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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야구의 인기가 계속 떨어지는 이유

메이저리그 야구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습니다. 폭스스포츠(Fox Sports)가 중계한 2014년 월드시리즈 첫 경기를 시청한 사람은 고작 1,220만 명인데 이는 최근 월드시리즈 첫 경기 시청률 중에서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2차전 시청률은 조금 나아졌지만, 여전히 1,290만 명에 그쳤습니다. 지난 100년간, 월드시리즈의 시작은 큰 행사였습니다. 하지만 올해에는 월드시리즈를 시청하는 사람들보다 드라마 ‘NCIS: 뉴올리언스’나 ‘빅뱅이론(Big Bang Theory)’를 시청한 사람 수가 더 많았습니다. 미식축구(N.F.L)의 정규 게임 중 하나인 샌프란시스코와 덴버 사이의 경기 시청률은 월드 시리즈 시청률의 두 배에 가까웠고 심지어 플로리다 주립대학과 노트르담 사이의 대학 미식축구 경기 시청률이 월드시리즈 시청률보다 높았습니다. 미국에서 야구의 상대적인 위상을 가장 잘 보여주는 통계는 이것일지도 모릅니다: 지난 여름 미국과 포르투갈 사이의 월드컵 경기는 2,500만 명이 시청했는데 이는 월드시리즈 첫 게임의 두 배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이렇게 월드시리즈의 낮은 시청률은 스포츠와 미디어 산업의 추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24시간 스포츠 채널이 돌아가고 미식축구 판타지 리그와 비디오 게임이 유행하면서 미식축구리그(N.F.L)의 인기가 그 어느 때보다 상승한 것이 야구의 상대적인 인기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또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케이블 채널과 넷플릭스와 같은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로 인해서 시청자들의 선택 폭이 넓어지면서 월드시리즈의 인기가 떨어졌을 수도 있습니다. 미디어 기업인 니엘슨(Nielsen)이 제공한 통계를 분석해보면 야구가 점점 더 지역 스포츠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미식축구리그(N.F.L)나 미국프로농구리그(N.B.A)와 달리 야구 중계를 통한 수익은 전국적으로 중계되는 지상파 방송이 아닌 뉴욕을 기반으로 한 ‘예스 네트워크(YES Network)’나 보스턴을 기반으로 한 ‘네슨(NESN)’과 같은 지역 스포츠 네트워크에서 발생합니다.

물론 이번 월드시리즈의 시청률이 낮은 것은 결승에 진출한 팀의 영향일 수도 있습니다. 캔자스 시티 로열스(Kansas City Royals)의 경우 메이저리그야구팀 중에서 가장 작은 TV 시장 중 하나를 가지고 있습니다. 캔자스 시티 로열스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모두 일반 대중이 잘 아는 매우 유명한 선수가 없다는 점도 시청률이 저조한 이유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캔자스 시티 로열스가 이번 시즌 이전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던 마지막 해였던 1985년을 살펴보면 당시 월드시리즈 평균 시청자 수는 3천 450만 명이었습니다. 그 이후로 월드 시리즈 시청률은 서서히 감소해 왔습니다. 1978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뉴욕 양키스 사이의 결승전은 지난 40년간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는데 평균 시청자 수는 4천 400만 명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떤 면에서 보면 야구는 그 어느 때보다 좋은 시절을 맞이하고 있기도 합니다. 지난 20년간 구단과 선수들 사이에 거의 노사 분쟁이 없었고 많은 팀이 국민들이 낸 세금의 보조금을 받아서 지어진 신식의 멋진 경기장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포스트시즌에 2개의 와일드카드 팀을 추가하면서 관중 동원율도 높은 편입니다. 몇 개의 구단은 지역 케이블 네트워크에 독점 중계권 계약을 주면서 많은 이득을 챙기기도 했습니다. 다저스의 경우 타임워너케이블과 25년간 중계권을 계약하면서 80억 달러의 이득을 보기도 했습니다. 지난 20년간 야구의 연간 매출은 80억 달러에서 200억 달러로 증가했습니다.

하버드 경영 대학원의 스테픈 그레이저(Stephen Greyser) 교수는 게임이 시작되는 시간이 시청률이나 팬층을 확장하는데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말하고 있습니다. “광고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게임이 동부 시간 저녁 8시에 시작하고 그것이 주중이거나 일요일 저녁이라면 어린 팬들의 관심을 끌어내기는 쉽지 않죠.” 올해는 폭스스포츠가 월드 시리즈를 중계한 첫해입니다. 2021년까지 계약을 맺었는데 폭스스포츠 관계자는 월드시리즈가 진행될수록 시청률이 올라갈 것이라고 희망하고 있습니다. (NY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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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en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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