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산업이 침체기를 맞이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6월 이후 1 배럴당 석유 값은 55%나 하락해서 50달러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이는 2009년 전 세계적 경기 침체 이후로 가장 낮은 가격입니다. 석유 분석가들은 다시 값이 오르기전까지 석유 가격이 1 배럴당 40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석유 가격이 다시 반등할 것이라고 믿는 낙관주의자들 마저도 올 해 말에 1 배럴당 70달러 선을 다시 넘는 것에는 회의적입니다.
1. 왜 이렇게 빠르게 석유 가격이 하락한 것일까요? 왜 지금일까요?
이 문제에 답을 하는건은 무척 복잡하지만 간단히 말하자면 수요와 공급의 경제학 논리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6년간 미국내의 석유 생산은 거의 두 배 이상 증가했는데 이는 미국으로 석유를 수출하던 국가들이 다른 수출처를 찾도록 만들었습니다. 사우디 아라비아, 나이지리아, 그리고 알제리와 같이 미국으로 많은 석유를 수출하던 국가들은 미국내 수요가 줄어들면서 갑자기 아시아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을 하게 되었고 따라서 생산자들은 가격을 하락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수요 측면에서 보면 유럽 경기와 개발도상국 경기가 계속 침체기를 겪은 것과 자동차가 점점 더 에너지 효율적으로 생산되는 것도 석유 수요를 줄인 것에 한 몫 했습니다.
2. 석유 값이 떨어지면 누가 이득을 보나요?
자동차를 소유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최근 몇 달 사이에 1 갤런당 석유 값이 1달러 이상 하락했다고 말할 것입니다. 디젤이나 천연가스의 가격도 최근 급격히 하락했습니다. 이를 종합해서 보면 세금 감면과 같은 효과가 있습니다. 이는 미국의 평균 가계 당 1000달러 이상의 세금 감면 혜택과 비슷한 효과입니다. 전 세계 소비자들이 비슷한 혜택을 누릴 것입니다.
3. 그럼 누가 피해를 보나요?
우선 석유를 생산하는 국가와 주들이지요. 베네수엘라, 이란, 나이지리아, 에콰도르, 브라질, 그리고 러시아와 같은 석유 생산 국가들은 경제적 그리고 잠재적으로 정치적 소요를 겪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페르시아 걸프 지역의 국가들이 전 세계에 투자를 하는 규모도 줄어들게 될 것이고 이집트와 같은 국가에 흘러가던 원조 금액을 줄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4. 석유 수출국 기구 (OPEC)에는 무슨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다른 상품과 마찬가지로 석유 가격도 올라갔다 내려갔다를 반복합니다. 과거에 석유 수출국 기구는 가격을 올리기 위해서 공동으로 생산을 줄이기도 했죠. 이란, 베네수엘라, 그리고 알제리는 과거에 그랬던 것 처럼 다시 한번 회원국들이 생산량을 줄여서 가격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사우디 아라비아, 아랍에미레이트, 그리고 다른 걸프 지역 국가들은 생산량을 줄이는 것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라크는 오히려 생산량을 늘리고 있죠. 사우디 관계자는 만약 자신들이 생산량을 줄여서 가격이 올리면 오히려 시장 점유율을 빼앗기고 다른 석유 생산 국가들에게만 유리한 일을 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사우디 관계자들은 지금보다 석유 가격이 훨씬 더 내려가는 것도 용인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몇몇 석유 전문가들은 이는 괜한 허세라고 말합니다.
5. 석유 가격 하락을 가져온 것에 관한 음모론이 있나요?
몇몇 음모론이 여기저기 떠돌고 있죠. 심지어 석유 생산 기업의 간부들조차 사우디가 (그리고 미국이) 러시아와 이란에게 피해를 주기 위해서 석유 가격이 하락하는 것을 방관하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1980년대에 석유 가격 하락은 실제로 소련이 붕괴하는데 일정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음모론을 지지할만한 근거는 없습니다. 그리고 사우디와 미국이 조화롭게 협력한 경우는 거의 드물죠. 그리고 오마바 정부가 앞장서서 미국의 석유 기업들의 석유 탐사를 장려하는 입장도 전혀 아니고요.
6. 그러면 언제 석유 가격이 다시 오를까요?
가까운 시일내에 가격이 반등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미국내에서 석유 생산은 여전히 증가추세이고 다른 몇몇 나라에서도 마찬가지죠. 월스트리트의 많은 은행은 몇 달 안에 석유 가격이 1 배럴당 40달러 선까지 떨어질 거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올 하반기에 석유 생산량은 감소할 가능성이 크고 그러면 석유 값도 점차 오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NYT)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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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사카페에서는 러시아 조이기를 기정 사실화하던데 뉴욕타임즈는 근거없는 음모론으로 치부하는군요. 흥미롭습니다.
오일/타르 샌드랑 셰일가스 등 새로운 석유원 증가 + 에너지 효율화 (자동차 연비강화, 전기 자동차 등장) + 태양열/태양광/원자력 등 대체 에너지 증가 등 종합적으로 수요/공급에 영향을 미친듯한... 그런데 갑자기 한방에 작년말부터 가격이 떨어진게 신기하긴 함ㅋ.
수요가 줄어들어도 어찌저찌 어거지로 석유 생산국들이 가격을 버팅기다가 높은가격 때문에 수요가 더 줄어들고, 대체 에너지 더 투자/개발되고 하니까 이젠 안되겠다 싶어서 가격경쟁 가는듯. 어차피 고갈되는 자원들이니 아껴씁시다. 뭐 가격 쌀때 석유 들어가는 큰 사업들 이것저것 해놓는것도 좋긴 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