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IT경영경제

맛집 리뷰에 알바생을 동원하는 식당은 주로 어떤 곳일까요?

식당을 방문하거나 제품을 사용한 뒤 소비자들이 직접 리뷰를 올리는 웹사이트의 수는 지난 10년간 급속히 증가했습니다. 옐프, 트립어드바이저, 앤지스 리스트와 같은 소비자 리뷰 웹사이트에 올라온 정보가 다른 소비자들의 선택에 미치는 영향은 무척 큽니다. 맛집 리뷰의 선두주자인 옐프만 보더라도 현재까지 3천만 개가 넘는 소비자 후기가 등록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 후기가 가진 영향력이 커지면서 가짜 리뷰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사람들을 고용해 가짜 리뷰 하나당 25센트씩을 지급해 온 식당 주인 이야기를 다루기도 했고, 가디언은 아마존에서 자신의 책에 대해서 긍정적인 리뷰를 올린 어느 작가의 이야기를 내보기도 했습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마이클 루카 교수와 보스턴 대학의 조지오스 제르바스 교수는 소비자 리뷰 사이트에 올라오는 가짜 리뷰들에 어떤 특징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옐프(Yelp)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이들은 2004년부터 2012년 사이 미국 보스턴 지역 식당에 대한 리뷰를 살펴보았습니다. 이 기간 동안 식당 3625곳에 관한 리뷰 31만 6415건이 등록됐습니다. 하지만 어떤 리뷰가 가짜 리뷰인지를 알아내기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루카 교수와 제르바스 교수는 가짜로 의심되는 리뷰를 가려내는 옐프의 자체 컴퓨터 알고리즘을 이용했습니다. 옐프는 이 알고리즘과 축적된 경험을 통해 소비자들이 등록한 리뷰 중에서 가짜로 의심되는 리뷰를 따로 분류한 뒤 이를 기록해둡니다. 이렇게 분류된 리뷰가 매긴 레스토랑의 점수는 실제 레스토랑 평점을 낼 때 포함되지 않습니다. 소비자들은 가짜로 의심돼서 분류된 리뷰를 따로 볼 수 있습니다. 보스턴 지역 레스토랑에 관한 리뷰 31만 6415건 가운데 16%인 5만 486건이 옐프의 알고리즘에 따라 가짜로 의심돼 걸러졌습니다. 이 가운데는 특히 극단적인 평가(별점 1개나 별점 5개의 평가)가 많았습니다.

어떤 식당이 가짜로 의심되는 리뷰를 많이 받은 것일까요? 평점이 낮은 식당일수록 매우 긍정적인 가짜 리뷰가 발견되는 일이 잦았습니다. 명성이 나쁜 식당 주인이 자기 가게에 대해 허위로 긍정적인 리뷰를 올린다는 사례를 종종 듣는데, 이런 경향이 체계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이 증명된 셈입니다. 반면 평점이 높은 식당일수록 긍정적인 가짜 리뷰를 받을 확률은 낮았습니다. 평점 뿐만 아니라 리뷰의 개수도 중요했는데, 소비자들이 리뷰를 많이 남긴 식당일수록 긍정적인 가짜 리뷰를 받을 확률이 낮았습니다. 반면 리뷰의 절대적인 수가 적은 식당일수록 긍정적인 가짜 리뷰를 받을 확률이 높았습니다. 때로는 리뷰의 개수 자체가 맛집의 명성을 말해준다는 점에서 이는 기대치에 부합하는 결과입니다. 또 독립적인 가게인지 체인점인지도 중요했습니다. 체인점의 경우는 이미 소비자에게 잘 알려졌고, 본사에서 많은 예산을 들여 마케팅을 합니다. 따라서 가짜 리뷰를 올릴 이유가 적다고 예상할 수 있는데, 데이터 분석 결과 실제로 체인점 식당은 독립 레스토랑보다 가짜 리뷰를 올리는 경향이 적었습니다.

식당 주인은 자신이 운영하는 가게의 명성을 높이기 위해 가짜로 긍정적인 리뷰를 올리기도 하지만 경쟁 가게의 명성을 떨어뜨리기 위해 이웃 가게를 깎아내리는 리뷰를 올리기도 합니다. 루카 교수와 제르바스 교수는 식당 사이의 거리, 판매하는 음식의 종류, 운영 시간, 그리고 독립 레스토랑인지 등의 지수를 이용해서 식당 사이의 경쟁 정도를 측정했습니다. 그리고 이 경쟁이 해당 가게가 부정적인 가짜 리뷰를 받을 확률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했습니다. 비슷한 종류의 음식을 판매하는 식당이 주변에 증가할수록 부정적인 가짜 리뷰를 받는 정도가 한 달에 3% 정도 증가했습니다. 반면, 다른 음식을 파는 가게가 주변에 증가하는 것은 식당이 부정적인 가짜 리뷰를 받는 데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습니다. 기존의 다른 연구들이 말해주고 있듯이 식당들은 비슷한 지역에 있다고 해서 경쟁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가까운 거리에 있고 비슷한 종류의 음식을 판매할 때 경쟁이 격화되는 겁니다. 식당 간의 경쟁은 부정적인 가짜 리뷰의 빈도에는 영향을 미쳤지만, 긍정적인 가짜 리뷰의 빈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가짜 리뷰는 단순히 식당 주인이 비윤리적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경쟁이 증가하거나 명성에 흠이 갔을 때 이를 극복하기 위해 생겨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Harvard Business School Working Paper)

원문보기

arendt

View Comments

Recent Posts

“설마설마했는데 결국?”… 이 사람이 트럼프의 미래일까

트럼프 2기 행정부를 가장 잘 예측할 수 있는 지표나 역사적 사례, 본보기가 있다면 어떤 게…

3 시간 ago

[뉴페@스프] “돈 때문이 아니다” 최고 부자들이 트럼프에게 정치 후원금을 내는 이유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쓰고…

2 일 ago

‘백신 음모론자’가 미국 보건 수장 되다… “인신공격은 답 아냐”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2기 행정부 인선을 속속 발표하고 있습니다. 정치적으로 논란이 불가피한 인물도 다수 지명된…

3 일 ago

[뉴페@스프] “레드라인 순식간에 넘었다”… 삐삐 폭탄이 다시 불러온 ‘공포의 계절’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4 일 ago

[뉴페@스프] 사람들이 끌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이름 결정론’ 따져보니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6 일 ago

‘예스맨의 절대 충성’ 원하는 트럼프…단 하나의 해답 “귀를 열어라”

트럼프 2기 행정부 인사가 속속 발표되고 있습니다. 대부분 트럼프에게 절대적인 충성을 보여준 이들로, 기존 공화당원들…

1 주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