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독일은 베를린 장벽 붕괴 25주년을 맞습니다. 동서로 갈라졌던 독일의 통일을 상징하는 역사적인 사건이 일어났던 그곳은 지금은 분주히 움직이는 이들로 가득한 활기찬 도시 한복판이고, 이제 ‘통일 독일’이라고 부르기도 어색합니다. 적어도 겉보기에는 독일은 성공적으로 다시 하나가 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동독 출신 독일인들은 75%가 통일을 해서 잘 됐다고 답한 반면, 서독 출신 독일인들 가운데 통일이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한 사람은 절반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듯 여전히 균형 잡힌 발전을 통해 사람들 마음의 벽을 허무는 궁극적인 통일은 진행형이라고 봐야 할 겁니다.
먼저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찍은 베를린의 사진 한 장을 보실까요? 자세히 보시면 서베를린의 불빛은 녹색이고 동베를린의 불빛은 노랗습니다. 1970~80년대 환경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났던 서베를린은 도시의 모든 가로등을 일찌감치 친환경 등으로 바꿨습니다. 통일 이후 동베를린은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했지만, 여전히 가로등은 분단 시절 설치한 등을 그대로 쓰고 있는 겁니다.
독일 통계청의 자료를 토대로 워싱턴포스트의 진 소프(Gene Thorp)가 시각화한 지도를 몇 가지 소개합니다.
따로 설명이 필요없을 만큼 눈에 잘 들어오는 지도이지만, 기본적으로 통일과 함께 갑자기 자본주의식 경쟁에 내몰린 동독 지역의 산업과 노동자, 시민들이 뒤쳐지고 도태됐고, 그 결과 구 동독과 구 서독 사이의 소득격차, 실업률, 인구 구성비는 물론 정치적 성향에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산업이 좀처럼 기반을 잡지 못해 고용 효과를 내지 못하는 동독 지역을 젊은이들이 외면하기 시작하면서 갈수록 낙후되는 동독 지역은 외국인을 배척하는 등 정치적으로 점점 더 우경화됐습니다. 전문가들은 통일 이후 자본주의가 가져다줄 달콤한 과실 대신 쓰디쓴 빈부격차의 아픔을 맛본 동독 지역 시민들에게 민족민주당(National Democratic Party)과 같은 우파 정당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반면, 과거 서독(서베를린) 정부에 비해 동독(동베를린) 정부가 훨씬 더 신경을 써서 지원을 했던 부분이 아직 남아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동독 정부는 0~2세 아이의 육아를 사실상 책임졌었는데, 이 정책이 아직도 유산으로 남아 동독 지역아이들은 대부분 집이 아니라 어린이집에서 자랍니다. 독감 예방주사도 비슷한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Washington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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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이런 기사 최근 것을읽으려면 일부러 찾아서 읽어야 했는데 올라오니넘넘좋네요잘읽고가요사진도무척마음에들어요
좋은 기사 잘 읽었습니다. 뉴스페퍼민트에게 감사드립니다.
한국이 통일되더라도 이런 문제를 똑같이 이어나갈텐데 관심있게 봐야하는 주제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