으니 아무나 해봐. 압력솥으로 폭탄을 만드는 방법은 여기 있어.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하기 위해서는 이곳을 노리는게 좋을거야. 우리가 싫어하는 행동에는 이런 것들이 있어. 누가 한 번 해봐.”
Q: 당신이 조사한 테러리스트들도 그런 과정을 겪었나요?
A: 나는 9/11 당시 비행기를 탈취한 이들의 이웃 및 가족들과 이야기했습니다. 그들은 범인들이 무엇을 계획하고 있었는지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그들은 전문 학교에서 같이 일하며 사원을 같이 다니고 같은 아파트에서 살며 모든 것을 같이 하고 싶어하던 이들이었습니다. 그들은 매트리스에서 자며 비디오를 같이 보았지요. 이웃들은 그들이 절대 집밖으로 나오지 않았고, 집에서는 고약한 냄새가 났다고 말합니다.
이들이 직접 주도 면밀한 계획을 짠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들은 잘 준비된 계획을 골랐습니다. 그리고 그 사건은 미국을 뼛속까지 충격에 빠뜨렸지요. 2004년 191명을 죽인 마드리드 기차 폭발사건은 정부를 바꾸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거의 훈련받지 않은 시시한 범죄자들에 불과했습니다.
이것은 섬세한 작전보다는 테러에 적합한 체계화된 무정부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들은 이제 영웅이 되었죠. 다른 이들의 모델이 된 것이죠.
Q: 이들의 공격을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A: 사람들은 이들의 공격을 보다 확실하게 예측하고 싶어하죠. 그러나 모든 각각의 부분적 계획을 아는 것과 실제 공격을 예측하는 것은 전혀 다른 것입니다. 실제로,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자신의 친구들과 새로운 계획을 시작할 수 있어요. 이건 마치 팝콘을 튀기는 것과 비슷합니다. 어떤 팝콘이 먼저 튀어오를지 알 수 없지요. 이것을 모델링하는 것도 쉽지 않지요. 확신을 가지고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조사에 따라 다르지만, 무슬림의 7-14%가 알카에다의 미국 테러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IS를 지지하는 수는 더 많지요. 1억명이 넘을 수도 있습니다. 그 중에서 누가 과연 죽음을 무릅쓸까요? 이데올로기를 지지하고 그 가치에 동의한다고 해도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것과는 커다란 차이가 있습니다.
그나마 가장 나은 방법은 어떤 활동적인 집단에 속해있는 이들을 조사하거나, 이들의 친구관계를 조사하는 것입니다. 샤를리 엡도 사건을 일으킨 코아치 형제들의 경우 이들은 감옥에서 매우 끈끈한 우정을 보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 우정이 축구나 래프팅 같은 것으로 나타날 수도 있었겠죠.
만약 누가 실제로 죽음을 각오하고 행동으로 옮길 것인지를 알고 싶고, 특정한 테러 계획을 밝히고 싶다면 그들이 주로 먹는 곳과 다니는 곳을 추적해야 합니다. 그들은 모스크에서 절대 계획을 논의하지 않아요. 모스크에서는 침묵해야 하죠. 그들은 패스트 푸드점이나 축구장, 피크닉 장소 등에서 계획을 논의합니다.
Q: 왜 더 많은 인류학자들이 지하드나 그들의 가족을 인터뷰하는 것과 같은 현장조사를 하지 않나요?
A: 문제는 충분한 조사대상이 없다는 점이죠. 이런 주제는 설문조사로는 의미있는 답을 얻을 수 없어요. 심도 있는 현장조사와 엄밀하게 짜여진 실험이 필요하죠.
만약 내가 하고 있는 것과 같은 지하드를 대상으로 하는 과학연구에 관심이 있다면, 먼저 그들을 설득해야 합니다. 그들에게 총을 내려 놓도록, 다른 이들에게 말하지 않도록, 그리고 내 질문에 답하도록 설득해야 하죠. 어떤 이들은, 단지 당신이 그들에게 얼마의 돈이면 신앙을 포기할 수 있냐고 질문하는 것 만으로도 당신을 죽일겁니다. 이런 질문은 해서는 안되는 것이죠.
단순히 위험이 문제의 전부는 아니에요. 대학에서도 이 연구를 싫어하고, 미국 국방성이 특히 싫어하죠. 단순히 연구자들이 위험에 처하게 되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중산층인 대학생들을 위한 인간대상연구 윤리기준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하드 들과 이야기할 기회가 왔을 때, 수많은 규칙들이 당신의 발목을 잡을 겁니다. 과연 그들이 “나는 이 연구를 지원해준 미국방성에게 감사의 뜻을 표합니다”라는 종이에 서명하려 할까요? 그리고 문제가 생겼을 때 어디에 연락을 해야할까요?
(네이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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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