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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지지자가 에볼라를 더 두려워하는 이유

에볼라 환자가 미국에서도 발생하면서, 보건 당국이 치명적인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을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사람들이 에볼라의 확산을 우려하는 정도는 관련 팩트보다 자신이 어떤 정당을 지지하는가에 따라 더 크게 좌우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치명적인 질병에 대한 태도도 다른 사회 문제를 대하는 태도와 크게 다를바가 없다는 것이죠.

ABC 뉴스와 워싱턴포스트가 공동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연방 정부가 에볼라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것이라고 믿는 민주당원은 76%였지만, 공화당원은 54%에 불과했습니다. 부시 정부 당시 조류 독감을 두고 같은 설문조사를 했을 때 공화당의 72%가 정부의 대처 능력을 믿는다고 답한 반면 민주당원의 52%만이 정부를 신뢰한다고 답했던 것이 완전히 뒤집힌 것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공화당의 반감이 커진 것이 이번 설문 조사 결과에도 반영되어 있습니다.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었던 첫 해인 2009년 H1N1 돼지 독감이 돌았을 때는 무려 81%의 민주당원이 보건 당국에 대한 신뢰를 보였고, 공화당원들 사이에서도 이 수치가 70%로 꽤 높았으니까요.

물론 개인적인 질문으로 좁혀들어가면, 당적에 따른 격차도 조금은 줄어듭니다. 자신이나 직계 가족이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될까봐 우려하고 있냐는 질문에는 공화당원의 47%, 민주당원의 39%가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설문 조사 결과는 사람들이 정부의 미래 업무 수행 능력을 판단함에 있어 얼마나 단순한 당파적 시각을 적용하는지를 보여줍니다. 연방 정부가 실제로 유행병에 어떤 식으로 대처하는지는 알지 못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이라는 인물과 그의 국정 운영에 대한 의견은 갖고 있는 것이죠. 돼지 독감 때 더 많은 민주당원이 보건 당국에 신뢰를 보낸 것은, 민주당원들이 그 때 질병관리본부의 업무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대통령의 지지도가 더 높았기 때문일 겁니다. 지금은 공화당원들이 에볼라를 더 두려워하고 있지만, 마르코 루비오나 크리스 크리스티가 대통령이 되면 민주당원들이 전염병을 더 두려워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뉴욕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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